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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공제
범생 공화국, 대만
대만을 알면 한국이 보인다
안문석
인물과사상사 202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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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 4
프롤로그 · 7

제1장 범생 천국 대만

범생 문화가 창조한 TSMC · 17 팀워크를 아는 범생들 · 25 정치는 욕심 많은 범생들이 · 33 범생의 학습 능력으로 위기 극복 · 39 대학을 지키는 가난한 범생들 · 45

제2장 범생 맞춤형 사회

화려함 말고 예측 가능성 · 53 정직하고 정확한 사회 · 65 마음 편히 먹을 데가 천지에 · 71

제3장 시민을 위한 시민의 사회

탈권위 사회 · 89 교통체계는 사람이 최우선 · 97 철저한 이용자 중심의 버스와 지하철 · 107

제4장 수수하고 담백한 사람들

생활은 소탈하게 · 117 간결한 게 좋아 · 122 배려심 넘치는 사람들 · 126 경쟁은 조금만 · 131 한 우물만 판다 · 134

제5장 합리적인 너무나 합리적인

신실하고 실용적이다 · 143 딱 먹은 만큼만 내는 대만식 뷔페 · 152 질서는 나의 생활 · 157 절약 또 절약 · 166 열린 마음 · 171

제6장 극단은 싫어

한쪽으로 막가는 건 No · 191 계엄 아니고 주민소환 · 206 완전 독립 말고 현상 유지 · 211 옛것은 일단 보존하자 · 216

제7장 영원한 숙제, 중국

중국과의 관계도 실용적으로 · 233 대만의 최전방 진먼다오 · 239 국방도 실용적으로 미국에? · 260 대만은 진정 고슴도치가 될 수 있을까? · 265 그래도 군대는 싫어 · 272

제8장 더 가야 할 길

정치는 양극화 · 283 평온 속 관료주의 · 288 시민사회는 미진 · 294 범생 천국의 이면, 빈랑 · 297

에필로그 · 301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요크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 영국 워릭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BS 통일부, 정치부, 국제부 기자를 거쳐 정치부 외교안보데스크를 지냈다. 2012년부터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북아 국제관계, 북한의 대외관계, 미국 외교정책, 세계외교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 북한 정치사, 한반도평화체제, 통일외교 등에 연구도 하고 있다.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작은 나라, 당찬 외교』, 『식탁 위의 외교』, 『북한 민중사』, 『북한 현대사 산책』(전5권), 『무정 평전』, 『오기섭 평전』, 『김정은의 고민』, 『외교의 거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요크대학에서 정치학 석사학위, 영국 워릭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KBS 통일부, 정치부, 국제부 기자를 거쳐 정치부 외교안보데스크를 지냈다. 2012년부터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북아 국제관계, 북한의 대외관계, 미국 외교정책, 세계외교사 등을 강의하고 있다. 북한 정치사, 한반도평화체제, 통일외교 등에 연구도 하고 있다.

활발한 저술활동을 통해 『작은 나라, 당찬 외교』, 『식탁 위의 외교』, 『북한 민중사』, 『북한 현대사 산책』(전5권), 『무정 평전』, 『오기섭 평전』, 『김정은의 고민』, 『외교의 거장들』, 『글로벌 정치의 이해』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으며, 「The Sources of North Korean Conduct: Is Pyongyang really going non-nuclear?」, 「구성주의 이론 관점에서 본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등 한반도와 국제정치 관련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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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152*225*30mm
ISBN13
9788959068241

책 속으로

회사는 성실한 근로와 노고에 대해 충분히 보상한다. 그런 범생들이 TSMC를 만들어냈고, TSMC의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사실 모리스 창이 반도체 위탁생산에 올인한 것도, 그 분야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성실하고 일이 주어지면 어떤 일이든 해내는 대만 범생들의 끈기를 믿었기 때문이다. 대만 말로 ‘흑수(黑手)’라는 게 있다. 우리말로 ‘흑수’ 하면 부정적인 의미다. ‘검은 손’, ‘음흉한 짓을 하는 수단’이라는 뜻이 된다. 대만도 흑수라는 말을 쓰는데,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안 보이는 손’, ‘뒤에서 남모르게 도와주는 손길’의 의미다. 반도체 위탁생산은 그런 산업이다. 화려한 설계업체처럼 앞에서 빛나는 게 아니라, 연구와 개발을 꾸준히 하면서 설계업체들의 생산 의뢰를 기다려야 하는 업종이다.
--- p.22 「제1장 범생 천국 대만」 중에서

시민 편의를 최대화하려는 마인드는 아주 작은 부분까지 미친다. 서울에서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타면 사람이 너무 많아 손잡이를 잡지도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가기 일쑤다. 특히 양측 출입문 사이에 서면 진짜 잡을 것이 없다. 타이베이에서는 그럴 일 없다. 양측 문 사이에도 손잡이가 잘 마련되어 있다. 가운데 봉을 세워 놓았는데, 이게 세 갈래도 되어 있어 여러 사람이 잡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천장에는 둥근 철제 손잡이를 크게 달아 놓았다. 이걸 보면서 나는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타이베이 지하철 대부분의 역사에는 화장실도 역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설치되어 있다.
--- pp.112-113 「제3장 시민을 위한 시민의 사회」 중에서

대만 사람들은 질서를 지키는 것이 체화되어 있다. 신호등이 있으면 지키고, 줄이 그려져 있으면 넘지 않는다. 지하철역에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서도록 줄을 그어 놓았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거기에 선다. 사람이 많거나 적거나 상관없다. 줄이 그어져 있으니 나는 거기에 선다는 식이다. 사람들이 거의 없는 주말 낮시간에도 거기에 선다. 한두 사람 기다릴 때에는 아무 데나 서서 기다려도 될 것 같은데 이들은 선을 따라 서서 기다린다. 전철이 들어오면 내리는 사람을 기다려주고, 그다음 줄을 따라 천천히 탄다. 갑자기 뛰어오는 사람도 줄의 맨 뒤에 서서 차례로 탄다. 나도 처음엔 몇 번 실수를 했다. 지하철이 들어오는 걸 보고 급하게 달려가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탔다. 그렇게 몇 번을 하고, 언젠가 내가 잘못하고 있음을 문득 깨달았다.
--- p.157 「제5장 합리적인 너무나 합리적인」 중에서

양안 관계는 실용적이다. 경제 교류, 인적 교류는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물론 정권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기는 한다. 국민당 정부가 들어서면 중국과 관계가 더 활성화된다. 국민당이 중국과의 장기적인 교류를 통한 점진적 통일을 기본적인 정책 기조로 하고 있고, 중국도 국민당과는 비교적 대화를 진척시키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민진당이 집권하면 교류가 좀 줄어든다. 민진당이 친중보다는 친미 성향이고, 중국과의 통일보다는 대만 자체의 정체성 강화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도 민진당과는 대화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지금의 민진당 정부(라이칭더 총통)도 그래서 중국과의 교류에는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거기에 미국의 압력이 더해져 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정책이 대만의 대중국 교류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 p.234 「제7장 영원한 숙제, 중국」 중에서

출판사 리뷰

‘범생 문화’가 창조한 TSMC와 탈권위 사회

대만에는 세계 최고 최대의 반도체 파운더리 기업 TSMC가 있다. 아시아 기업 중 시가총액 1위이며, 대만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30%, 대만 전체 수출의 12%, 대만 전체 GDP의 8% 정도를 차지한다. TSMC는 대만에 있는 과학기술대학과 명문대학의 반도체 관련 학과들과 계약을 맺고 인재를 키워 졸업 후 채용한다. 그런 인재들이 TSMC에 들어가 성실하게 일한다. 특별한 프로젝트가 떨어지면 영혼을 바쳐 일한다. TSMC뿐만 아니라 경제 현장 대부분은 범생들의 묵묵한 활약으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범생들의 연구와 생산, 영업으로 여전히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대만은 독재정권과 권위주의를 뒤로 하고 민주화에 성공했지만, 민주적인 요소가 사회 깊숙이 스며든 모습을 보여준다. 총통부와 사법원, 법무부 등은 소박하면서 권위와 위엄이 거의 없다. 건물도 일제가 점령하고 있던 당시의 건물을 그대로 사용한다. 옛것은 일단 보존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실용적이면서 합리적이다. 그런 모습이 권위보다는 소박, 소탈한 양태로 사회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대만 사람들은 소박하고 소탈하다

대만 사람들은 소탈하면서 정직하다. 옷차림도 수수하고 배려심도 많다. 또 정확하다. 그래서 웬만한 것은 다 숫자화되어 있다. 건널목에는 녹색등의 남은 시간이 표시되어 있고, 거리에는 빨간불 옆에 숫자판이 붙어 있다. 지하철역에도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남은 시간을 숫자로 표시해준다. 관공서에 가도 번호표를 받고 앉아 있는 곳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의 숫자가 나온다. 지하철 안에는 ‘박애좌’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앉도록 마련된 자리가 있다. 타이베이 중정기념당 옆에 있는 남문시장은 ‘백화점 못지않게’ 깔끔하다. 대만은 이렇게 뭐든 간결하고 심플하게 할 수 있도록 해놓는다.

대만 사람들은 뭔가를 믿고 거기에 의지하면서 그 신심으로 실제 생활을 충실하게 살아간다. 그러면서도 따지고 가리기보다는 두루뭉실 실용적이다. 실용 정신이 충만하다 보니 ‘너무 개인주의적인 거 아냐?’ 하는 느낌을 줄 때도 많다. 자기 일을 하고, 특별히 협력할 일이 없으면, 남의 일에 관심이 별로 없다. 또 대만은 전기난로와 종이컵이 없다. 난방기구는 없고 전기난로 등을 쓰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관공서나 학교에 종이컵이 없다. 모두 텀블러를 들고 다니거나 자기 컵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걸로 물을 마신다.

대만은 고슴도치가 될 수 있을까?

대만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이슈는 ‘독립’이다. 중국과 완전 별개의 국가로 독립할 것인지, 중국과 통일을 할 것인지, 지금 상태로 현상 유지를 할 것인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과 통일하자고 주장하는 세력은 적다. 반대로 지금 당장 완전 독립을 추진하자고 말하는 세력도 적다. 현상 유지가 대세다. 중국과 큰 문제 없이, 크게 싸우지 않고, 경제 교류 적절히 하면서 지내자는 쪽이 많은 것이다. 대만은 중국과 실용적이면서 실리적인 경제 교류를 하고 있다. 1991년부터 2023년까지 대만 기업의 대중투자는 4만 5,000여 건에 달한다. 지난 30여 년간 양안 교역은 대만과 중국을 이어주었고, 경제적으로도 윈윈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런데 최근에 미국이 중국의 성장을 막고 있고, 중국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그 바람에 대만 기업들도 중국 사업은 위축되고 있다.

대만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중국의 군사적 침략 여부다. 2024년 10월 대만 국방안전연구원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4.3%가 중국이 5년 내에 대만을 공격할 수 있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52.6%가 미국이 군대를 파견해 대만을 도울 것이라고 대답했고, 70%는 미국이 무기와 물자도 공급할 것이라고 답했다. 대만 사람들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미국이 도울 것으로 믿고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 판매를 늘리라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가 있다. 2024년 초 대만이 미국에 주문해놓은 무기는 25조 5,000억 원 규모였다. 그런데 이 중 상당 부분은 주문 이후 수년이 지났는데도 인도되지 않고 있다. 그렇게 대만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무기를 계속 구입하면서 비위를 맞추고 있다.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대만이 과연 고슴도치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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