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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떠나온 세계들은 멈추지 않고 계속 돌아간다. 여러 세계를 접하는 경우, 그 세계들은 각기 서로에게 고통이 된다. 몇 광년이 걸리는 여행에서는 우리가 떠나온 세계가 우리보다 빨리 늙어버리기 때문에 그 세계를 다시 찾을 수 없는 것과 같다. 라오스에는 '사는 게 그런거야(chivit ko pen hep ne)'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은 머나면 여행을 떠나면서 친구에게 남기는 말이다. 우리는 어쩌면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 그 사실을 우리는 출발할 때 이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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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로 된 우리 집 지붕 위로 돌멩이 구르는 소리가 이따금식 들린다. 동네 아이들이 고양이를 쫓는 소리다. 언젠가 아침에는 학교로 가던 아이들이 우리 집 수위에게 고양이 한 마리가 지붕 위에 살고 있다고 일러주었다.
어쩌면 이 병든 새끼 고양이는 내가 프랑스인이라는 걸 알고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돌멩이로 머리를 두 번씩이나 얻어맞은 건 아닐까? 녀석은 결국 도망은 가는데 그다지 서두르지는 않는다. 잠시 따라가 본다. 아픈 게 틀림없다. ---p.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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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간에서는 존재들이 떠다닌다.마치 나비족속마냥.허리에 띠를 두른 가냘픈 사람들이 땅 위를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것 같다.어린아이들은 초록색의 긴 치마를 둘렀고,나무에서 얻은 아주 밝은 노란색 가루로 이마와 뺨을 분칠했는데,그것이 캐러멜색 피부빛과 어우러져 옅은 황금빛을 띤다.어린 승려들은 법당의 불상 옆구리에 생겨난 벌집을 자랑스레 우리에게 보여준다.그들은 법당 거적 위에서 밤을 지샌다.벌들과 함께 잠을 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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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갔어. 밖에서 잔 네 개를 씻어 흰 행주로 닦았지. 그리곤 방금 네가 전화로 내게 일러준 것처럼 그들 앞에서 울지 않기 위해 다시 올라왔어. 난 오늘 다른 사람들과 아래층에서 저녁을 먹어야만 해. 식사 후엔, 안전하진 않지만 날 부르는 저 언덕으로 올라가리라 다짐했어. 저녁이면 그 언덕은 마치 속이 빈 것만 같아. 언덕을 관통해서 건너편으로 갈 수 있을 듯이 말야.
모든 게 이미 지난 일이야. 남은 것이라곤 몇주 전부터 내 심장을 내리누르는 엄청난 중압감뿐. 하지만 눈물이 쏟아지려던 순간엔 이미 모든 게 있었어. --- p.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