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나오는 사람들
서막 제1삽화 제2삽화 제3삽화 제4삽화 종막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
Euripides
에우리피데스의 다른 상품
金宗煥
김종환의 다른 상품
|
헤라클레스 : 완전히 자유로운 존재는 없어.
인간도 신도 고통을 면할 수 없어. 나로서는 신들이 제멋대로 근친결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권력 때문에 아버지 손을 사슬로 묶었다는 말도 믿을 수 없어. 그런 말은 앞으로도 설득력이 없어. 한 신이 다른 신을 지배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어. 정말 신이라면 필요한 게 없을 테니까. 시인들이 지어낸 보잘것없는 이야기일 뿐이야. 너무나 비참한 역경을 겪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내가 삶을 포기한 겁쟁이라고 낙인이 찍힐지 아닐지를 생각해 보았네. 운명의 타격을 견딜 수 없는 약한 천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적이 휘두르는 무기에도 잘 버티지 못할 테니까. 죽음에 맞서 굳게 마음먹고 나에게 베푼 모든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네의 도시 아테네로 가겠네. --- p.143~145 |
|
에우리피데스의 《헤라클레스》는 헤라클레스가 지하 세계에서 돌아온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리코스는 크레온으로부터 왕권을 빼앗고 테베 왕에 등극한다. 리코스는 후환을 두려워해 크레온의 딸이자 헤라클레스의 아내인 메가라와 그 자녀들을 죽이려 한다. 마침 헤라클레스가 열두 노역을 마치고 명계에서 돌아와 리코스를 죽인다. 그러나 헤라 여신의 질투로 광기에 사로잡혀 아내와 아이들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만다. 광기에서 깨어난 헤라클레스는 죄책감으로 자살을 시도하고, 친구 테세우스의 도움을 받아 아테네로 향한다.
에우리피데스가 묘사하는 헤라클레스는 영웅의 모습이 아니다. 이성적이지도, 용맹하지도 않다. 광증에 사로잡혀 잘못을 저지르고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인간의 모습이다. 질투에 눈이 먼 헤라 여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잘못을 범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반성한다. 미쳐서 아내와 자식을 죽인 헤라클레스의 고통을 통해 에우리피데스는 질투로 가득 찬 헤라 여신을 비판한다. 신에 대한 원망, 인간에 대한 연민이 마지막 코로스의 합창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장 소중히 여겼던 모든 것을 도둑맞은 우리, 슬픔으로 쓰라린 눈물을 흘리며 우리의 길을 가노라! -종막, ‘코로스의 합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