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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미륵사지에서이별하는 돌운석 찾는 사람눈곱재기창첼로귀담양 참빗밥풀로 붙인 편지바닷가에 두고 온 아이태양의 아이의자보물쪽지구두에 창을 내다모래성모래별만어사에서수국저녁을 짓다후렴부만 기억나는 저녁제2부빵과 노동과 신한강유리벽을 향해 날아가다노인벼리듬의 역사베트남 난민 수용소의 추억주제가 있는 숲선납숲의 고양이 눈을 빌려풀과 구름과 나의 촌수를 헤아리다등나무 꼬투리 속의 폭풍설해목무덤가에 눈사람을 세워놓고공생염전소금의 결정입파도에서제3부심심하다는 말눈물 폭포물향기수목원신파처럼, 한번쯤은자정 가까이 폭설겨울밤에 바람이오래 미워한 자를 위한 문상흰옷의 느낌결혼기념일고래의 도시빵 나오는 시간오래된 골목 끝 화분 앞에 쪼그려 앉아콩나물국밥산에 걸린 잠수함망원동을 떠나며잠의 빈민거리에 나의 얼굴이 생겨날 때하이힐 블루스북광장의 명상사물의 탄생제4부젖은 새죽간본윤필암눈물의 왕쌀과 콩의 서예전혁림의 목욕 의자강요배의 한라산에 취하다술잔의 레퀴엠 그리고 송기원마라톤 타자기모과의 문장숲의 귀종이 유령녹슨 피목조집의 도둑소혹성해설│이찬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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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宅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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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에 다녀와야겠어가는 길이 우주여행 같을 거야”평범한 풍경에서 건져올리는 삶의 본질시력 27년이라는 세월 동안 여섯권의 시집을 펴내며 매번 시세계를 새로이 갱신해온 시인 손택수는 이번 시집에 이르러 한층 농익은 언어 감각과 완숙한 은유적 상상력이 어우러진 서정세계를 펼쳐 보인다. 그는 “해저 같은 고요 속으로/하얗게 지워진 것들의 목록을 작성”(「자정 가까이 폭설」)하며 아득한 그리움의 시간 속으로 잠겨들어 지나온 삶의 곡절들을 하나하나 되짚는다. “뜬 듯 만 듯 깨어 있던/가난한 나의 창”(「눈곱재기창」)과 “사물에 영혼을 입히는 당신들”(「의자」)에 대한 그리움은 어느새 “가슴팍에 귀를 대고 당신의 멈춰버린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귀」) 애틋한 감응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름도 집도 잊어버린 요양원”(「담양 참빗」)과 “침상에 종일 붙어 있던 노인”을 지켜보며 “사지를 움직일 수 없으니/눈물이 움직인다”(「밥풀로 붙인 편지」)고 말할 때,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사유의 폭이 더할 바 없이 깊고 넓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시인은 슬픔을 슬픔으로 두는 데서 그치지 않고, “사람으로선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을/매일같이 연습해”(「저녁을 짓다」)보며 그것이 더할 수 없는 “슬픔이고 아픔”인 동시에 “우리의 가능성”(「빵과 노동과 신」)이기도 함을 통찰해낸다. “반복되는 이 지루한 날들이 다시는 올 수 없는/천체의 일”(「운석 찾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시인은 일상의 평범한 풍경 속에서 삶의 본질을 날카롭게 포착해 우리 앞에 그려 보인다.한편 시인은 개인의 회한을 넘어 보편적 고독에까지 시선을 옮겨다 놓는다. 강변에 아파트가 들어선 탓에 “강을 잃어버린 강”의 “뻣뻣한”(「한강」) 흐름과 “폐지처럼 구겨진 노인들이/폐지 더미 수레를 끌고 가는 광장”(「북광장의 명상」)에서 문명사회의 이면을 직시하는가 하면, “진을 친 차벽 너머”로 “동지 밤에 사발통문이 폭발”(「리듬의 역사」)하던 가까운 어느 밤의 풍경을 소환하며 현실에 대한 통렬한 감각을 드러내기도 하는 대목에서는 시인의 실천적 면모가 유감없이 드러난다.“돌을 쥔다 차가울 줄 알았는데 온기가 있다나의 체온이 건너간 것이다”이처럼 삶에 대한 깊은 성찰로 빛나는 손택수의 시에는 낮은 존재들을 향한 사랑과 연민이 따뜻하게 배어 있다. “누구나 한번은 고아일 때가 있”음을, 그렇기에 “고아끼리 손을 잡고 견뎌야”(「바닷가에 두고 온 아이」) 함을 아는 시인은 “현실의 생활세계와 가치의 이상세계 사이에서 생겨날 수밖에 없을 무수한 어긋남”(해설) 속에서도 여유와 유머를 잃지 않고 삶의 그늘진 곳에서 웅성거리는 이들의 슬픔과 아픔을 간곡한 마음으로 품어 안는다.“떠나는 거 서운치 않게”(「이별하는 돌」) “사라질 것을 짓는 일이야말로 일생을 걸어볼 만한 사업”(「저녁을 짓다」)이라고 말하는 시인은 무수한 기억 속 풍경들을 슬픔이라는 가능성으로 되살려낸다. 그 태도에는 굴곡진 삶의 비애를 노래하면서도 결코 감상에 함몰되지 않는 단단한 시 정신이 깃들어 있다. 그것을 “꾸밈없는 꾸밈”(해설)의 미감이자, “텅 빈 백지의 아름다움”(「마라톤 타자기」)으로 반짝이는 단정한 서정의 한 경지라 말할 수 있으리라.시인의 말노래에 자신이 없으면 우는 아기라도 안아보자. 아기를 달래거나 재우기 위해 어릴 적 동요 몇 소절이라도 저절로 흥얼거리게 될 테니까.아기가 울면 하던 일 멈추고 달려와 노래를 불러주던 사람들을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내 안에 잠들어 있던 아기가 그리 깨어날지도 모르지.인형을 재우며 어른들을 기다리다 잠이 든 아이야, 이제는 내가 나를 안고 노래를 부른다.다 큰 내가 아기가 되어 듣는 노래, 나 같은 음치도 가객으로 만들어주는 노래.세상에 아무도 없으면 자장가라도 불러보자. 먼 어미도 오고 이웃집 누나도 오고 무서운 동냥치도 오고 지금은 없는 사람들도 노래를 따라오는구나. 그들을 재우는 노래를 내가 따라 부르는구나.자장가 속에 있으면 동가식 서가숙 뒹구는 돌멩이의 설움도 마냥 서럽지만은 않아서, 아야 때리고 차고 함부로 깨부수던 소리들까지 다 나의 노래가 되었는가 한다.2025년 봄 노작홍사용문학관에서손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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