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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afira Smith
권가람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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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늘 외우는 말이 있지, 행복한 결혼 생활의 비밀은 말이야, ‘그럼요, 내 사랑, 그렇게 합시다!’라고 모든 대답을 통일하는 거야.”
---p.39 “며칠이나 다녀오는지 알려주고 가실 생각은 있어?” “내 트렌치 코트 봤어?” ---p.50 “별일 아니야, 내가 골치 아픈 거 싫어하는 거 너도 잘 알지? 인생을 그냥 즐기고 싶구나….” ---p.73 “이제 저 사람 성격을 알 때도 됐잖니! 옛날 모습을 되찾은 거지 뭐. 좋은 게 좋은 거라 믿고 사는 사람, 언제나 골치 아픈 문제를 피해 도망 다니는 사람! 실은 저렇게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마음이 놓이긴 해. 내가 요즘 무슨 생각하는지 궁금하지? 중요한 건 바람을 피우냐 안 피우냐가 아니라, 진짜 마음이 어디를 향해 있느냐인 것 같아.” ---p.93 “정말 전철로 갈 거야? 내가 같이 가줄게.” “괜찮아, 안 와도 된다니까. 병원에서 당신은 정말 하나도 도움이 안 돼. 내가 무슨 거동이 불편한 사람도 아니고.” ---p.98 “저렇게 늙은 모습을 보는 게… 마음이 너무 힘들구나.” “알아, 알지. 아빠는 드라마 찍는 거 싫어하잖아.” ---p.119 “누가 알았겠니, 삶에선 가끔, 웃기 위해서 울어야 할 때도 있다는 걸….” ---p.1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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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쓸쓸함이 깃드는 모든 순간
언제나 내 옆에는 네가 있었지 『트러플』에서는 사람들의 보는 세상과 트러플이 보는 세상을 컬러로 구분해 표현한다. 실제와는 반대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흑백으로 펼쳐질 때 강아지 눈에 비친 세상은 밝고 환한 색깔로 빛나고 있다. 트러플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사람들의 신발과 고무호스, 풀숲의 안경처럼 바닥에 놓인 물건들이 커다랗게 존재하는 곳이다. 트러플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거나 잃어버린 물건들에 호기심을 보이다가 망가뜨리기 일쑤고 수풀과 소파 사이를 빠르게 질주한다. 더 크고 더 높다란 세상 속에서 강아지 트러플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갈 때 사람들의 시간도 제 속도대로 흘러간다. 이야기 속 시간은 트러플의 전 생애에 해당한다. 강아지가 성견이 되었다가 노견이 되어가는 동안 사람들도 나이를 먹는다. 정년퇴직을 맞은 호세 루이스는 잠시 낙담의 시간을 보내는가 싶지만, 이내 창업을 하고 다시 예전처럼 바쁜 출장길에 오른다. 중년에서 노년에 이르는 부부의 삶은 은퇴와 노화, 질병 등으로 이어지는 후반부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누구나 다 비슷하게 겪을 법한 지루하고도 평탄한 노년의 삶. 그런데 부부의 삶을 한겹 더 들어가 보면 거기에는 모든 관계에 필수적으로 존재하는 소외감과 쓸쓸함이 깃들어 있다. 아내에게 시시때때로 사랑을 표현하고 출장길에 선물을 잊지 않던 남편은 정말로 아내가 원하는 사랑을 주었을까? 출장길에 나서는 남편이 트러플에게 요란한 작별인사를 퍼부을 때 아내는 어째서 그렇게나 허전한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묘하게도 아내에게 잠시 온기가 돌던 시기는 남편이 은퇴 후 실의에 빠져 있던 때였다. 그러나 남편이 다시 일을 시작하고 활력을 되찾게 되자 아내는 남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중요한 건 바람을 피우냐 안 피우냐가 아니라, 진짜 마음이 어디를 향해 있느냐인 것 같아.” 아내가 암 투병 중에도 한사코 홀로 병원 진료를 받았던 것은 평생 회피형 남편에게 길들여졌거나 실망이 거듭된 나머지 아예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홀로 소파에 앉아 천천히 노쇠해져 가던 아내는 마침내 남편의 곁을 떠난다. 『트러플』은 인간이 바라보는 모노톤의 세상과 개가 바라보는 컬러풀한 세상을 번갈아 배치함으로써 무언가 바라보는 일이 보는 이에 따라, 자리에 따라, 입장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일러준다. 사실은 인간이 개보다 더 다채로운 색깔을 경험하는데도 이 작품에서는 개의 시선에 색깔을 입혀 트러플이 바라보는 부부의 세계를 따뜻하고 밝게 그린다. 개의 애정과 호의에 힘입어 밝게 빛나던 삶은 실제로도 그런 모습이었을까? 아내의 외로움도, 키우던 강아지의 짧은 수명도 외면하기 급급해하던 호세 루이스는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용기를 내 트러플에게 인사를 하러 간다. 그리고 뒤늦게 “삶에선 가끔, 웃기 위해서 울어야 할 때도 있다는 걸” 깨닫는다. 트러플이 환한 꽂밭을 신나게 뛰어가는 장면으로 끝맺는 이야기는 특별한 드라마가 없어도 우리 삶이 얼마나 많은 감정과 의미로 가득 차 있는지 보여주는 듯하다. 세상의 모든 개와 그 개들이 가르쳐준 사랑을 되새겨볼 수 있는 그래픽노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