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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장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유학 고전 독서의 의의 1. 서구심리학의 보편성에 대한 회의와 탈(脫)서구중심주의의 대두 2. 문화비교 연구와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의 고조 3. 동아시아 담론과 아시아적 가치 논의 4. 동아시아 사회에서 유학 사상의 현재적 위상 5. 동아시아의 문화적 정체성과 유학 고전 독서의 의의 제2장 공자의 인간관: 사회성·도덕성·가소성을 주축으로 한 인간 이해 1. 『논어』에 드러나 있는 공자의 인간관 2. 동아시아 유학 사상과 서구 자유주의의 인간관의 차이: 동·서 문화차의 근원 3. 유학 사상의 기본 얼개와 그 심리학적 함의 제3장 공자의 인성론과 심리구성체론의 문제 1. 『논어』에서 도출되는 인성론 2. 『논어』의 욕구심리학 3. 『논어』의 정서심리학 4. 『논어』의 인지심리학 5. 『논어』의 도덕심리학 제4장 공자의 군자론과 정신건강심리학의 문제 1. 『논어』에 드러난 군자의 특징 2. 군자가 되는 과정의 점진성 3. 군자와 소인의 대비: 정신건강의 기준 4. 심리치료의 목표와 과정 제5장 공자의 도덕실천론과 사회관계론의 문제 1. 공자의 도덕실천론: 복례론(復禮論) 2. 역할심리학의 문제 3. 분배정의의 문제 제6장 공자의 수양론과 자기발전론의 문제 1. 통제에 대한 인식의 문화차와 수양론 2. 유학적 수양론의 논리적 배경: 수양의 필요성과 그 가능 근거 3. 유학적 수양[修己]의 방안 4. 자기 수양의 성과와 지향 5. 수양론과 자기심리학의 문제 제7장 공자의 교육론과 공부론 및 그 인간됨과 사상의 특징 1. 유학의 교육론과 공부론: 도덕 인식과 실천의 방안 2. 공자: 그 인간됨과 사상의 특징 제8장 동·서 심리학의 지향과 보편심리학의 구상 1. 동·서 인간관의 통합과 동·서 심리학의 회통 가능성 2. 동·서 관점의 회통과 보편심리학의 추구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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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인의 문화적 정체성의 기반은 이 사회를 오랫동안 지배해 온 유학 사상이며, 이에서 도출된 유교적 가치관과 습성이 동아시아인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음은 의심할 나위 없이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동아시아인의 문화적 정체성의 원형은 바로 유학의 고전 속에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사회 전 분야에서의 개방(開放), 곧 세계화(世界化, globalization)의 물결이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오늘날에도 동아시아인들이 유학 고전, 특히 모든 유학 사상의 뿌리인 『논어』를 읽어야 하는 까닭인 것이다.
--- 「제1장, 동아시아에 대한 관심과 유학 고전 독서의 의의」 중에서 인간이란 부모와 자식, 형과 아우(어른과 아이), 군주와 신하, 남편과 아내, 친구와 친구 같은 관계 속의 존재이므로, 이러한 관계를 떠나서는 인간의 존재의의를 찾을 수 없다고 보는 것이 유학 사상이다. 곧 인간 존재의 의의를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도출되는 사회성에서 찾으려는 것이 공자로부터 비롯된 유학의 전통이다 --- 「제2장, 공자의 인간관: 사회성·도덕성·가소성을 주축으로 한 인간 이해」 중에서 공자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타인과 사회에 대해 가지는 관심과 배려의 근거가 되는 도덕성, 외계 사물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인식의 근거가 되는 지적 능력, 자기 자신 또는 다른 사람을 참조 대상으로 하여 촉발되는 감정, 그리고 생물체나 사회적 존재로서 가지는 욕구를 태어날 때부터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곧 사람의 본성을 덕·지·정·의라는 사분체계로 개념화하여 받아들이는 것이다. --- 「제3장, 공자의 인성론과 심리구성체론의 문제」 중에서 개체적 존재로서의 개인보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러한 집단주의적 삶의 양식을 지니고 살아 온 동아시아인들이 그려온 이상적 인간은 유학 사상에서 제시하는 군자(君子)와 성인(聖人)이었다. 군자와 성인은 스스로가 도덕 주체임을 인식하고 일상생활에서 유학적 덕성을 체현함으로써 스스로가 성덕(成德)할 뿐만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는 다른 사람들도 덕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또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려는 삶의 태도를 지니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다. 곧 개체적 존재에만 머물지 않고, 스스로를 타인과 공동체에까지 미루어 가는 존재 확대(存在擴大)가 유학 사상에서 보는 이상적 인간의 기본 특징인 것이다. --- 「제4장, 공자의 군자론과 정신건강심리학의 문제」 중에서 예의 효용 가치는 사회생활에서 조화를 이루는 일이어서, 일상생활에서 도덕성을 실천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사람들 사이에 조화가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나 오로지 조화만을 취하려 한다고 해서, 저절로 사람들 사이에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어떤 일을 하든지 사람들과의 사이에 지켜야 할 예의 규범을 따르고 예로써 절제하여야 사회관계에 조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논어』에서 제시되고 있는 논리이다. 이와 같이 예의 효용 가치, 그리고 그 일상적 실천의 목표는 사회관계에 조화를 이루는 일이다. --- 「제5장, 공자의 도덕실천론과 사회관계론의 문제」 중에서 공자는 군자와 소인의 차이는 바로 스스로의 잘못을 인식하고도 이를 고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고까지 본다. 공자는 “사람의 잘못은 각기 그 사람의 도덕적 수양에 따라 다른 법이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범하는 잘못과 이에 대한 대처 방안을 보면, 그 사람이 어진 사람인지 그렇지 못한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고 하여, 이러한 관점을 피력하고 있다. --- 「제6장, 공자의 수양론과 자기발전론의 문제」 중에서 도덕 인식과 그 실행이 통합되어야 한다는 것은 유학의 전통이다. 이러한 입장을 공자는 “도(道)를 깨달아 알기만 하는 사람은 그것을 실천해 보아서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그것을 좋아하기만 하는 사람은 그것을 체현하여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표현하기도 하여, 사람이 해야 할 일, 곧 도덕성의 인식과 실행이 통합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 「제7장, 공자의 교육론과 공부론 및 그 인간됨과 사상의 특징」 중에서 초기의 문화비교 연구들에서는 서구 개인주의 사회인들은 동아시아 집단주의 사회인들보다 스스로를 독특한 사람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할 뿐만이 아니라 자기존중감의 수준도 높다고 보고, 이러한 결과를 지속적으로 밝혀내었다. 이러한 결과들에 대한 초기 학자들의 해석은 다분히 서구중심적인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들에서는 서구인들이 동아시아인들보다 모든 특성과 능력의 영역에서 스스로를 독특하다고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또 서구인들의 자기존중감의 수준이 동아시아인들보다 항상 높게 검출되는 것도 아닐 것이라는 가능성이 밝혀지고 있다. --- 「제8장, 동·서 심리학의 지향과 보편심리학의 구상」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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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고전을 “교양”이 아니라 “이론”으로 읽는 시도
『논어』에서 도출되는 심리학적 체계의 재구성 ‘논어 읽기’는 흔히 윤리적 격언이나 삶의 처세를 배우는 일로 환원되기 쉽다. 그러나 학술적 관점에서 『논어』의 핵심은, 개별 문장에 담긴 교훈의 수준을 넘어 인간이 어떤 존재이며 어떤 조건 속에서 형성되고 변화할 수 있는가를 둘러싼 일관된 인간 이해에 있다. 『논어의 심리학적 이해』는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해, 『논어』를 ‘도덕적 잠언집’이 아니라 인간 심성과 행위의 구조를 설명하는 사유 체계로 읽어 내고자 한다. 저자는 오랜 기간 “유학 고전에 드러나 있는 심리학적 함의”를 탐색해 온 연구의 연장선에서, 공자의 사유를 현대 심리학의 언어로 재구성할 수 있는 논리적 경로를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고전의 권위를 근거로 결론을 강요하기보다, 개념의 정의와 범주화, 논리적 연결, 해석의 절차를 통해 학술적 검토 가능성을 확보하려는 태도가 두드러진다. 이 책의 논지 전개 방식은 『논어』의 문장을 곧장 현대 심리학의 개념으로 치환하는 단순 번역이 아니다. 오히려 공자의 인간관을 구성하는 핵심 가치와 전제를 먼저 추출한 뒤, 그것이 유학의 제 이론 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조직하는지, 그리고 그 체계가 인간의 심성과 행위를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단계적으로 논증한다. 즉 ‘구절→해설’의 직선적 방식이 아니라 ‘인간관→이론 체계→심리학적 의미’로 이어지는 분석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유학 고전 해석과 심리학 이론화 사이의 접속을 방법론적으로 정식화한다. 이러한 접근은 『논어』를 텍스트 내부의 의미망으로만 가두지 않고, 이론 구성의 관점에서 다시 읽도록 하며, 결과적으로 고전 읽기를 학술적 논의의 장으로 확장한다. 사회성·도덕성·가소성: 공자의 인간관을 이루는 세 축 문화차의 근원을 “인간관”에서 묻다 책의 중요한 기여 중 하나는 공자의 인간 이해를 사회적 관계체로서의 인간(사회성), 덕성 주체로서의 인간(도덕성), 무한한 가변체로서의 인간(가소성)이라는 세 개의 주축으로 정리하고, 이를 동아시아 유학의 기본 얼개로 제시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사회성’은 개인을 고립된 단위로 상정하기보다 관계 속에서 정체성과 행위 규범이 형성된다는 관점으로 이어지고, ‘도덕성’은 인간을 규범 판단과 실천의 주체로 이해하게 하며, ‘가소성’은 인간이 교육·수양·학습을 통해 자기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전제한다. 이 세 축은 서로 병렬적으로 나열되는 성질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도덕이 요청되고, 도덕의 요청이 수양과 변화의 가능성을 호출하는 방식으로 상호 연결된다. 따라서 공자의 인간관은 인간을 “관계적이며 규범적이고 변형 가능한 존재”로 파악하는 통합적 틀로 이해된다. 이 틀은 동아시아 사회와 서구 자유주의 사회의 차이를 단순한 제도·행동 양식의 차이로 환원하지 않도록 만든다. 오히려 인간의 존재의의, 핵심 특성, 자기 향상의 경로에 대한 가정 자체가 다르다는 점-곧 인간관의 차이-에서 문화차의 근원을 묻게 한다. 다시 말해, 동일한 심리 현상처럼 보이는 것도 어떤 인간관을 전제하느냐에 따라 해석의 방향과 연구 질문이 달라질 수 있으며, ‘보편’을 자처해 온 심리학적 범주가 실제로는 특정 문화의 인간관을 반영할 수 있다는 반성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본서는 유학 연구서이면서 동시에 문화심리학·도덕심리학·사회심리학의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으며, 서구 중심 심리학의 보편성에 대한 성찰이라는 학문적 과제와도 연결된다. 특히 “문화의 차이”를 관찰 가능한 표면 현상에서 설명하려는 시도 대신, 인간 이해의 전제와 이론적 기반을 점검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이동시킨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 인성론·군자론·도덕실천론·수양론 네 이론 체계로 엮어낸 『논어』의 심리학 저자는 유학의 여러 논의가 궁극적으로 ‘인성론’을 기반으로 성립한다고 보고, 공자의 사유를 네 갈래의 통합적 이론 체계로 정리한다. 인성론은 인간이 갖추고 태어나는 본유적 요소와 심적 구조를 탐구하며, 군자론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상태와 그 기준을 제시한다. 도덕실천론은 사회적 삶의 양태를 구체화해, 규범이 실제 관계와 제도 속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조정되는지를 다루고, 수양론은 현실적 인간이 이상적 인간상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학습, 성찰, 훈련의 방법론을 제안한다. 이 네 체계는 ‘인간은 무엇인가’에서 출발해 ‘어떤 인간이 바람직한가’, ‘그 바람직함은 사회 속에서 어떻게 실천되는가’, ‘그 실천은 어떤 심리적 과정을 통해 가능해지는가’로 이어지는 하나의 연쇄로 구성된다. 그 결과 『논어』는 단편적 규범의 집합이 아니라 인간 이해-규범-실천-변화의 구조를 포괄하는 체계로 읽히게 된다. 특히 인성론 논의에서 저자는 도덕성만을 인간 본성의 전부로 환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인간이 도덕성·지적 능력·욕구·감정의 체계를 함께 갖추고 있다는 관점(사분체계론)을 기본 논지로 제시한다. 이는 도덕적 행위를 단순히 ‘선의지’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욕구와 감정의 역학, 인지적 판단, 사회적 관계의 압력 속에서 도덕 실천이 어떤 조건과 과정을 통해 성립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여지를 제공한다. 다시 말해, 『논어』의 논의는 ‘선한 말의 집합’이 아니라 욕구와 감정의 작동, 규범과 실천의 연결, 자기 성찰과 변화 가능성을 한꺼번에 다루는 심리학적 구조로 읽히게 된다. 또한 군자론과 수양론의 논의는 ‘이상적 인간상’이 추상적 규범으로 끝나지 않고, 심리적 형성 과정과 자기 조절의 메커니즘을 포함한 실천적 이론으로 구성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학술적 독자를 위한 참고점 고전 해석과 현대 심리학의 접속면을 넓히다 『논어의 심리학적 이해』는 유학 텍스트의 의미를 해설하는 데 머물지 않고, 동아시아 고전이 현대 심리학의 이론·연구 담론과 어떻게 접속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다시 말해, 고전을 ‘권위’로 호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전이 제공하는 인간관의 전제와 논리 구조를 분석해 심리학적 논의로 전환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때 핵심은 동양 고전을 서구 이론의 사례로 종속시키거나, 반대로 서구 심리학을 단순히 ‘서구의 특수성’으로만 격하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상이한 인간관이 어떤 질문을 가능하게 하고 어떤 설명을 촉진하거나 제약하는지를 검토함으로써, 비교와 통합의 학문적 조건을 마련하는 데 있다. 이러한 접근은 유학·동양철학 연구자뿐 아니라 문화비교 심리학, 도덕·성격 연구, 사회적 관계와 규범의 심리학을 연구하는 독자에게도 유의미한 분석 틀을 제공할 것이다. 더 나아가, 고전 해석이 인문학 내부의 해설에 머물지 않고 경험과학적 담론과의 접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학제 간 연구의 관점에서도 참고할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