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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부 나를 믿기로 한 조용한 시도들 질투는 나의 것 중도포기하지 않았더니 생긴 일 주류가 뭐길래 평소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결정을 해보는 마음 돌봄과 작업 주인장이 되어볼까? 당신 곁에는 어떤 동료가 있나요 배움이 돈이 될 수 있을까? 쉽게 감동하는 나 어떤데 세상이 다 나를 믿지 못해도 끝까지 믿는 나의 힘 2부 매일 실패하고 매일 시도하는 세계 나를 살린 올해의 얼굴들 우리 집에 놀러 와, 언제든 하지 않겠다는 욕심 단돈 만 원으로 가장 먼 여행을 떠나는 방법 내가 애정하는 시간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내게로 다가와 회사 못 가는 게 아니라 안 가는 거야! 영원히 마이너스가 되는 삶은 없지 3부 잃지 않기 위해 감당한 실패들 힘든 회사 생활을 버티게 해준 한 가지 거절하는 마음 당일치기 제주행 1 당일치기 제주행 2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위기는 끝나지 않는다 순댓국은 힐링 푸드 보청기 후원의 밤 행사에서 입도 뻥끗하기 싫은 날이 있어 실패의 무덤에서 자랐다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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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쥐고, 카메라 앞에 서는 자가 되고 싶은데. 런웨이에 서서 박수받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데 그게 불가능한 것일까? 한 번만 더 해보자는 나의 용기를 매번 차근차근 짓밟는 쪽은 너무나도 거대한 세상이었다. 2년 반이라는 긴 방황 끝에 결론 내렸다. ‘더 이상 세상은 나를 주연으로 캐스팅하지 않으려나 보다. 그러니 조연으로의 삶이라도 살아내 봐야지.’
태세 전환의 다다름 끝에 나는 기업 홍보를 ‘대신’ 맡는 사람이 되었다. 회사의 제품, 비전과 목표를 알리고 회사의 성과, 대표의 업적을 반짝반짝 빛나도록 만드는 사람. 회사를 빛내기 위해 나는 철저하게 그림자 같은 사람이 되었다. --- pp.15-16 「질투는 나의 것」 중에서 ‘그만두겠다’는 결론이 아니라 ‘계속해 보겠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게 된 건 결국 지난 계절 겪은 여러 시행착오 덕분인 것 같다. 마음 안에 고민들이 충돌하고, 무용한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닌지 자꾸 되물으면서도 어떻게든 그곳에서 해보려 애쓴 시간들 말이다. 중도하차했음 결코 얻지 못했을 값진 기회와 깨달음까지. 그러니까 나는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모임이나 단체를 만나더라도 한번은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 ‘모든 일에는,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는 시행착오가 있다.’고. ‘시행착오와 갈등을 회피하지 않고 그 안에서 해결 방법을 찾다 보면 생각지 못한 기회와 값진 보상이 우연히 찾아올 수 있다.’고 말이다. --- pp.31-32 「중도포기하지 않았더니 생긴 일」 중에서 다행히 운 좋게 프리랜서로 일할 기회를 종종 얻었다. 최근에는 비영리단체의 캠페인 메시지를 다듬는 일을 했다. 일이 들어왔을 때, 나는 조금 망설였다. 내가 전문 카피라이터가 아닌데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내부자가 아닌 상황, 현장과 업계를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내가 뛰어들어 선뜻 메시지를 건드려도 되는 것일지 걱정됐다. 진짜로 인하우스 담당자가 더 잘 알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이런 마음도 들었다. 안 해본 일이라고 거절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와 크기는 점점 작아지지 않을까? 나의 능력 부족으로 고사한 이 일을 나중이 되어서야 ‘그때 해볼 걸’이라고 아쉬워하지 않을까. 깊게 고민하지 않고 일단 해보겠다는 답신을 보냈다. --- p.38 「주류가 뭐길래」 중에서 인터뷰를 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10년 전 들었던 팀장님의 말이 생각났다. 이미 수명을 다한 줄로만 여겼던 말이 떠오른 건 그날의 인터뷰가 너무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만큼 모든 이야기가 정말 알찼고 빛났는데, 나는 특히 그들이 살아내면서 획득한 생의 언어들이 마치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책 속 문장처럼 들려 물개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나는 그들이 만들어낸 삶의 문장들에 마냥 박수치고 밑줄 긋고 싶은 심정이 되었다. 10년 전처럼 한껏 들뜨고 고무된 기분이었지만 그때처럼 놓친 게 없는지 불안하거나 초조하진 않았다. 거리를 두고 끊임없이 상대방과 나를 객관화하면서 그 말의 본질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되짚고 의심하고 판단하는 것도 인터뷰어의 중요한 자질이지만, 상대방이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자신의 언어를 마음껏 펼쳐둘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도 인터뷰어에게 필요한 자질이라는 것을 일하는 동안 깨달았던 까닭이다. 어쩌면 나는 누군가가 일궈 가는 삶을 냉소하거나 단언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 pp.82-83 「쉽게 감동하는 나 어떤데」 중에서 신축 아파트에 살아본 적 없으니까 이렇게 넘겨짚는 게 나의 그릇된 판단일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하지만 이것이 오래된 동네만이 주는, 정말 소소하지만 아주 확실한 기쁨이 아닐까? 점점 확신하게 된다. 캄캄한 복도를 혼자 걸으면서 등 뒤가 서늘해지는 게 구축 복도식 아파트가 가진 단점일 수도 있겠지만, 그 복도를 같이, 때로는 한 줄로 줄지어 걸을 수 있는 것, 그래서 등 뒤가 밝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낡고 오래된 아파트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나는 끝내 친구에게 내가 경험한 기쁨을 말하지는 못할 테지만, 그저 친구에게도 친구만의 ‘사는’ 기분을 분명히 느끼는 계기가 찾아오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져보려 한다. 어쩌다 만나는 ‘얼굴들’ 덕분에 살아지는 하루가 분명히 있다는 것을. --- p.105 「나를 살린 올해의 얼굴들」 중에서 나는 하나의 노선을 정해야 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다면 귀찮음을 감수하는 쪽이 되어보기로, 이왕 뱉은 말을 지키는 쪽이 되어보기로 했다. 내 아이가 누군가의 집에 놀러 가고, 같이 놀고 싶어 하는데 그 아이의 부모나 돌보는 어른이 귀찮아하거나 꺼린다면 어떨지 생각하니 답이 쉽게 정리되었다. 내 아이가 누구에게나 환대받는 소중한 존재로 자라길 바라는 만큼 내가 먼저 그런 마음을 먹어야지. 이게 내 아이를 생각하는 이기적 다정함 혹은 한시적 다정함일지라도 나는 나의 마음을 속이면서 기꺼이 귀찮음을 감수하는 위선자가 되어볼 요량이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빛에도 자라는 까닭이다. 그리고 문턱은 낮을수록 좋으니까, 그게 무엇이든. --- pp.110-111 「우리 집에 놀러 와, 언제든」 중에서 서툰 칼질을 나름 연마하며 알게 된 사실은 스스로 돌보는 시간이 나와 내 주변을 함께 건강하게 지탱해 주는 힘이라는 것이었다. 때문에 예민지수가 높아졌다 느껴지는 날, 피로가 도저히 사라지지 않는다 싶은 날에는 나를 잘 먹이고 돌보기 위해 노력한다. 하루에 한 끼는 꼭 갓 지은 밥을 먹으려 애쓰고 공들여 음식을 만든다. 그런 사소하고도 고요한 시간이 내게 축적되면 다시 무엇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샘솟는 까닭이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잘 소화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날을 흘려보내고 또 어느 날은 근사한 하루를 맞이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아 나는 또 다른 내가 되는 날을 살고 싶다. --- p.132 「내가 애정하는 시간」 중에서 새로운 관계의 확장이 펼쳐졌다. 매일 혹은 이틀에 한 번꼴로 미팅이 잡혔고, 미팅이 없는 날에는 전화를 걸어 브랜드를 알렸다. 낮 맥주를 하거나 낮 막걸리를 하는 부담스러운 자리를 끝마치고 나면, 해냈다는 생각에 스스로 뿌듯했다. 겸손하지만 과하지 않아야 했고, 비즈니스 미팅이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난 자리인 만큼 어느 정도 개인적 이야기를 풀어놓아야 관계에도 진전이, 진정성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매 순간 테이블 위에서 배웠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예상치 못한 순간마다 발생했고, 할 말을 삼켜야만 하는 순간도 있었다. 더 이상 내 전화를 받지 않는 기자들에게도 에너지를 쏟다 보니 진심으로 입도 뻥끗하기 싫은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에너지를 쏟았다. 테이블 위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그런 소울리스한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아 매 순간 열심히 노력했다. 물론 만나는 그 순간에 충실하고, 돌아와 싹 잊고 지워버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 특성상, 그것이 편하고 유용한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내게는 맞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힘들었는지도 모르겠지만, 사람을 사귀는 방식은 한 가지가 아니듯 내게 맞는 방식이 따로 있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 pp.204-205 「입도 뻥끗하기 싫은 날이 있어」 중에서 이것이 실패로 읽힐지 시도로 읽힐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난 일상을 조심스레 펼쳐 하나하나 진심을 담아 쓰면서 나는 이것이 더 이상 완전히 망한 실패는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다시 이름을 붙인다면 나를 붙들어 준 시도, 나를 다음으로 나아가게 해준 좋은 경험이라고 할 것이다. --- pp.219-220 「에필로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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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풀리지 않는 현실에 낙담할 때가 많았다. 마음껏 욕하고 원망하고 싶어도 누구에게,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나를 가장 많이 탓하고 원망했었다. 왜 내 인생은 이토록 실패로만 점철되는 것인지. 그렇다고 마냥 손 놓고 현실에 순응하고 싶지 않아 애썼던 시절. 그 시절을 지나고 보니 실패를 다르게 바라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 2014년부터 2025년까지 홍보대행사, 출판사 홍보팀에서 일하다가 임신, 출산, 육아를 겪으며 프리랜서 에디터로 일한 나의 지난 실패시도를 살뜰히 긁어모았다. 지난 경험들로 지금의 내가 되었다. 앞으로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나만의 속도로 단단한 성취를 일궈 가고 싶다.” _ 프롤로그 중에서
『시도라 불러야 할 어떤 실패』는 세 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나를 믿기로 한 조용한 시도들’은 과거의 나라면 하지 않았을 선택들, 일과 돈, 배움과 동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순간들을 담았다. 크지 않지만 분명했던 시도들이 어떻게 나를 조금씩 확장시켜왔는지를 기록한다. 2부 ‘매일 실패하고 매일 시도하는 세계’는 육아와 일상 속에서 매일을 통과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 세계는 실패와 시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오늘을 버티고, 다시 시작하며, 아직 이름 붙일 수 없는 상태로 살아내는 시간이 이어진다. 3부 ‘잃지 않기 위해 감당한 실패들’에서는 회사 생활, 관계, 반복되는 위기 속에서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기 위해 감당해온 실패들을 돌아본다. 이 실패들은 끝이 아니라, 지금의 나를 가능하게 만든 축적된 시간이다. 잘되지 않는 날들을 통과 중인 독자에게 이 책은, 실패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