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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의 얼굴
레비나스의 ‘얼굴’을 관계 윤리로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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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이웃의 얼굴을 만나면서 … 4

1장 이기적 나

1. 이기적인 너무나 이기적인 … 22
자기중심과 무관심의 얼굴 | 폭력, 돌이킬 수 없는 | ‘우리’라는 말 | 어둠, 어린 시절 | 불면과 갇힘 | 즐거움, 그리고 살아 있다는 느낌 너머 | 분리의 그림자와 경계 | 내 것은 없다
2. 불안과 ‘나’ 됨 … 49
자폐증 | 불안 | 여기와 지금 | 이기심의 무게 | 집 | 가족이 있다 | 노동의 자기중심성 | 나는 고독이 좋은가 | ‘그저 있지’ 않게
3. 이기심의 관계학 … 78
모르는 사람, 아는 사람 | 혼자 길 걷기 | 관계 맺기의 실패 | ‘주체’ 이야기 | 주체 너머 | 서로주체성 | 개인 자아에서 관계 자아로 | 몸의 겹 구조

2장 나와 너

1. 나와 다른 너 … 115
사람이 너무 많다 | 외면과 대면 | 나를 넘어 | 타인의 발견 | 타인은 나와 어떻게 다른가 | 차이 | 타인의 윤리학으로 | 너와 나 사이에 섬이 있다
2. 만남의 윤리 … 139
‘그저 있음’에서 타자 경험으로 | 타인 우위의 비대칭성 | 손해를 본다는 것 | 윤리는 수동적이다 | 나는 다시 아이가 된다
3. 우리 사이 … 161
타자 이후 | 무관심의 유혹 | 관계 가치 | 이기심, 그 숨어 있는 낙인 | 이기심 직면하기 | 정직 | 공감을 두려워하지 말자 | 간섭하기 | 접촉과 친밀

3장 얼굴

1. 얼굴의 기호학 … 194
얼굴이 말하다 | 스쳐 지나는 얼굴 | 얼굴 보기 | 논쟁: 신의 얼굴 | 퍼스의 얼굴 지표 | 고통의 기호
2. 타인의 얼굴 … 224
얼굴과 복종 | 얼굴의 외부 | 얼굴 회피 | 낯섦의 얼굴 | 그에게 얼굴이 있네 |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 타인 지향 | 다시, 고독으로 | 관계 욕망
3. 얼굴의 윤리 … 249
관심과 얼굴 보기 | 윤리적 사건 | 진실 찾기 | 관계의 장소 | 얼굴 붉어짐과 양심 | 너는 나의 미래 | ‘보는’ 윤리학

4장 이웃

1. 책임과 양심 … 278
실존적 책임 | 책임의 수동성 | 동정심에서 윤리적 불면으로 | 양심, 그 위치와 속도 | 공감의 시대 | 실체적 경험 | 희생의 조건
2. 이웃 정의 … 305
방관자가 되지 않으려면 | 레비나스의 ‘제삼자’ | 이웃 정의 | 평등을 넘어 | 공동체의 삶 | 이기심과 이타심의 화해
3, 장소와 윤리 … 331
장소 경험 | 장소와 직접 책임 | 친밀감 | 장소가 되려면 | 멧돼지와 엘리베이터 | 아파트 생활 | 도시 사람 | 시민 | 동네의 재구성 | 주민의 탄생

에필로그 … 365
감사의글 … 370

저자 소개 1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와이대학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기대학교 교양학부에 재직 중이며, (사)아시아교정포럼 인문교정연구소장이다. 주역 외 최근 논문으로는 「레비나스 얼굴 윤리학의 퍼스 기호학적 이해」, 「이우환 〈관계항〉의 윤리적 변용」, 그리고 「유교명상 프로그램의 사례; 정심수련을 중심으로」 등이 있으며, 이웃의 얼굴이라는 테마로 『얼굴의 윤리학』이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다. 저서로 재소자의 몸과 관계윤리를 밝힌 『교정윤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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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484g | 153*224*18mm
ISBN13
9788920055072

책 속으로

우리는 오랫동안 자아가 강해야 한다든지 자의식이 분명하고 주체적이어야 한다는 말을 들어 왔다. 이 말이 물론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의식이 강화된 탓에 지나치게 주관적이 되거나 이기적이 되는 문제가 생긴다. 자기 밖의 모든 세상이 자신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비극적인 존재론에서 벗어나려는 질문이 바로 레비나스의 ‘타인(남)은 누구인가’이다. 타인을 내게 들어오게 하려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잠시 잊고 이 질문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 p.9

윤리는 사회 규범이나 의무와는 차원이 다르다. 그것은 인간다움의 정수이다. 윤리적 감성은 삶의 장식도 아니고 사치도 아니다. 그저 그렇게 삶을 엮어 내는 힘이다. 이 책에서는 이기적인 자기에서 출발하되 타인의 얼굴을 마주하며 이웃이 될 수 있는 ‘윤리의 힘’을 말하고자 한다. 사람에 싫증이 났다가도 이내 관계라는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좋은 인간관계는 한곳에 오래 머물면서 사람들과 어울려야 얻을 수 있다. 거기에 더해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없을 것이다.
--- p.11

이기심은 뿌리가 단단해서 사람들의 의식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윤리학의 모든 전략은 이런 이기심을 어떻게 조절하고 극복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류 문명사는 이기심 제거의 역사였다. 공동체의 질서, 중용, 관용을 강조했던 아테네, 그리고 로마 시대부터 마키아벨리를 시작으로 하여 홉스나 루소에 이르는 서양 근대에 이르기까지는 이기심 제거, 흔히 말해 욕망 제거의 역사라고 할 것이다. 시야를 동양으로 가져와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을 문제 삼는 싯다르타의 무아(無我), 사욕 제거를 위한 공자의 인(仁)과 예(禮)도 이기심 제거가 일찌감치 시작되었음을 말해 준다. 지금 이 시대의 담론인 정의, 공정, 배려라는 덕목 역시 이기심 제거를 전제로 하듯이 이기심은 윤리학의 가장 오래 묵은 숙제일 것이다.
--- p.21

지금 우리는 정신사적으로 진화의 극점에 살고 있는 듯하다. 배려와 책임, 공정과 정의와 같은 덕목이 지금처럼 중요시된 시대가 있었던가. 윤리의 극점에서 타인을 설정한다는 것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도이다. 타인 이해에서 출발하는 배려 덕목이 새롭게 추가되고 ‘나의 자유’보다 ‘타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일도 없었다. 이제 본격적인 타인 이해를 위해 얼굴에 대한 긴 서사로 들어가 보자.
--- p.189

물론 우리는 자기를 잊고 타인에게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자기 존재의 무게로 인해 타인에게 관심을 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자기 존재의 무게를 의식할 때 바로 타인과의 관계가 성립되며 이때가 바로 윤리적 관계가 움트는 순간이다. 윤리적 관계는 말 그대로 ‘나’라는 중심적 자리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타자를 향해 가는 존재는 자신의 존재에 구멍을 낼 수밖에 없다. 자기 삶에 일정 정도의 생채기가 나고 부스럼이 난다. 이것이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p.283

얼굴 보기처럼 ‘보는’ 윤리는 관념이나 이론이 아닌 일상의 현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얼굴 보기가 윤리적일 수 있는 이유는 누구의 얼굴인가에 대한 어떤 선이해도 필요 없기 때문이다. 무차별적이어서 보는 쪽이나 보이는 쪽의 도덕 수준도 중요하지 않다. 남은 과제가 있다면 우리 삶의 양식의 변화일 것이다. 윤리 조건을 외부에서 가져오는 데 주의를 기울이면서 사회적 관계 역량으로 ‘윤리적 전환’을 꾀해야 한다. 서로 얼굴을 보며 경청하고 도움에 응답하면서 책임질 줄 아는 것이다. 서로를 의식하면서 일상의 관계 역량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 그리하여 타인의 얼굴을 더 많이 더 오래 볼 수 있어야 한다.

--- p.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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