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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뜻밖의 여정
인생의 정원에서 가장 느린 꽃을 키우다
선우
푸른사상 2026.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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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에세이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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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며

1장 우리는 아파트 1층 정원에 살아요

버려진 정원, 세 번째 정원으로 태어나다
정원, 예측할 수 없어 사랑스러운 그대
멜로디 로드 위의 꽃피는 새벽
에스프레소 기차를 타는 엄마
우리 집 정원이를 소개합니다

2장 하늘과 가까운 정원에서 태어난 꼬마 가드너

월급 없는 정원사의 운수 좋은 날
만물상 정원사의 ‘스테디 가드닝’
명품 토분, 명품 치료가 따로 있나요
고독한 정원사의 위시 리스트
인터뷰:정원(이)을 잘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

3장 가시투성이 정원을 가꾸는 법

까다로운 율마와 다정한 거리감
가지치기는 쉽지도 어렵지도 않아
상처 입더라도 찔레꽃을 심는 정원사
엄마의 책장, 정원사의 노트
나는 느린 시계를 갖고 태어났어요

4장 옛 3층 빌라의 옥상정원을 기억하다

섣달그믐, 유년의 집을 바라보다
토요일의 조기, 오늘을 가르치는 법
추억은 피고 지고 또 피어나
수수께끼는 늘 어렵다
당신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인가요

5장 인생의 정원에서 가장 느린 꽃을 키우다

말하지 않아도 ‘사랑한다’ 이야기할 수 있어요
자폐 스펙트럼, 모두가 꽃이야
자폐 스펙트럼, 꽃들에게 희망을
침엽수, 겨울 정원에 뿌리를 내리다
꽃샘추위여도, 봄은 내 곁에

6장 경계 없는 산책, 길모퉁이의 정원

꼬마 가드너, 너의 우주에 닿고 싶어
상상력이 선물한 일상의 릴레이
엄마는 외계인이 되었어
내 마음의 잡초 뽑기
푸른 스펙트럼, 춤추는 느린 비행

맺으며

저자 소개 1

1982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영화 <블라인드>의 기획·제작회계로 참여했으며, 「영화산업 정책과 가치사슬의 변화 연구」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시의 작은 아파트 정원에서 식물을 돌보며 살아가는 엄마이자 글 쓰는 사람이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 ‘정원이’를 키우며 겪는 일상을 세밀히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다. ‘정원’은 그녀에게 삶의 피난처이자 성찰의 공간으로, 우리 사회의 ‘정상성’과 ‘수용’에 대한 이야기를 정직하게 쓰는 것이 향후 작가로서의 꿈이다. 브런치 스토리 플랫폼에서 ‘인생정원사’라는 필명으로 가드닝 에세이 「정원, 뜻밖의 여정」, 정책 에세이 「자
1982년 대전에서 출생했다. 영화 <블라인드>의 기획·제작회계로 참여했으며, 「영화산업 정책과 가치사슬의 변화 연구」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도시의 작은 아파트 정원에서 식물을 돌보며 살아가는 엄마이자 글 쓰는 사람이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 ‘정원이’를 키우며 겪는 일상을 세밀히 관찰하고 기록하고 있다. ‘정원’은 그녀에게 삶의 피난처이자 성찰의 공간으로, 우리 사회의 ‘정상성’과 ‘수용’에 대한 이야기를 정직하게 쓰는 것이 향후 작가로서의 꿈이다.
브런치 스토리 플랫폼에서 ‘인생정원사’라는 필명으로 가드닝 에세이 「정원, 뜻밖의 여정」, 정책 에세이 「자폐를 가진 정원이의 세계」 등을 연재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34쪽 | 135*210*20mm
ISBN13
9791130823560

책 속으로

(전략)
첫 번째 정원은 신혼 전셋집이었어요. 10층의 베란다 정원이 제 가드닝의 출발점이었지요. 2014년부터 2년간 살다가 이사했어요. 두 번째 정원은 더 높이 올라갑니다. 2016년 봄 16층 집으로 이사를 갔지요. 그곳은 해가 무척 잘 들어서 식물이 잘 자랐답니다. 저희는 이곳에서 약 7년간 살았습니다. ‘베란다 정원’ 시절이라 하면 첫 번째 정원과 두 번째 정원을 합친 시간을 말합니다.
‘정원이’는 같은 해 가을에 태어났지요. 지금은 초등학교 3학년입니다(2025년 기준). 본래 이름은 다릅니다. 이 책에서는 ‘정원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정원’은 마당(가든, garden)이고요. ‘정원이’는 아들이에요. 읽기 전에 이 사실만 아시면 됩니다.
‘세 번째 야외 정원에서의 2년’이 이야기의 주무대입니다. 2023년 여름에 이곳에 이사를 왔습니다. 그때 정원이는 초등학교 1학년이었습니다. 학교 전학을 계기로 가까운 곳으로 옮겼지요. 아파트 1층인데 아주 작은 마당이 딸려 있었어요! 버려졌던 마당을 제가 직접 가꾸었답니다!
이곳은 10년 동안 방치되어온 고양이들의 놀이터였어요. 묵은 쓰레기를 치우고, 잡초를 뽑고, 흙을 깔고, 찔레를 심었습니다. 3평(약 9.9제곱미터) 남짓한 작은 땅에서 매일 저만 알 수 있는 변화의 순간들을 선물받았습니다. 꽃이 피고, 새순이 나는 작은 순간이죠. 그때 저는 정말 기뻐요.
매일 조금씩 예뻐지는 정원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제가 들려드릴게요! 정원에는 동네 터줏대감 고양이도 놀러 오고, 고양이보다 더 고양이 같은 아이, ‘정원이’가 살고 있어요.
(중략)
혹시, 정원이의 이야기도 궁금하신가요? 그럼 함께 들려드릴게요. 아, 태어나고 자라는 순서로 쓰진 않았어요. 식물을 가꾸고 아이를 키우며 느리게 흘렀던 기억의 흐름에 따라 썼습니다. 이 이야기는 정원이를 키우는 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자폐’라는 뜻밖의 길모퉁이에서도 우리의 하루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답니다. 마치 슬픔 사이사이에 끼워져 있는 소소한 기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지요. 그래서 정원 이야기가 늘 기쁜 것도 아니고, 정원이 이야기가 늘 슬픈 것도 아닙니다. 저희는 삶을 그저 받아들였어요. 그리고 ‘정원’에서 ‘정원이’와 ‘정원사’가 천천히 함께 살아갈 뿐이죠.
저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정원 가꾸기를 좋아했던 나는 아기가 들어섰을 때부터 많은 것을 꿈꾸지 않았다. 남들보다 높이 날아가기보다 세상에 깊이 자리 잡기를 바랐다. 그것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이의 다름이 우리 가족의 삶에 스며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했다.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임했으면 하고 후회가 불쑥 떠올랐다. 정원이의 ‘오늘’이 수월했으면 하는 마음은 언제나 있었다. 지나고 보니 뿌리내림의 속도는 저마다 달랐다. 어떤 식물은 늦게 심었어도 잘 자랐고, 꼭 빨리 심었다고 먼저 피지 않았다.
--- pp.30-31

식물을 키우면서 아이를 키운 시간을 되짚어보았다. 베란다 식물 사진을 보여주면 사람들은 비결을 물었다. 사진은 늘 식물이 예쁠 때를 골랐으니까. 애니시다(Cytisus scoparius)의 노란 꽃이 폭죽처럼 활짝 피었을 때 -그 순간을 영원히 붙들고 싶었다. 아이 사진도 마찬가지였다. 정지된 화면 속 정원이는 여느 아이와 다름없었다. 종일 지켜보고 적절한 순간에 말을 건네는 것은 신경이 곤두서는 일이었다. 입을 쭉 내밀고 귀여운 표정을 지을 때 정원이는 사랑스러웠다. 빛나는 눈으로 엄마에게 하트를 그려줄 때를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다. 햇살처럼 빛나는 순간을 사진에 담았다.
정원(이)을 ‘잘’ 키우는 비결이 있을까. 사진에는 동백꽃이 지는 순간도 있다. 보통 꽃이 톡 지는 순간은 잘 담지 않는다. 육아도 그랬다.
--- pp.84-85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이유 없이 무는 버릇도 점점 줄었다. 싫으면 긁지 않고 살짝 밀어내다가, 지금은 고개를 젓는다. 좋으면 까르르 웃다가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는 사랑하면 머리에 손을 대고 하트도 해주었다. 아이의 ‘표현수단’이 조금씩 늘면서 남을 아프게 하는 행동은 줄었다. 가끔 불쑥 올라오는 충동을 참을 수 없을 때는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날을 대비해서 미리 주변에 알렸다. 지금 정원이의 세계는 가족만 만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 p.108

아이와 함께 돌아오니 마당에 가우라(Gaura lindheimeri) 꽃이 피어 있었다. 진분홍 나비 모양의 꽃을 단 채 바람에 흔들렸다. 꽃은 모두에게 위로와 기쁨을 주었다. 선물처럼 찾아온 꽃 -정원이처럼. 추억을 꽃과 함께 저장해두었다. 어디서든 같은 꽃을 다시 만나면 각각의 추억도 함께 만날 수 있을 테지.
기억은 마음속에 살아 있는 한 송이 꽃이었다. 꽃은 자신의 계절에 피어날 것이다. 조금 늦든, 조금 빠르든, 그것은 꽃의 몫이다. 모두가 그저 꽃이기에.
--- p.141

때로는 ‘있어야 할 자리’에 놓아두는 것이 용기라는 걸 잊어버리고 있었다. 겨울의 나무들은 땅 위에 뿌리를 내렸으니, 정원이는 학교에서 좀 더 편안히 웃음꽃을 피우면 됐다. 누구에게나 그때그때 맞는 자리가 있었으니까. 언젠가 정원사의 눈물을 지켜봤던 나무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더 아름답고 풍성하게 자랄 것이다. 아이의 웃음꽃이 내 마음에 녹아들었다. 작고 연약했던 두 그루의 나무는 점점 크게 자라서, 기대어 쉴 수 있는 나무가 될 것이다. 그렇게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다 보면, 언젠가 내가 심은 나무들이 미래의 정원이가 쉴 그늘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봄을 기다리며, 나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요히 뿌리내리는 정원사로 살아가고 있다.
--- p.189

정원에서는 또 달랐다. 아이와 정원을 가꿀 때, 우리는 하나의 시간 안에 있었다. 내가 작은 호미를 건네면 정원이는 땅을 팠다. 그 자리에 천 원짜리 씨앗을 뿌렸다. 내가 물뿌리개에 물을 받아오면 아이는 흙에 물을 뿌렸다. 전정가위로 시든 가지를 자를 때는 아이는 옆에서 풀잎을 뜯었다. 정원에서는 아이도 날 열심히 지켜보았다. 우리는 함께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 p.204

출판사 리뷰

정원 이야기

플랜테리어, 반려식물, 식집사…… 콘크리트와 금속으로 쌓아올린 도시에서도 푸르른 식물과 함께 호흡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신조어들이다. 이 책 역시 그러한 도시 정원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늘이 잘 보이는 고층아파트 발코니에, 아파트 1층에 딸린 작은 마당에, 옥탑방 테라스에 오밀조밀 정원을 가꾸며 정원사는 숨을 돌린다. 새로운 식물을 만날 때마다 가슴이 뛰고, 그 아름다운 이름들을 마음에 새긴다.

정원이 이야기

하늘과 가까운 발코니 정원이 있는 집에서 태어난 정원이는 고양이를 닮았다. 고양이처럼 자기만의 영역이 중요했고, 그 영역을 누군가 침범하면 화들짝 놀라서 할퀴기도 한다. 때로는 식물을 닮아서, 맞지 않는 자리에서는 시들시들하지만 딱 맞는 자리에서는 풍성하게 자랄 수 있었다. 정원이는 그렇게 자기만의 우주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의학적으로는 자폐 스펙트럼이라는 진단이 내려졌다.

살아가는 이야기

정원사는 손바닥만 한 정원에서 식물을 보살피면서 정원이도 잘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때로는 정원도 정원이도 그냥 내버려두는 시간도 필요했고, 정원사 자신을 돌보는 여유도 있어야 했다. 정원을 가꾸다 정원이를 키우는 데 깨달음을 얻기도 했고, 정원이와 함께 정원을 만지며 그 순간을 즐기기도 했다. 하루하루를 보통의 일상으로 일궈나가는 삶이 그 자리에 있기에.

추천평

사람의 입술이 식물의 잎사귀와 닮았다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화분에 꾸준히 물을 주고 잎에 쌓인 먼지를 조심스레 닦아주는 일이 식물의 언어를 경청하는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다. 그런 태도로 타인의 언어를 경청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런 사랑을 타인에게 주고 싶다고 꿈꾼 적 있다. 식물을 돌보는 엄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그랬다. 선우는 꿈으로만 남겨져 있던 나의 소원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주제로 다룬 책을 참 많이도 찾아 읽어왔으나, 이 책은 유독 사랑이 가득하다. 선우를 통해 나는 다시금 배웠다. 타인의 언어를 점령하지 않는 사랑을. 이 세계에 도사리는 숱한 오해들을 물리칠 힘을 키워나가는 사랑을. - 임솔아 (시인, 소설가)
평범하게 살 거라 생각했던 내 삶.
특별한 아이를 만나 좌절을 겪고
그 삶에 적응해가는 이야기.
좌절은 특별한 사람만 겪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이 책은 누구나 참고할 만하다. - 이수민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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