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나오는 사람들
서막 제1삽화 제2삽화 제3삽화 제4삽화 종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Euripides
에우리피데스의 다른 상품
金宗煥
김종환의 다른 상품
|
테세우스 : 절대적 통치자보다
도시에 더 해로운 존재는 없소. 독재 정치를 하면, 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법이라는 것은 없소. 독재자 한 사람이 모든 법을 쥐고 뜻대로 하면, 평등은 사라져. 그러나 기록된 성문법을 가진 도시에서는,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가 평등하고 동등한 권리를 누려. 가난한 이가 부자에게 모욕당하면, 가난한 이가 부자에게 똑같은 말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소. 빈자라도 정의에 어긋나지 않으면 부자에게 맞서 이길 수 있으니, 자유와 평등이란 바로 이런 것이오. “도시에 대한 좋은 생각이 있으면 그것을 시민들 앞에 가져오라.” 그럼, 좋은 생각을 가진 이가 칭찬받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귀를 기울이겠지. 도시라는 공동체에 이보다 더한 공정이 어디 있겠소? 백성이 권력을 쥐고서 스스로 이 땅의 주인이 될 때, 젊은이들이 번성하고 기쁘게 서로를 바라보면서 전력을 다해 일할 것이오. --- p.64-65 |
|
에우리피데스의 비극 〈탄원하는 여인들〉은 기원전 423년 무렵 아테네에서 상연된 작품이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신의 법과 인간의 도리 그리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탐구한다. 극은 오이디푸스의 두 아들이 왕권을 두고 다툰 ‘테베 공격 일곱 장군’ 이야기의 후일담을 다룬다. 전쟁에서 패배한 아르고스 장수들의 시신이 테베의 참주 크레온에 의해 매장이 금지된 채 버려지자, 전사자들의 어머니인 ‘탄원하는 여인들’이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의 모친 아이트라에게 구원을 요청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핵심 갈등은 비인도적인 테베의 처사와 이를 바로잡으려는 아테네의 도덕적 신념 사이에서 발생한다. 테세우스는 초기에 타국의 분쟁에 개입하기를 주저하지만 시신 매장이 인간과 신이 공유하는 신성한 불문율이라는 어머니 아이트라의 설득에 마음을 돌린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테베의 전령과 테세우스가 벌이는 설전은 이 극의 백미다. 1인 독재의 효율성을 옹호하는 테베의 사자에 맞서 테세우스는 모든 시민이 법 앞에 평등하며 자유로운 투표권과 발언권을 갖는 아테네 민주정의 우월성을 당당히 역설한다. 결국 테세우스는 무력 정복이 아닌 인간 존엄을 회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출정해 테베를 꺾고 시신을 수습해 온다. 극 후반부에는 상실의 고통과 애도의 정서가 깊게 깔린다.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인들의 절규는 전쟁이 남긴 상처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보여 준다. 비록 아테네 수호 여신 아테나가 아르고스와 아테네의 영구 동맹을 명하며 극이 마무리되지만, 전사자의 아들들이 훗날 복수를 결행할 것이라는 예언은 비극적 전쟁의 순환을 암시한다. 결국 〈탄원하는 여인들〉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의 절규를 통해 전쟁의 본질적 파괴성을 고발하는 동시에 약자의 탄원에 응답하고 신성한 법도를 수호하는 아테네 민주주의의 이상을 형상화한다. 24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이 작품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연민과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무엇인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