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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ko Mure,むれ ようこ,群 よう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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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코는 마흔여덟 살이 된 지금도 여전히 연꽃 빌라에 살고 있다. 딱히 이사할 생각도 들지 않아 적극적으로 집을 찾아보지도 않았다. 저금 생활자라고 하면 거액의 예금이라도 있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실상은 한 달 생활비로 10만 엔밖에 쓸 수 없는, 마치 외줄 타기와 같은 생활이다. 그러나 교코는 그 생활이 즐거웠다. 즐겁다고 해서 매일이 천국 같았던 것은 아니다. 장마 때는 곰팡이나 민달팽이, 한여름이 되면 모기 군단의 습격을 받는, 집에 살지만 거의 노숙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야생의 기운이 넘치는 나날이었다.
--- p.7 “자신의 신체에서 아름다움이 사라져 가면, 여자는 보석이나 다른 것들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하지.” 예전에 엄마가 이렇게 말하곤 했는데, 그런 법칙인 걸까. 엄마는 그런 말을 하면서 반지라든가 기모노를 샀는데, 단순히 그것들을 사기 위한 핑계였던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교코는 우연히 들어간 찻집에서, 때마침 우연히 여자들이 만들고 있는 자수 작품들에 시선을 빼앗겼다. 이것도 어떤 인연일까. --- p.118 일단 꽃잎 한 장 중에서 엷은 핑크색 부분을 완성하고 나서 무심코 방에 있는 거울을 보는데 자신의 얼굴이 엄청난 형상을 하고 있었다. 교코는 깜짝 놀랐다. 입술을 계속 말고 있어서 인중이 길어져 있다. 콧김이 거칠어 콧구멍은 넓어져 있다. 노안 기미가 있는 탓에 자세히 보려고 무리하게 눈을 크게 뜨고 있다. 아무리 중년이라 해도 여자로서 용서받을 수 있는 얼굴이 아니었다. “너무 심하잖아.” 서양 회화에서처럼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은 부인이 햇살 쏟아지는 창가에 놓인 멋진 의자에 앉아 우아하게 자수를 하고 있는 모습과는 천지 차이였다. --- p.165~1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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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광고 회사에 근무하는 교코는
엄마의 잔소리와 거짓 가득한 직장에 염증을 느껴 회사를 그만두고, 낡은 목조 건물 연꽃 빌라로 이사한다. 삼 년 뒤, 마흔여덟이 된 교코는 여전히 연꽃 빌라에 산다. 자수에 몰두했다가 지치면 책을 읽고, 문득 나선 산책길에서 계절을 느끼고, 걱정해도 소용없는 일에 속 끓이지 않고. 그런 어느 날, 연꽃 빌라에 새로운 식구가 찾아오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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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일하지 않겠습니다.
당신들과 좀 다르게 살겠습니다.” 전편 『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에서 끊임없이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하고 고민했던 교코. 삼 년이 흐른 지금은 홍차 잔을 손에 들고 느긋하게 소설을 읽다가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봐도 죄책감이고 뭐고 전혀 들지 않는다. 그런 교코의 일상에 끼어든 사람이 나타났으니 바로 다나카 이치로이다. 구청 직원인 그는 아무 때나 전화해 왜 일을 하지 않는지, 다시 일할 생각이 없는지 끈질기게 묻는다. 누구나 아는 유명 광고 회사에 다녔으면서, 지금은 소득세도 주민세도 내지 않는 교코가 그는 이상하기만 하다. 그뿐 아니다. 지진과 원전 사고 이후, 텔레비전에는 온갖 전문가들이 나와 신경질적으로 자기주장만 해 댄다. 길 가는 사람들은 온통 안전한 먹을거리 걱정뿐이고, 동네 놀이터에서는 아줌마들이 어떻게든 돈 벌 궁리를 한다. 이렇게 온갖 근심거리들이 일상을 뒤흔드는 가운데 교코는 과연 남들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순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한 땀 한 땀 수놓아 가는 인생, 조급할 것도, 무리할 것도 없다 교코는 어느 날, 우연히 들어간 카페에서 아름다운 자수 작품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알고 싶은 게 생기면 도서관으로 직행할 수 있는 것도 무직의 장점. 교코는 도서관에서 자수 책들을 보며 멋진 태피스트리가 연꽃 빌라 자신의 방에 걸린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과연 초보자인 그녀가 무사히 작품을 완성할 수 있을까. 하루 종일 해도 진도가 나가지 않아 기운이 빠질 때에는 친구 마유 짱이 기운을 북돋워 주고, 마유 짱이 소개해 준 사토코 씨가 자수용품을 보내 주고, 눈이 침침해 신음할 때에는 연꽃 빌라 주민 구마가이 씨가 전기스탠드를 구해 준다. 이렇게 주위 모든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교코는 조금씩 작품을 만들어 간다. 그리고 동시에 ‘매일을 평온하게, 남에게 가능한 폐를 끼치지 않고, 납득하면서 살고 싶다.’는 그녀의 일상도 조금씩 완성되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