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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맥락으로 보고 시대정신으로 다시 쓴 세계사│5
자료로 보는 인류의 출현·선사 시대·고대 문명│14 1부│문명의 새벽과 고대 문명 1장_문명의 발생 ㆍ메소포타미아 문명: 『함무라비 법전』에 나타난 고대 문명의 실상│23 ㆍ이집트 문명: 나일의 풍요가 죽음 예찬론자를 낳다│26 ㆍ인더스 문명: 카스트 제도, 인도 분열의 첫 씨앗이 되다│29 ㆍ중국 문명: 대제국을 다스리는 전략의 탄생, 봉건제│33 2장_고대 아시아 세계 ㆍ고대 중국의 형성과 통일 제국1: 분열과 경쟁도 역사의 원동력, 제자백가│41 ㆍ고대 중국의 형성과 통일 제국2: 현대 중국의 초석이 된 진시황의 한자 통일│45 ㆍ고대 중국의 형성과 통일 제국3: 중국 철기 문명의 나비효과, 유럽 민족 대이동 이끌어│48 ㆍ서아시아의 고대: 서아시아에서 ‘페르시아’라는 이름이 사라지지 않았던 이유│53 ㆍ인도 고대 세계의 발전: 통일 인도 불교 제국의 흥망│58 3장_고대 지중해의 세계 ㆍ그리스 문화: 능동적인 개인의 힘이 모여 100배 큰 페르시아를 물리치다│63 ㆍ헬레니즘 문화: 알렉산드로스와 천재 의존형 모델의 한계│69 ㆍ로마 제국의 탄생: 로마 제국의 운명을 결정지은 기원전 1세기의 내전들│73 ㆍ로마의 발전: 개인은 뒤처졌지만 시스템으로 세계 제국을 열다│82 2부│아시아 세계의 확대와 동서 교류 1장_동아시아 세계의 형성과 확대 ㆍ위·진·남북조 시대의 변화: 위나라가 이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93 ㆍ당·송의 흥망: 한족의 저력을 과시한 당·송의 세계 제국│97 ㆍ유목민족과 정복왕조의 성립: 몽골 제국의 유라시아 네트워크│102 2장_이슬람 세계의 형성과 확대 ㆍ이슬람교의 성립: 동서 교역로가 막히자 아랍인은 세계 종교를 만들어 돌파했다│109 ㆍ인도의 성장: 인도의 힌두 문화 성립과 이슬람화│113 3부│유럽의 봉건 사회 1장_봉건 사회와 비잔틴 세계의 성장 ㆍ봉건 사회 형성: 로마 멸망 이후 바바리안이 유럽에 건설한 신세계│125 ㆍ기독교 세계: 비극으로 끝난 교황과 황제의 전략적 제휴│130 ㆍ비잔틴 세계: 유럽을 지키려는 로마 제국의 마지막 몸부림│135 2장_중세 유럽 사회의 변화 ㆍ중세 유럽의 변화: 교황 우르바누스 2세가 열어젖힌 1,000년 전쟁│141 ㆍ중세 유럽 문화: 대학, ‘중세’를 밝혀 ‘현대’를 찾아내다│148 ㆍ중앙집권국가: 영주는 무너지고 왕이 최후의 승리자가 되다│152 4부│아시아 사회의 성숙 1장_명·청대의 중국 사회 ㆍ명의 성립: 오랑캐 극복 뒤 또 다른 오랑캐에 무너진 마지막 한족 왕조│163 ㆍ명의 경제: 정화의 원정, 화교의 세계 진출을 열다│168 ㆍ청의 성립: 현대 중국의 국경선을 확정한 오랑캐 나라│170 2장_동서아시아의 변화 ㆍ인도 사회의 변화: 인도의 뿌리 깊은 분열주의, 결국 영국 식민지화로│177 -히든 히스토리 티베트 불교의 팽창과 전륜성왕│182 ㆍ서아시아 세계의 변화: 오스만 투르크, 동유럽 지배는 다문화 수용으로 가능했다│184 5부│유럽 근대 사회의 성장과 확대 1장_근대 의식의 각성 ㆍ르네상스: 베네치아와 피렌체의 경제가 르네상스를 열다│195 ㆍ종교개혁: 종교개혁의 최대 공헌자는 구텐베르크 인쇄술│200 2장_절대주의의 성립과 발전 ㆍ신항로 개척: 향료 찾아 출항했다가 세계 언어지도를 완성하다│207 ㆍ절대왕정: 무적함대를 격파하고 세계 바다의 지배권을 쥔 잉글랜드│212 -히든 히스토리 17세기를 지배한 뉴턴│216 3장_산업혁명과 시민혁명 ㆍ산업혁명: 역사상 최초로 최대 권력을 창출하게 된 과학│221 ㆍ영국혁명: 내부 역량을 보존한 잉글랜드, 모든 역량을 소진한 프랑스│225 ㆍ미국혁명: 제국의 세금 폭탄에 대한 저항에서 탄생한 민주정│230 ㆍ프랑스혁명: 처음으로 민중의 리더가 된 사상가들│234 4장_시민 사회의 발전과 19세기의 문화 ㆍ자유주의와 민족주의: 흑인을 2등 국민으로, 인디언을 멸종으로 내몬 남북전쟁│241 ㆍ러시아의 발전: 세계 최대의 영토 대국이 된 비결│246 ㆍ19세기의 문화1: 자유경쟁의 세계관을 심은 맬서스│250 ㆍ19세기의 문화2: 마르크스주의, 만국의 노동자들이 단결하면 새 세상이 온다│252 6부│아시아의 근대적 발전 1장_동아시아의 근대화 운동 ㆍ아편전쟁: 중국, 반제 투쟁으로 현대를 열다│263 ㆍ중국혁명1: 곱하기 10억의 논리로 집권한 공산당│269 ㆍ일본의 근대화: 위로부터의 급진적 개혁, 메이지 유신│276 ㆍ일본의 제국주의: 천황 중심의 군국주의-제국주의│281 2장_인도와 중동의 근대적 성장 ㆍ인도의 근대화: 간디, 비폭력으로 제국주의를 타격하다│287 ㆍ오스만 제국의 해체: 오스만 제국에서 석유수출국기구로, 현대 중동의 역사│291 7부│제국주의와 세계대전 1장_제국주의와 제1차 세계대전 ㆍ제국주의의 식민지 쟁탈전: 갈가리 찢긴 아프리카를 보라│301 -히든 히스토리 외국 자본에 장악된 ‘바나나 공화국’│308 ㆍ제1차 세계대전: 제국주의의 충돌이 결국 세계대전으로│310 ㆍ러시아혁명: 뿌리 깊은 모순에서 탄생한 인류 최초의 사회주의 정권│317 2장_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의 세계 ㆍ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윌슨의 전후 처리 원칙이 초래한 작은 평화, 큰 전쟁│325 ㆍ중국혁명2: 중국의 실험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328 3장_전체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 ㆍ세계 경제 공황: 대공황을 타개한 건 뉴딜정책이 아니라 제2차 세계대전│335 ㆍ전체주의: 대공황을 틈타 ‘죽음의 권력’을 쟁취한 파시스트│338 ㆍ제2차 세계대전: 에스파냐 내전에서 시작해 냉전으로 마감한 전쟁│343 8부│전후 세계의 발전 1장_냉전체제의 변화와 사회주의의 몰락 ㆍ국제연합의 성립: 냉전과 열전 사이에서 간신히 움켜쥔 평화 이니셔티브│355 ㆍ사회주의의 몰락: 정치·경제 양면에서 자본주의에 완패한 현실 사회주의│359 2장_세계의 오늘과 내일 ㆍ기독교와 이슬람 세계의 대립: 이데올로기 대립을 대체한 종교 갈등과 문명 대립│364 ㆍ신자유주의: 세계 부의 80퍼센트를 차지한 1퍼센트 인류│368 ㆍ세계의 내일: 인류의 미래에 닥칠 도전│372 참고문헌│37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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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산이 풍요로운 데다가 외부의 침략을 막기 쉬운 여건은 이집트 문명만의 특색을 발전시켰다. 바로 지독한 보수주의였다. 이집트가 얼마나 보수적이었는지는 기원전 약 3000년부터 기원전 30년 로마 침입 때까지 3,000년 동안 동질문명을 유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들이 얼마나 변화를 싫어했는지는 통치규범에 잘 담겨 있다. “만일 어떤 일이 운영되고 있으면 고치려 하지 말라.”
--- 「제1부 1장, 「문명의 발생」 ‘나일의 풍요가 죽음 예찬론자를 낳다’」 중에서 카이사르는 갈림길에 섰다. 이대로 권력투쟁에서 밀려날 것인가? 아니면 결단을 내릴 것인가? 기원전 49년 1월 11일 새벽, 군대를 이끌고 본국이 먼발치로 보이는 루비콘강 어귀에 도달한 카이사르는 고민 끝에 나지막이 읊조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후 ‘루비콘’이라는 고유명사는 ‘중대한 고비’를 가리키는 관용어가 됐다. 결정은 신중히 내렸으나 조치는 신속했다. 단숨에 강을 건넌 ‘로마군이 로마를 향해’ 진격했다. --- 「제1부 3장 「고대 지중해의 세계」 ‘로마 제국의 운명을 결정지은 기원전 1세기의 내전들’」 중에서 봉건제는 완벽한 중앙집권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내린 차선책이었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각 지역별로 알아서 살아남으시오.” 이 점에서 봉건제의 군사적 측면이 두드러진다. 영주가 왕에게 충성서약을 하면 왕은 세금을 걷는 대신 영주의 독립자치권을 보장해 주고 봉토를 하사했다. 충성서약에 대한 반대급부로, 또는 특별한 공로의 대가로 지급된 토지를 ‘은대지(恩貸地: 조건을 달고 하사된 토지)’라고 하는데, 이것이 봉건제의 시작을 알리는 지표였다. --- 「제3부 1장, 「봉건 사회와 비잔틴 세계의 성장」 ‘로마 멸망 이후 바바리안이 유럽에 건설한 신세계’」 중에서 베네치아에는 이런 말이 유행했다. “베네치아인이 먼저, 기독교도는 그다음.” 교황이 이렇게 말한 적도 있다. “나는 어디에서나 교황이지만 베네치아에서는 아닌 것 같다.” 베네치아인들은 늘 실용을 추구했다. 1171년 콘스탄티노플에서 베네치아 상인을 배척해 폭동이 일어난 것을 보면, 셰익스피어가 쓴 『베니스의 상인』의 샤일록 같은 파렴치한 상인이 베네치아에 실제 있었을 것 같다. 노골적인 이해타산 역시 베네치아 정신이기 때문이다. --- 「제5부 1장, 「근대 의식의 각성」 ‘베네치아와 피렌체의 경제가 르네상스를 열다’」 중에서 천국행 열차표를 끊기 위해 장사진을 이룬 사람들은 모금함에 돈을 넣은 후 죄를 고백하고는 면죄부를 받았다. 당시 이런 노래가 유행했다. “잔돈을 돈궤 속에 짤랑 넣자마자 영혼은 연옥으로부터 빠져나오네.” 루터는 이렇게 외쳤다. “진심으로 회개한 모든 신자들은 면죄 증서 없이도 벌과 죄를 완전히 사할 수 있다.” (「 95개조 반박문」 제36조) --- 「제5부 1장, 「근대 의식의 각성」 ‘종교개혁의 최대 공헌자는 구텐베르크 인쇄술’」 중에서 국왕 조지 3세가 볼턴-와트사 공장을 방문해 볼턴에게 “자네들은 무슨 일을 하는가?” 하고 물었다. 그러자 볼턴은 이렇게 대답했다. “어떤 것을 만들고 있사온데, 국왕께서도 무척 갈망하고 계신 것이옵니다. 바로 파워(power)입니다, 전하.” 이 프로젝트는 대번에 국왕의 환심을 샀다. 볼턴이 사업 면에서 영리했다면 와트 역시 자신이 잘하는 영역에서 명석했다. 와트는 기술이 보급되려면 일반인의 환심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힘의 크기를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보여줬다. 말을 이용해 일정 시간에 일정한 무게를 들어올리는 힘을 수치로 정의한 것인데, 이것이 지금까지 엔진의 힘을 측정하는 기준으로 통용되는 ‘마력(馬力)’이다. --- 「제5부 3장,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역사상 최초로 최대 권력을 창출하게 된 과학’」 중에서 “국왕이 별세하자 파멸과 황폐로 절망에 허덕이던 지방은 기쁨으로 몸을 떨었다. 파산과 압제로 정신을 빼앗겼던 민중은 꿈같은 해방을 맞아 소란을 피우면서 하느님에게 감사해했다.” 태양왕은 후대에 아무런 빛과 온기도 주지 못하고 엄청난 부채와 정치, 종교적 갈등만 남겼다. 내부의 힘을 소진한 프랑스는 국력을 축적한 잉글랜드와의 패권경쟁에서 밀려났다. 정치혁명은 요원했다. --- 「제5부 3장,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내부 역량을 보존한 잉글랜드, 모든 역량을 소진한 프랑스’」 중에서 독립선언이 발표되기 반년 전, 뭐 하나 내세울 것 없는 가난한 집안 작가가 펴낸 48쪽짜리 소책자가 150만 부나 팔렸다. 『상식론』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자에는 이런 내용이 실려 있다. “세계를 피와 잿더미로 만드는 재주뿐인 군주 정치와 화해하기를 단념하고 자유로운 독립국 아메리카를 세워 폭정과 압박에서 벗어나자!” 어린 시절에 겪은 굶주림과 고통 때문에 ‘고통(pain)’이라는 말을 넣어 이름을 고쳤다는 토마스 페인(Thomas Paine)은 이 책으로 미국 독립전쟁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 --- 「제5부 3장, 「산업혁명과 시민혁명」 ‘제국의 세금 폭탄에 대한 저항에서 탄생한 민주정’」 중에서 국가 통합을 위해서라면 원주민쯤은 절멸시킬 수 있는 나라, 그것이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제퍼슨, 워싱턴, 링컨으로 이어지는 국가 통합의 이면에 소수 인디언들과 흑인들의 고통스러운 역사가 있다. 흑인들은 노예에서 ‘2등 국민’으로 지위가 급상승했으나 200년이 지나도록 그 위로 올라간 적은 없다. 미국의 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아프리카 노예의 후손이 아니라 흑인 유학생과 백인 여성 사이의 ‘혼혈’이었다. --- 「제5부 4장, 「시민 사회의 발전과 19세기의 문화」 ‘흑인을 2등 국민으로, 인디언을 멸종으로 내몬 남북전쟁’」 중에서 영국이 협상이라도 제안하면 청은 이런 식으로 대꾸했다. “천조(청나라)는 없는 것이 없으므로 너희 나라의 화물을 빌어서 유통시킬 필요가 없다. 다만 천조가 생산한 홍차, 도자기, 생사 등은 너희 영국의 필수품이므로 은혜를 베풀어 일용에 도움을 받게 한 것이다.” --- 「제6부 1장, 「동아시아의 근대화 운동」 ‘중국, 반제 투쟁으로 현대를 열다’」 중에서 “빵을 달라는 영국 노동자의 절규를 들을 때면 제국주의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진다. 대영제국 4천만 인구를 피비린내 나는 내란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새로운 영토를 개척하고 판로를 만들어야 한다. …결코 닿을 수 없는 것처럼 보이는 유성도 대영제국에 병합하고 싶다.” 세실 로즈 같은 제국주의자에게는 영국인이 신의 은총을 입은 최고 민족이었고, 열등한 아프리카를 두루 지배하는 건 신의 뜻이었다. --- 「제7부 1장, 「제국주의와 제1차 세계대전」 ‘갈가리 찢긴 아프리카를 보라’」 중에서 사라예보 사건이 일어나기 한 달 전인 1914년 5월, 미국 수뇌부는 이미 전쟁을 예감했다. 윌슨 대통령의 측근인 하우스 대령이 본국에 보고한 내용을 보자. “비정상적인 상황입니다. 광적인 군사주의가 팽배해 있습니다. 이곳에는 너무 많은 증오와 질투가 존재합니다. 영국은 독일이 완전히 붕괴되는 걸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숙적 러시아와 홀로 맞서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독일이 지금처럼 해군을 계속 늘린다면 다른 대안은 없는 듯합니다. 평화를 위해 가장 좋은 길은 영국과 독일이 해군 군비 확장에 합의하는 일인데, 그렇다고 양국이 너무 가까워지면 우리에게는 불리하겠지요.” -제7부 1장, 「제국주의의 충돌이 결국 세계대전으로」 ‘갈가리 찢긴 아프리카를 보라’」 중에서 1945년에 원자탄이 투하되지 않았다면 세계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1946년에 투하됐을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을 이끌던 몽고메리 장군은 이렇게 말했다. “핵 시대의 인류는 전쟁을 없애느냐, 전쟁으로 없어지느냐 택일해야 한다.” --- 「제7부 1장, 「전체주의와 제2차 세계대전」 ‘에스파냐 내전에서 시작해 냉전으로 마감한 전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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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오징어 게임〉, 〈기생충〉 등의 한류 콘텐츠와 BTS의 K-Pop 등이 전 세계 문화계를 휩쓸었다. 한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2025년 방한 외래 관광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전 세계에서 한류 문화를 주도하는 한국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 없이 폭넓은 국제 감각일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세계사 지식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세계사 공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가 익숙한 세계사는 서구 중심, 승자 중심의 사관이었다. 이제는 맹목적인 유럽 중심의 사관에서 벗어나 한국인의 시각으로 세계 역사를 통찰해야 한다는 시대적 필요성에 의해 『한국인을 위한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는 기획되었다.
이 책에서는 승자의 욕망 반대편에서 어떤 피해자와 패배자의 역사가 이뤄졌는지 관심을 기울였다. 승자와 가해자들이 이뤄낸 성장과 패권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그에 희생된 약자의 현실과 약자의 눈으로 세계사를 고찰하며 잘못된 선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제2차 세계대전 후 독립한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는 서구 열강에 빚을 진 약소 채무국으로 전락했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콜롬비아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미국의 경제권에 예속되어 일명 ‘바나나 공화국’이 되었다.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제국주의의 철저한 수탈로부터 독립한 후 대부분 내란으로 빠져들어 아직도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고대 문명기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함과 동시에, 시대를 꿰뚫는 통찰에 도움이 되도록 다양한 사료를 찾아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이로써 독자들은 전체적인 시대 요약보다, 저자와 함께 그 시대를 살아 보고 숨 쉬는 듯한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 14세의 죽음에 ‘기쁨으로 몸을 떨었다’는 자료를 통해 당시 국민들이 얼마나 궁핍과 빈곤에 허덕였는지 알 수 있다. 동시에 이 책은 인물에 얽힌 사건도 놓치지 않았다. 역사적 맥락과 인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일화가 지루한 설명보다 흥미를 더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사료나 근거가 빈약한 에피소드는 배제해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의 경계’ 위에서 역사적 의미를 살리고자 했다. 이런 접근은 독자들에게 단순한 역사 지식이 아니라, ‘시대를 읽는 감각’을 전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이 책은 현대사 서술에 있어 ‘자연 조건’이라는 씨줄과 ‘인간 욕망’이라는 날줄로 단단하게 엮인 시대상을 내밀하게 관찰했다. 21세기 십자군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종교 갈등, 신자유주의에 숨겨진 진실, 인구 80억 명 시대 이래 인류의 미래에 닥친 도전 등을 이야기하며 공생적 미래를 위해 고민했다. 이 책은 세계사 전문서라기보다, 일반 독자가 ‘세계사’라는 거대한 바다 앞에 설 수 있도록 안내하는 흥미로운 입문서다. 동시에 역사적 비판력과 상상력을 함께 담으려 한 만큼, 신선하면서도 어느 정도 모험에 찬 역사서이기도 하다. 방대한 세계사를 입체적으로, 한국인의 시각에서 서술하겠다는 배짱과 용기, 약간의 만용으로 서술했기에 다소 투박할 수 있다. 이러한 겁 없는 질문이 독자들의 통찰력과 상상력을 자극한다면 더없이 보람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