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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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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백성 곁을 지킨
원주목사 김제갑의 이름을 불러내다 1592년 봄, 조선 땅에 왜군이 쳐들어와 온 나라가 어지러웠습니다. 바다를 건너온 왜군이 원주 옆 고을 충주까지 이르는 데에 채 보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전쟁의 혼란 속에서 모두가 제 살길을 찾을 때, 원주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백성의 곁을 지킨 원주목사 김제갑이 있었습니다. 원주목에 왜군이 다다랐다는 소식이 퍼지자, 원주목사 김제갑은 원주는 물론 인근 지역에서 피난 온 백성들을 이끌고 영원산성에 올라 왜군과 맞섰습니다. 항복을 요구하는 왜장의 서신을 받고도 물러서지 않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성을 지켰고, 끝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전쟁이 바꿔 놓은 일상을 되찾기까지, 7년의 시간을 견뎌내다 이야기는 약초꾼으로 살아가는 어린 산이의 목소리로 시작합니다. 산이는 아버지를 잃고 치악산 자락에서 버섯을 따고 약초를 캐며, 어머니와 어린 동생 막동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산이는 마을 구석구석을 잘 알고 이웃의 안부를 먼저 살필 줄 아는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평화롭던 일상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옆 고을에 왜군이 들이닥쳤다는 말만으로도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산이는 김제갑 목사를 따라 영원산성으로 피난한 뒤에 척후병이 되었습니다. 부지런히 산성과 골짜기를 오가며 서찰을 전하고 적의 움직임을 살피는 역할을 맡았지요. 비록 영원산성에서는 승리하지 못했지만, 7년 동안 이어진 전쟁에서 끝내 나라를 지켜냈습니다. 독자는 산이를 따라 길을 걷고, 산성에 오르고, 왜군과 맞서 싸우며 원주목사 김제갑을 바라봅니다. 그 시대, 그 시간을 함께 살아가며 전쟁의 참상과 마을의 재건 과정을 지켜봅니다. 시간을 건너 오늘을 묻는 역사 그림책 『영원산성이 새긴 이름, 김제갑』은 『덩쿵따 소리 씨앗』 『우리 집에 사는 신들』 등의 그림책을 통해 역동적이고 생명력 넘치는 작품 세계를 보여 준 이유정 작가가 ‘오리’라는 이름으로 도전한 첫 역사 그림책입니다. 오리 작가는 작업에 앞서 인물 연구는 물론, 현장 고증을 위해 400여 년 전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영원산성에 직접 올랐습니다. 산성을 따라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결의에 찬 김제갑의 모습과 왜군과 맞서 싸워야 했던 백성들의 얼굴을 떠올려 그림책 장면을 구상했습니다. 그림책 장면 장면 돌 하나하나로 영원산성을 쌓아 올리고, 김제갑의 충절과 의로움을 상징하는 소나무를 꼴라주 기법으로 완성했습니다. 이 그림책은 과거를 담고,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묻습니다. 김제갑이라는 이름을 새긴 영원산성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여전히 말을 걸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