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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원폭 투하 지옥의 히로시마 임시 치료소 전쟁 때문인가 살아남은 자의 고통 애처로운 근로 봉사 학도여 희생 학도의 어머니 가난한 학도의 어머니 이재민 수용소 전재고아 수용소 혈육이 찢어지는 탄식 불쌍한 몸 멸망하는 세계 복원병 조용한 자연 아귀의 모습 원폭 전날의 회고 원폭 후유증 임상기 혼돈 속에서 태어나는 것 가집 《참회》의 삽화에 대해 가집 《참회》의 서문에 대해 가집 《참회》의 제목에 대해 가집 《참회》의 발행일에 대해 부록?에세이 피폭의 계보?나의 경우 ‘피카동’ 전후 죽음의 거리 부록?시 모기장의 걸고리 주둔군 아버지의 죽음 쌀 손님을 나무라다 왜 이렇게 나른한 것일까 방사선 장해 혹 오해 종이학 목편을 찾는 소년 눈을 뜨고 자는 교코 특효약 평화대회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正田篠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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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 쾅
그리고 순간 정적 눈을 떠 보니 펼쳐진 수라장에 처참한 신음 소리 ピカッ ドン 一瞬の寂 目をあけば 修羅場と化して 凄慘のうめき 하늘 위에서 수많은 악귀들이 독 항아리를 엎어 쏟은 것일까 검은 비가 내린다 ·검은 비가 내렸습니다. 누군가가 석유다, 석유다, 외치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석유인 줄 알았습니다. 天上で 惡鬼どもが 毒槽を くつがへせしか 黑き雨降る 석탄이 아닌 새까맣게 타 버린 인간이라네 빼곡히 쌓아 올린 트럭이 지나간다 石炭にあらず 黑焦の人間なり うずとつみあげ トラック過ぎぬ 자식과 남편 일곱 명의 가족을 불길 속에서 놓치고 도망쳐 온 여자 얼이 나갔네 七人の子と 夫とを ?火の下に置きて 逃げ來し女 うつけとなりぬ 우리 국민들 무기를 들지 않는 대참회의 마음을 갖고 깊은 믿음 속에 살리라 ·원자폭탄에 짓밟힌 나는 부지불식간에 짓밟았던 과거를 생각하고, 참회의 마음으로 무기를 가지지 않는 국민으로 일어나 겸손하게 평온한 일상을 보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武器持たぬ 我等國民 大懺悔の 心を持して 深信に生き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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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폭의 참상을 최초로 증언한 금지된 기록
1945년 8월,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비극인 원자폭탄 투하가 히로시마를 덮쳤다. 그 지옥 같은 현장 한가운데서 살아남은 쇼다 시노에(正田篠江)가 피폭 체험을 31자의 짧은 정형시, 단카(短歌)에 담아낸 가집 《참회(さんげ)》를 국내 최초로 완역 소개한다. 이 책은 단순한 시집이 아니다. 1947년, 연합군 최고 사령부(GHQ)의 엄격한 검열하에 발각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공포 속에서 단 100부 남짓 비밀리에 인쇄된 ‘금지된 기록’이다. 저자는 “번쩍 쾅” 하는 섬광의 순간부터, 불길을 피해 강물로 뛰어든 사람들, 산더미처럼 쌓인 시체들, 그리고 살아남은 자들의 끔찍한 고통을 마치 사진을 찍듯 생생하고 즉물적으로 포착했다. 미사여구를 배제한 거칠고 핍진한 묘사는 그 어떤 서사보다 강력한 리얼리티로 당시의 참상을 증언한다. 《참회》는 전후 일본 사회에 만연했던 ‘피해자 의식’이나 거창한 반전 평화 구호에 머물지 않는다. 저자는 “책망해야 할 대상 속에는 자신도 있다”며 전쟁에 협력했던 과거와 살아남은 자로서의 죄의식을 깊이 성찰한다. “무기를 들지 않는 대참회의 마음”을 노래한 그의 시선은, 원폭의 비극을 단순한 피해의 호소가 아닌, 전쟁 책임에 대한 자각과 인간성 회복을 위한 처절한 물음으로 승화시킨다. 이번 완역본은 저자의 해설과 수정이 반영된 1962년 재수록본을 저본으로 삼아 이해를 도왔으며, 초판본과 대조해서 빠진 작품까지 복원해 완전성을 기했다. 또한 저자의 에세이와 관련 시를 함께 수록해 작품 세계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원폭 투하 80년, 핵무기의 위협이 다시 고조되는 오늘날, 《참회》는 우리에게 묻는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가?’ 이 책은 일본만의 기록이 아닌, 인류의 과오를 기억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함께 읽어야 할 뼈아픈 역사의 증언이다. *지식을만드는지식에서 출간한 《히로시마라고 말할 때(ヒロシマというとき)》[구리하라 사다코(栗原貞子) 지음, 이영화 옮김, 2016], 《시체의 거리(屍の街)》[오타 요코(大田洋子) 지음, 정향재 옮김, 2024], 《하라 다미키 단편집(原民喜短篇集)》[하라 다미키(原民喜) 지음, 정향재 옮김, 2016] 등과 함께 읽으면 원폭 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