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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때는 오지 않는다
어느 독성학자의 실험실 바깥 이야기
최진희
청과수풀 2026.02.13.
베스트
생명과학 36위 생명과학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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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추천의 글(서울시립과학관 유정숙 박사)
추천사
작가의 말
들어가기에 앞서- 왜 환경과 독성을 함께 이해해야 할까?

1부 독성 위로 쌓인 세계

- 사라지지 않는 화학물질
- 우리 생활에 깊이 연결된 독성학
- 환경오염은 언제 막아야 할까?
- 유전자는 총알, 환경은 방아쇠
- 환경과 보건, 결국 하나의 이야기

2부 생명 너머에서 연구하기

- 나는 다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다
- 동물실험 없이 잘할 수는 없을까?
- 사람과 동물, 환경이란 연속선에서
- 알려진 독성 정보는 빙산의 일각일 뿐
- AI가 독성을 예측한다고요?
- 한 번의 실험이면 충분하다

3부 나의 독성학 연구일지

- 실험 독성학자에서 데이터 독성학자로
- 독성, 어떻게 추적할 수 있을까?
- 보이지 않는 공기, 가장 잔인한 실험
- 알레르기, 당뇨… 환경성질환, 미리 예측할 수 있을까?
- 바다거북은 정말 플라스틱 때문에 죽은 걸까?
- 가습기살균제 참사, 잊어서 안 될 이야기
- OECD 국제회의 경험이 내게 남긴 것

· 플러스 연구노트. 우리나라의 화학물질 관리체계를 만들 때까지

4부 앞선 미래로

- 과학과 정책 사이에서
- 화학물질 관리에는 유죄 추정의 원칙이 필요하다
- 처음부터 독성 없는 물질을 만들 수는 없을까?
- 진짜 독성학자는 실험실 바깥에서 싸운다
- 창업, 연구의 끝을 맺기 위한 새로운 시작
- 파라셀수스를 만나다

나가는 말ㅡ 모든 점은 연결되어 하나의 길을 만든다
참고 자료

저자 소개1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뒤 프랑스 파리 11대학교에서 환경독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서울시립대학교 환경공학부에서 환경독성학과 위해성 평가를 가르치고 연구하고 있다. 동물대체시험법(NAMs), AI 기반 독성예측, 인체와 생태계를 아우르는 원헬스 독성학을 바탕으로, '안전'을 중심에 둔 과학이 어떻게 사회를 바꿀 수 있는지를 고민해오고 있다. 이 책은 그 고민의 기록이자 과학을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지키는 언어로 전달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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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80g | 135*205*15mm
ISBN13
9791198958860

책 속으로

학생들에게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독성학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Chemico-Bio Interactions'이다.” 여기서 Chemico는 '세상'이고, Bio는 '나'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즉, 독성학은 나와 세상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입니다. 화학물질이 내 안으로 들어올 때 나의 생명 체계는 반응하고 적응하며 때로는 상처받습니다. 그 치열한 과정이 바로 '독성'입니다. 그래서 독성학은 인생의 은유이자 가장 실제적인 '삶의 과학'이기도 합니다.
---pp.14-15

오늘날 독성학은 단순히 '독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를 묻는 학문을 넘어섰다. 인류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동시 에 사회와 산업이 의존하는 수많은 화학물질을 어떻게 안전하게 관리하고 사용할 것인가를 탐구하는 과학이 된 것이다.
---p.21

앞으로의 장에서 우리는 환경독성학을 통해 화학물질이 어떻게 우리 일상과 연결되어 있고, 어떤 방식으로 위험을 만들어내며, 그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과학과 사회가 어떤 노 력을 기울여 왔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환경을 매개로 한 독성학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독성학이 단순한 실험실 학문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지켜내는 과학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p.24

화학물질은 '연구 생애 주기'가 다를 뿐 결코 다른 문제가 아니다. 오늘 해결한 문제 위에 또 다른 문제가 쌓이고, 그렇게 지금도 새로운 문제들이 축적되어 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과거와 현재의 화학물질들이 겹겹 이 축적된 환경 위에 놓여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p.31

내가 환경독성학 수업 중 이 부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바로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화해야 환경문제의 사전 예방적 관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독성물질이 체내에서 어떤 방식을 통해 작용하는지, 생물체와 생태계가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받는지 이해하는 과정은 단지 독성학의 개념을 아는 것을 넘어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는 경험이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오염 정화 기술이 아니라 '왜 오염이 생겼는가'를 묻는 것이다. '독성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이 환경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보다 중요한 때다.
---p.45

사각사각 쥐들이 움직이는 소리,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퀴퀴한 냄새. 오늘도 8층 동물실 엘리베이터를 내리며 내 몸은 본능적으로 긴장했다. 실험용 쥐를 케이지에서 꺼내 항암제(정확히는 항암제 신약 후보인 식물 추출물) 주사를 주고 마취액이 들어 있는 큰 통에 쥐를 잠시 넣었다가 꺼낸다. 쥐는 잠시 마취되어 있다. 나는 마취된 쥐를 거치대에 빠르게 고정하고 심장 초음파를 찍는다. 그리고 다시 케이지에 넣는다. 이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한 지 8개월이 넘어가고 있었다. 의과대학 약리학 교실에서 박사후연구원 기간 동안 한 실험이 었다.
---p.67

동물실험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와 반복되는 시험 설계, 윤리적 부담, 낮은 예측력의 문제 역시 동시에 불거지고 있었다. 워크숍에 모인 유럽 각국의 과학자, 규제기관 전문가, 정책 담당자들은 그 자리에서 이렇게 묻기 시작했다. "동물 없이 더 잘할 수는 없을까?" 당시에도 동물실험을 대체할 개별 기술들은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이들이 제도 안에서 통합된 언어로 논의된 적은 없었다. 그리하여 이 워크숍에서 다양한 대체시험법과 예측모델들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공유되었다. 그 결과 '신규접근법(New Approach Methodologies)' 줄여서 NAMs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하게 된다.
---pp.73-77

화학물질이 몸속에 들어왔을 때 일어나는 일은 마치 도 미노 게임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도미노 하나가 쓰러지는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어떤 물질이 우리 몸속 단백질이나 수용체에 달라붙는다(첫 번째 도미노). 그러면 그 변화가 세포 기능 이상으로 이어지고(두 번째 도미노), 염증이 나 조직 손상 같은 문제가 생기며(세 번째 도미노), 결국 질병 이나 건강 피해라는 마지막 큰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이다. 이 과정을 '독성발현경로(AOP)'라고 부른다. 작은 분자 수준의 사건이 어떻게 차례차례 쌓여 결국 눈에 보이는 결과 로 이어지는지를 지도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p.120

키오스트(KIOST)는 해변으로 떠밀려온 폐사한 바다거 북을 분석하며 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 구한다고 했다. 해부한 바다거북의 배 속에는 실제로 플라스 틱이 가득 차 있다고 한다. 그러나 바다거북이 정말 플라스 틱 때문에 죽은 것인지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고 말했 다. 멸종위기종인 바다거북을 대상으로 강제로 플라스틱을 주입하고 독성을 분석하는 실험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험 없이 플라스틱 속 화학물질이 바다거북의 몸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때 문 득 이 문제를 분자도킹에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p.136

2011년 봄, 나는 미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부터인가 한국에서 이상한 소식들이 들려왔다. 임신부 와 갓난아기가 잇따라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환으로 사망하 고 있다는 보도였다. 폐 조직이 급격히 섬유화되며 폐렴까지 겹쳐 결국 호흡이 멈추는 사망. 처음에는 바이러스나 병원성 세균에 의한 감염으로 추정했지만 감염병은 아니라는 발표 가 반복되었고, 원인은 미궁이라는 뉴스가 한동안 계속되었 다. 그러던 중 마침내 역학조사|1|를 통해 하나의 공통점이 포착되었다. 환자들은 모두 실내에서 가습기를 사용하고 있 었고, 단순히 물만 넣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살균 효과가 있 다고 광고된 세정제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이 제품 '가습기살균제'였다. 이후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통해 가습기살균제 사용과 폐 손상 간의 연관성을 수치로 보도했다. 발표된 오즈비는 무려 47.3. 나는 그 숫자를 처음 들었을 때 도저 히 믿기지 않았다. 독성학자로서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오즈비 값을 접해왔지만, 이처럼 압도적인 수치는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일반적으로 오즈비가 2정도만 되어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연관성을 가진다고 보는데, 47.3이라는 숫자는 그 자체로 인과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과학적 경고였다.
---pp.141-142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연구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위원으로 일하며 알게 됐다. 과학적 언어는 지나치게 복잡했고, 시민들의 분노는 정당했으며, 기업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사실만이 아니었음을.
그때 깨달았다. 진짜 독성학자는 실험실 바깥에서도 싸운다는 것을.
---p.189

독성은 화학물질과 생물 사이의 해로운 상호작용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물질이 생체 내에서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루는 것이다. 결국 독성학 연구는 외부와 내부의 만남, 세상과 나 사이의 관계를 탐구하는 학문이기도 하다. 말했듯 어떤 물질이 독이 되느냐는 그 물질 자체의 속성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같은 물질이라도 개인의 체질, 연령, 건강 상태, 노출 상황 등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파라셀수스는 일찍이 이를 알고 있었던 게 아닐까. 독성은 단순한 물질의 문제가 아니라 결국 '관계의 결과'임을. (201쪽)
연구하는 매일매일이 즐거워 아침 일찍 실험실로 향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느 날은 전날의 실험 결과가 궁금한 나머지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실험실까지 뛰어간 적도 있다. 샘플링이 많을 때는 다음 날 아침에 실험을 바로 시작할 수 있도록 시료와 튜브를 집에 가져가 라벨링을 해두기도 했다. 그 시절, 나는 그야말로 몰입해 있었다. 무엇보다 연구에 빠져 있었다. 독성학은 화학물질이 생물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연구하는 분야이기에 생물학적 기반이 중요한데, 왜 학부 때는 생물학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는지 스스로도 신기할 정도였다.
---pp.204-205

돌아보면 연구는 늘 한 점에서 또 다른 점으로 이어지는 과정이었다. 실험실의 작은 발견은 연구실 바깥으로 나아가 사람들의 일상에 닿았고, 개인의 배움은 국경을 넘어 다른 연구자들과 이어졌다. 흩어져 있던 점들은 시간이 지나 하나의 선이 되었고, 그 선은 다시 새로운 길을 내주었다.

---p.206

출판사 리뷰

처음부터 독성 없는 물질을 만들 수는 없을까?
독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를 넘어 안전의 언어로서의 독성학

독성은 용어에서 풍기는 위험성과 공포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꺼려지는 물질로 해석되곤 한다. 그러나 느낌과 상상 속 공포로만 떠도는 독성을 연구하는 독성학은, 실제론 독성물질의 위험성을 미리 예측하고 사전 예방적 방법을 적극 모색함으로써 사회와 환경의 ‘안전과 보호’를 일찌감치 생각하는 학문이다. 즉, 화학물질 독성의 위험성을 발견하고 적극 규제하려는 안전 과학으로서 역할한다. 독성학은 결코 공포와 경고의 언어로 미래를 예측하지 않는다. 차분하게, 또 미래를 적극 보호하려는 자세를 가진 ‘삶과 가까이 맞붙은 과학’이다.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그 길 위에 독성학이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바로 이것이다. “독성학은 특정 전문가들만의 난해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의 언어라는 것.”(15쪽)

이 책이 주목하는 분야는 환경독성학이다. 환경독성학은 독성이 인간을 비롯한 생명과 환경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이해하고 거기서부터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질문한다. 매체에서 익숙하게 듣던 ‘지속가능한 발전’ ‘사전 예방’ 등의 용어가 바로 이 환경독성학의 주요한 관점이다. 무엇보다 환경독성학의 시초가 미국의 과학자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라는 점은 의미가 깊다. 레이첼 카슨이 DDT가 환경에 끼치는 해악을 정면으로 제기하지 않았다면, 사전 예방이란 더 늦은 미래의 일이었을지 모른다.

저자는 이런 환경독성학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강의에서 꼭 사전 예방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말한다. 여전히 많은 학생이 환경문제가 발생한 뒤 사후 처리를 하는 게 좋겠다는 공학적 해결책을 최선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오염되고 최첨단 처리공학 기술을 동원하여 처리하는 것이 더 좋을까요? 아니면 오염이 생기지 않도록 평소에 모니터링하고 사전 감시해서 환경오염을 미연에 예방하는 것이 더 좋을까요?" 물으면 (...) 이미 벌어진 '오염을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답하는 학생들이 꽤 많다. 건강 문제에선 예방을 떠올리지만 환경문제는 사후 처리라고 답하는 것이다. (41쪽)

인간과 환경, 동물을
하나의 연속선에서 이해하다

나아가 독성은 환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의학과 보건까지 아우르며 넓게는 인간과 환경, 동물까지 하나의 연속선에 두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저자가 이러한 확장된 사고를 갖게 된 이유에는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적 연구와 경험이 그 바탕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분야에 대한 꾸준한 파고듦’이 덕목이던 시기였기에, 한편으론 불안과 압박을 느껴야만 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결국 여러 분야에서 쌓인 폭넓은 연구 경험이 저자에게 커다란 기회가 됐다. 환경을 넘어 생명의 실제성을 이해하고, 동물 없이 독성을 실험하기 위한 연구 등으로 나아가며 자기만의 연구 분야를 찾게 된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 경험은 연구와 논문 작성에 그치지 않고, 성과가 실제로 활용되는 방안까지 고민하게 한 계기가 됐다. 창업을 하게 됐고, 시민과 활동가, 기업인을 직접 만나며 실험실 바깥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나는 박사과정 시절과 박사후연구원 시절, 생태독성학에서 인체독성학으로 분야를 옮겨간 이야기를 비롯해 당시 한 우물을 파지 못했다는 불안감과 혼란스러움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다 내 실험실을 꾸리고 연구를 거듭하며 비로소 깨달았다. 두 분야를 오가며 겪은 혼란의 시기 덕분에 기존에는 보이지 않던 '연결고리'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가습기살균제를 연구하고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으로 일하며 알게 됐다. 과학적 언어는 지나치게 복잡했고, 시민들의 분노는 정당했으며, 기업의 반발은 예상보다 거셌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 사실만이 아니었음을. 그때 깨달았다. 진짜 독성학자는 실험실 바깥에서도 싸운다는 것을.”

“동물 없이 잘할 수는 없을까?”

그 과정에서 저자가 더 이상 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으니, 바로 동물실험이다. 신약 후보를 검증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진행하며 그 잔인함과 부정확성을 깨닫곤, 다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게 됐다. 특히 흡입독성 연구를 위한 동물실험은 그 잔인함 때문에 실험자조차 차마 마주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런 저자의 선택은 오랫동안 학계에서도 공유되어왔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동물 없이 잘할 수는 없을까“에 대한 생각을 마침내 발전시킨 게 바로 신규대체법(NAMs)이다. 책에서 소개하는 고속대량스크리닝, 신규대체법(NAMs), 독성발현경로 등의 실험법은 과학계의 노력 끝에 발전한 동물대체 연구의 대표적 사례다. 또한 저자가 꾸준히 연구해온 독성예측 연구 분야이기도 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독성 없는 물질을 설계하고, 미리 독성을 예측하려는 현대 독성학의 흐름 역시 책에 담겨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독성 위로 쌓인 세계’에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독성의 사전 예방을 비롯해 환경독성학, 의학과 보건의 상호작용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한다. 2부 ‘생명 너머에서 연구하기’에선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독성학자들의 노력과 동물대체실험법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다. 3부 ‘나의 독성학 연구일지’는 저자가 30년간 독성학자로서 경험한 연구 현장의 기록이다. 독성이 어떻게 발현되는지 연구한 기록을 비롯해 가습기살균제 참사 실태, 바다거북의 죽음과 플라스틱 연관성 조사 등을 통해 저자가 맞닥뜨렸던 인간적 고민과 감정을 풀어냈다. 플러스 연구노트에선 우리나라 화학물질 관리체계를 만들었던 과정을 구체적으로 담았다. 4부 ‘앞선 미래로’에선 연구가 정책과 규제로 이어지는 과정, 처음부터 안전하게 독성물질을 만드는 실험법을 소개해 더 안전한 사회를 위해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모든 것은 독이며, 용량이 독을 결정한다.” 16세기 연금술사이자 독성학자인 파라셀수스가 일찍이 설파한 독에 관한 진실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저자의 말처럼 “화학물질이 내 안으로 들어올 때 나의 생명 체계는 반응하고 적응하며 때로는 상처받는다.” 그 치열한 과정이 바로 '독성'이다. 독성학은 (…) 가장 실제적인 '삶의 과학'이다.

《완벽한 때는 오지 않는다》란 제목은 완벽과 사실을 추구해야 하는 과학의 세계에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저자의 알아차림에서 비롯됐다. 지금 만들어낸 결과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한 사람의 이야기다. 저자는 앞으로도 완벽함을 목표로 하기보다 알고 있는 것에서 이룰 수 있는 것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독성학이란 학문을 진심으로 사랑한 한 과학자의 일지이기도 하다.

추천평

영문을 모르는 고통 속에 놓인 동물의 표정을 본 적?있다. 우리에게 이 장면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면?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는 명확하다. 이 책은 과학의 미래가?동물의 안전·자유와 결코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잘?보여준다. 그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과학자의 존재가 그런 미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도.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동물 없이도, 아니 동물과 함께 더 잘할 수 있다. - 박소영 (기자, 『살리는 일』 저자)
이 책은 환경과 사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학문으로서의 독성학을 현대 사회의 이슈와 맞물려 심층적으로 분석함과 동시에, 저자의 오랜 현장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독성학을 '생활 수필처럼?쉽고 잔잔하게 풀어낸 글'이다. - 박광식 (교수, 동덕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독성학 연구실)
이 책은 학문적 가치 그 이상을 담은, 숭고하고 따뜻한 과학의 이야기다. 최진희 저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독성학의 언어로 풀어내고, 동물실험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과학의 방향을 소개한다. 세상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 저자가 품어온 책임과 온기를 차분히 전한다. - 최윤형 (교수,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이 책은 독성학의 패러다임 전환 속에서 동물실험에 의존하던 전통적 안전성 평가를 넘어, 인간 관련성이 높은 새로운 접근 방법(NAMs)과 동물실험대체법의 가능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특히 연구 동물의 대체, 감소, 개선을 뜻하는 3R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면서도, 보다 과학적이고 예측력이 높은 독성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대한민국의 동물권과 동물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 지는 만큼, 이 책은 독성학 연구자와 규제기관, 시민사회가 '사람과 동물, 환경 모두에게 더 나은 안정성 과학'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는 데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독성학 기초 연구와 안전 규제 정책의 최전선에서 동물실험 축소와 대체법 확산을 고민하는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 송우진 (휴메인월드포애니멀즈 한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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