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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버리는 언니, 버리려는 동생
쌓아두는 엄마 책벌레와 피규어 수집가의 신혼집 논쟁 남편의 방 며느리의 짐정리 |
Yoko Mure,むれ ようこ,群 よう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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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버릴 옷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이렇게 전남편한테 버림받았구나 싶어.”
“어?” 비닐 테이프를 잡아당기던 토모코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마음에 들어서 집에 데려왔다가 질렸다는 이유로 필요 없다고 버림받은 거잖아.” ---pp.58-59 「못 버리는 언니, 버리려는 동생」 중에서 “……이게 다 뭐야.” 눈앞의 광경에 토모미는 말문이 막혔다. 창문의 셔터를 내린 방 안은 방치 상태인 가구와 산더미 같은 택배 상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렇게 됐어.” 엄마가 방의 불을 켰다. “이렇게 됐다니……. 저거 컵라면 상자야? 이건 통조림이네. 카레도 있어? 이게 다 무슨…….” 토모미는 배를 쑥 집어넣고는 까치발로 틈새를 돌아다녔다. ---p.72 「쌓아두는 엄마」 중에서 그에게는 순위를 매겨 뒤에서부터 처분하라고 했건만, 정작 자신도 그래야 하는 순간이 오자 마음이 아팠다. 침실에는 자주 보는 책들이 많았지만 복도에 있는 책들은 거의 보지 않는다. 그냥 제목이 적힌 책등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문득 눈길이 닿으면 ‘아, 저기 있었지’하고 반가운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러나 막상 언제 읽었는지 생각해보면 잘 기억나지 않았다. ---p.118 「책벌레와 피규어 수집가의 신혼집 논쟁」 중에서 그다지 눈길을 끄는 물건이 나오지 않자 나오미는 네 칸짜리 서랍의 맨 아래 칸을 불만스럽게 열어보았다. “이런 데 가장 감추고 싶은 걸 넣어두는 법이거든.” 아이코가 나오미의 어깨 너머를 들여다보았다. 사무용 서류 파일이 몇 개 들어 있었다. “거봐, 내 말 맞지.” 나오미는 그중 한 권을 집어 들어 아이코에게 건넸다. 파일을 받아든 아이코는 한 장 한 장 넘기기 시작했다. 앞쪽은 보고서나 출장 관련 메모였다. 그러다 아이코는 “앗”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pp.178-179 「남편의 방」 중에서 “이 상자에 있던 신발을 신고 도망갔구나.” 타다시는 빈 상자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리고 스마폰을 꺼내 상자에 표시된 브랜드를 검색해서 신발 가격을 대략 알아냈다. “8 만 엔? 그렇게 비싸다고?” 평범한 직장인의 아내가 이렇게 비싼 신발을 살 수 있을까, 아니면 자신이 모아둔 돈으로 샀을까, 그래도 아이가 있는 엄마가 자신보다 아이를 우선하는 마음은 없었던 걸까 등등 타다시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pp.222-223 「며느리의 짐 정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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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끼는 책과 이별하는 건 슬프지만
언제까지 이 짐을 짊어지고 갈 수는 없잖아.” 부산 대표 서점 ‘주책공사’ 강력 추천작! ‘카모메 식당’ 무레 요코 신간 부산 지역 대표 서점 ‘주책공사’ 이성갑 대표가 강력 추천하는 책! 영화 「카모메 식당」의 원작자 무레 요코가 다시 한번 물 흐르듯 편안하고 잔잔한 감동으로 돌아왔다. 차고 넘치는 옷, 쌓여가는 책, 유통기한 임박한 통조림과 컵라면, 추억이란 이유로 버리지 못한 오랜 사진과 편지까지, 작은 종이 쪽지 하나 버리지 못해 차곡차곡 물건을 쌓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무레 요코는 이번에도 소소한 일상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옷조차 버리지 못하는 언니, 피규어를 포기하지 못해 결국 결혼하지 못하는 예비 남편, 방 한가득 모아둔 불륜의 추억 때문에 가족과 멀어지는 아버지까지, 이들은 모두 물건에 집착한다. 이유는 바로 불안한 삶의 문제들. 꼬여버린 관계, 후회 가득한 과거의 선택, 불안한 미래……. 그렇게 쌓아올린 물건은 결국 자신과 소중한 사람들을 갈라놓는 담이 되어버린다. 무레 요코는 물건에 대한 집착을 끊어냄으로써 질질 끌어온 삶의 문제들을 털어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나는 과연 삶에서 무엇을 채워왔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책”이라는 서점 ‘주책공사’ 이성갑 대표의 추천 평처럼 경쾌하고 유머러스한 문장 속에서 내 삶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을 간직하고, 무엇을 놓아야 하는가” 물건과 추억, 공간과 가치관, 불완전한 인간상을 통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를 성찰하게 하다 잔뜩 쌓인 물건 앞에 선 소설 속 인물들은 모두가 불완전하고 비합리적이다. 결혼은 하고 싶지만 피규어는 포기하지 못하는 예비 남편, 온갖 화려한 하이힐과 화장품에 아기까지 버려두고 집을 나간 며느리, 반복적으로 물건을 사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쌓아두는 엄마. 그런데 이들의 모습이 묘하게 익숙하게 다가온다.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정리라는 단순한 행위에서 시작하지만 물건과 공간을 매개로 삶의 가치,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남편의 방을 정리하는 아내는 상대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가족 관계를 돌아보게 되고,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는 서로 다른 취향과 가치관을 한 공간에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함께 살아갈지를 고민하게 된다. 무엇을 버리고 간직할지 선택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결정하는 과정이다. 어쩌면 단순하게 보일 수 있는 이 이야기들이 읽고 나서 더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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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채워집니다.” 우린 이 이야기를 수없이 해왔습니다. 쥐고 있는 걸 내려놓아야, 새로운 것을 쥘 수 있다고요. 하지만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채워야 비워집니다.” 채우질 못한다면 비울 수가 없습니다. 잘 채워야 잘 비울 수 있습니다.
무레 요코의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은 나는 과연 삶에서 무엇을 채워왔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며, 삶을 나누고 삶을 내려놓았을 때 삶은 진정으로 채워진다는 사실을 경험하게 합니다. 비운다는 건, 잘 채워야 완성됩니다. - 이성갑 (서점 ‘주책공사’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