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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0 0 7
발문/ 이규배 1 0 8 작가 후기/ 이용준 1 2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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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작품, 장편 『섬』을 구상하면서」
네 사람은 수덕사에 다녀왔다.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던 초로의 사내들이 퇴직 후 처음으로 나들이를 하게 된 거였다. 전날 금요일 오후, 서울 근교에 살고 있는 셋은 수원역에서 만나 기차를 타고 삽교역까지 갔다. 거기서 김기현이 셋을 픽업했다. 그는 퇴직 후 덕산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유진만과 최상현은 몇 년 전에 퇴직했고, 박윤수는 교장으로 막 퇴직했다. 초로의 네 사내는 환갑과 칠순 사이에, 몇 년씩 터울이 있다. 소설 밖의 그들은 우수와 순수가 잘 배합된 인물로 변용되어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소설은 더 탁해져 있었을 것이리라. 혹은 고립되어 있거나, 연대를 잃어버렸을 것이고. 현실 속에서 몇 년간에 걸쳐 벌어졌던 사실을 소설화하자니, 어떤 사실은 지워져 버리고 허구적으로 첨가되는 게 의외로 많았다. 사실과 허구 그 차이에 대해, 소설에 대해 생각하는 데 많은 시간이 흘러갔다. 게다가 네 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검열하고 있었으니. 덕산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온천을 한 뒤, 이러저러한 화제를 바꿔가며 수다를 떨면서 들른 곳이 수덕사였다. 잠깐 들어가 앉았던 그곳은 마치 넷이서 함께 20년 전쯤 세상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현재 안에 과거와 미래가 절묘하게 공존했다. 아무래도 초점은 이제, 남은 날들에 대한 생각이리라. 이제 여생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 넷은 장년을 『섬』에 묻었다. 물론 『섬』 속 인물이 현실의 인물들과 직접 대칭이 되지는 않는다. 여하튼 소설 안팎에서, 이들은 참 어려운 일을 해냈다. 그 신성한 곳에서 불경스러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었던 건 아쉽지만, 그들은 그토록 흔들리면서도 참 줄기찼다. 그렇다고 그 치열함, 때로는 비루함을 이 글로 위장하고픈 생각은 없을 터. 언제쯤 우리는 스스로를 제대로 돌아볼 날이 올까. 『섬』과 연속선상에 있는 중편 「꽃잎 또 지는데」에서도 등장했던 상대방만이 수구이자, 철없는 보수주의자는 아닐 것이다. 돌아오는 길은 정겨우면서도 아쉬웠다. 현실의 인물과 캐릭터 사이의 거리일는지도 모른다. 자, 남은 아쉬움은 두었다가 또 다른 작품에서 만나 회포를 풀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