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청년패스
여자
잔여의 글쓰기 양장
김민주
히스테리안 2025.11.18.
베스트
예술 에세이 top100 3주
가격
18,000
10 16,200
YES포인트?
900원 (5%)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해외배송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목차

여 자

틈 11
말 13
집 19
길 23
글 27
기분 33
시간 39
뜬구름 43
여 행
이사 49
여행 53
겨울 57
자리 61
비 67
물 73
나무 79
산 83
섬 87
모래 91
산호97
숨 101

여 생


냄새 109
여자 113
몸 119
돌 127
마음 133
남 141
잔여 149
포옹 155

잔 여


글쓰기 161
여자 2 171

저자 소개 1

출판사 히스테리안의 연구자이자 편집자. 서울대학교에서 서양철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철학의 실천성과 글쓰기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 사회의 현대성, 커먼즈, 예술과 사회의 접점 등 현실과 만나는 철학의 역할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오드라데크: 정해져 있지 않은 거주지』,『미칠년撚: 여성적 글쓰기』 등 여러 공저를 통해 시각예술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연구와 글쓰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민주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5년 11월 18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89쪽 | 236g | 105*150*16mm
ISBN13
9791197838989

책 속으로

여자 餘字

인간이 살면서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책을 읽을 수는 없어요. 모든 이야기를 쓸 수도 없구요. 내 남은 힘으로 무슨 말부터 할지 선택하려면 이미 마주친 것을 유심히 살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라고 학자가 말했다. 모든 것을 담은 책 하나를 찾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라고 학자가 이어 말했다. 학자의 옷에는 머리카락이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모든 말을 담은 책을 지키는 도서관장을 더는 섬기지 않는다는 소문은 이미 들었습니다, 하고 여자가 답했다. 식당은 조용했다. 그들은 세 개의 서점과 두 개의 도서관과 대대로 도서관장을 지낸 사람들을 묻은 무덤을 지나 그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래서 읽기가 저에게는 올해의 주인공이에요, 라고 예술가가 말했다. 이해에 정답이 있는 글을 읽는 게 항상 두려웠는데 남의 의중을 읽는 일에 조금 익숙해져 보려고 해요, 라고 예술가가 이어 말했다. 소파에 동그랗게 파묻혀 미색 종이에 집중한 예술가의 모습이 어렵지 않게 떠올랐다. 여자는 정답이 없는 세계로 들어선 학자와 정답이 있는 세계에 놓인 예술가 중 누가 더 혼란스러울지 생각했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나침반을 하나씩 만들어야 할 것이었다.
--- p.23 「길」 중에서

여행 旅行

잔여 없는 삶이요, 라고 여자가 말했다. 잔여 없는 삶이요, 하고 화면 속 여자가 되풀이했다. 둘은 죽을 듯이 지루했다. 관계가 끝나는 소리가 여러 번 공기를 찢었다. 여자는 마음껏 진지해질 수 없었다. 자기가 하는 말이 변명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그는 그런 자신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다. 여자는 집으로 돌아와 제 고양이의 갈대숲 같은 몸통에 코를 박았다. 겨울 하늘은 흐렸고 사람들은 인사말로 미세 먼지 걱정을 주고받았다. 고양이는 보이지 않는 곳에 누워 여자를 관찰하거나 손이 겨우 닿을 거리에 등을 보이고 앉아 있었다. 여자는 근심을 곰팡이처럼 키웠다. 수도로 가십시오, 거기엔 머리와 마음을 올려 둘 두툼한 탁상이 있습니다, 새벽에 쓸 불과 밤에 쓸 물도 넉넉합니다, 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여자가 말했다.
--- p.53 「여행」 중에서

여생 餘生

그래서, 여자가 말했다. 중요한 건 이런 거죠. 실패할 거면 안 할 것인가. 성공할 일만 할 것인가, 라고 여자가 말을 이었다. 결과와 보상과 대가를 생각하지 않으면서 행하는 게 수행이에요. 무엇이 돌아올지에 연연하지 않는 것, 그러면서도 가는 것, 그것이 헌신입니다, 라고 말한 뒤 여자는 테이블에 놓인 커피잔으로 손을 뻗었다. 잔이 접시에 닿는 소리가 가게에 울려 퍼졌다. 해가 뜬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한산한 거리는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었고, 창에는 서리가 부풀었다가 사그라들기를 반복했다. 마음은 물질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떼어 놓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마음은 관망할 수 있는 대상이지 우리 자신이 아니에요, 하고 여자가 이어 말했다.

--- p.133 「마음」 중에서

출판사 리뷰

“여러 개의 영혼을 갖는 건 문제가 아니다. 진짜 두려운 건
우리 안의 다른 영혼을 죽여 자기 하나만 남기는 것이다.”
(오르한 파묵의 말(『작가란 무엇인가 1』, 다른 출판사, 2022)을 재구성함,
『여자』 본문에서 발췌)

여자餘字는 ‘남은 글자’를 뜻한다. 작가에게 남겨진 자리는 글자의 자리이다. 영어로 ‘잔여’를 뜻하는 leftovers는 그 잔여로부터 사유를 다시 엮어내는 작가의 글쓰기 실천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제목의 ‘여자(餘字)’는 고정된 주체가 아니라, 분열과 잔여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쓰이는 존재를 가리키게 된다.

김민주의 데뷔 산문 소설『여자 - leftovers』는 사유의 힘을 부서지기 쉬운 연약한 주체의 말 속에서 드러낸다. 저자는 사물과 현상을 설명하거나 세계관에 기대어 삶을 관조하듯 문장을 쓰지 않는다. 오히려 깨지기 쉬운 숱한 말들을 인용하며 ‘ - 라고 말했다'고 말한다. 지나가는 말일 수도 있고 떠도는 생각일 수도 있는 것들이 ‘ - 라고 말한다’는 말꼬리-고리에 꿰여 말맛 나는 리듬으로 흐른다. 이러한 작가의 대화 형식은 스스로 봉입하는 지식과 단단한 말(logos)과는 다른 태도를 파생하면서, 타자와 서로 나눠 가질 수밖에 없기에 생각에는 지문이 없다는 것을 알린다. 하나의 말이 또 다른 말을 꺼내 부르는 상호 텍스트 속에서 익명과 분열인 듯한 화자는 그 안에 공동체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여자餘字는 ‘남은 글자’를 뜻한다. 작가에게 남겨진 자리는 글자의 자리이다. 영어로 ‘잔여’를 뜻하는 leftovers는 그 잔여로부터 사유를 다시 엮어내는 작가의 글쓰기 실천을 드러낸다. 그리하여 제목의 ‘여자(餘字)’는 고정된 주체가 아니라, 분열과 잔여 속에서 끊임없이 다시 쓰이는 존재를 가리키게 된다.

여자는 언제나 떠나는 존재이자, 머무는 자리를 다시 묻는 사람이다. 이곳과 저곳, 시작과 남겨짐 사이에서 흘러나온 말들이 이 책을 이루고 있다. 부서지고 남은 말의 잔여 속에서 사유는 다시 세계를 엮어 나간다.

리뷰/한줄평1

리뷰

10.0 리뷰 총점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16,200
1 16,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