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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삶의 마지막은 언제나 살아온 모습과 닮았습니다
백금 귀고리를 하고 떠난 소녀 대문 옆에 피어난 참꽃 다이아몬드 반지가 담긴 보따리 고통없는 죽음을 준비하자 다시 태어나면 아기 낳고 살아볼래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웃음 아름다운 뒷모습 백구두 네 켤레 응급실도 웃는 날 너무도 그립고 그리운 그리움이여! 2장 하늘로 간 이들이 별빛으로 내려오는 정토마을 시님! 나 여거서 죽어도 되지라? 새털처럼 가벼운 인생 부처님! 행복하게 조금 더 살고 싶답니다 마니주 오직 나의 팬 할매의 담배 연기 구녀산 도라지 진리의 태양은 하나입니다 호스피스 교육 3장 저녁노을 닮은 당신의 아름다운 동행이고 싶습니다 밤하늘에 별이 된 스님 입 있는 사람 다 말해보시오 어느 수행자의 텅 빈 아름다움 행복한 여행을 시작하신 울 할배 극락의 즐거움은 어떠십니까, 스님! 천지의 주인이 되신 스님 극락에는 치과가 없소? 죽음 앞에서 죽음을 돌봐주시는 내 도반 4장 거세게 일어나는 저 파도처럼 거듭나소서 도반과 함께 걷는 길 잠 못 드는 밤 동해 바다에서 아버지 묘지에서 정토마을 물러가라! 환자가 웬 말이냐! 연꽃 피우는 사람들 우리는 왜 죽음을 준비해야 하는가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
능행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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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극락으로 가야 하는데, 스님이 곁에 없어서 너무 걱정했어요. 스님이 아미타불 노래를 불러줘야 제가 따라 부르죠.”
나는 그녀를 무릎에 누이고 아미타불 노래를 들려주었다. 온 식구가 초주검 상태였고, 어머니는 애를 죽인다며 펄펄 뛰었다. 오! 지옥이 어찌 죽어서만 있으랴……. 아버지가 없는 틈을 타 구급차를 부른 후 그녀를 병원에 입원시켰다. 입원한 지 나흘째 되던 날, 그녀는 비로소 나와 함께 삶의 보따리를 싸기 시작했다. 예쁜 발찌도 빼고 옷이랑 그림 그리고 종이학 천 마리 등등. 하지만 예쁜 백금 귀고리는 여전히 걸고 있었다. “귀고리는?” “스님, 귀고리는 빼지 마세요.” “왜?” “다음에 제가 정토에 찾아오면 스님이 날 어떻게 알아봐요. 귀고리를 하고 와야 저인 줄 알지요.” “그래. 그게 좋겠구나!” “우리 그때 다시 만나요.” “그래, 이놈아! 아미타부처님 만나서 극락에 가거든 잘 갔다고 꼭 전해줘야 해. 알았지?” 그녀는 오후부터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병실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풀밭에 주저앉아 넋을 놓았고, 동생과 엄마는 복도를 서성이고 있었다. 나는 그녀를 무릎에 누이고 함께 아미타불 노래를 불렀다. 의식은 초롱초롱 맑았지만 어느새 혀는 점점 말려들어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미타불을 부르는 모습이 안타까워 나지막이 그녀의 귀에 대고 말했다. “마음속으로 해도 된단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렇게 극락세계에 가고 싶니?”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녀를 위해 기도했다. “부처님! 어서 이곳으로 강림하소서! 당신의 나라에 태어나기를 이토록 서원하는 이 아이를 당신의 감미로운 능라로 감싸안아주시옵고 당신의 품에 편히 안기어 정토에 태어날 수 있도록 대자비를 베푸소서. 이 맑은 영혼을 당신의 손에 맡기나이다. 아미타여래시여! 당신을 부르는 이 소리를 이제 그만 거두어주시옵소서. 거룩한 님이시여! 사십팔원원력(四十八願願力) 바다로 돌아가 당신의 자비를 구하오며 이 몸 던져 비옵니다. 나무아미타불.” --- 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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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누리라고?
“삶을 누렸듯이 죽음도 누려라!”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선고받은 사람들의 마지막 삶을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떠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는 정토마을 비구니 능행스님의 외침이자, 메시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음을 누려야 하는가. 그것은 죽는 순간이 아니라 지금이 순간의 삶을 말한다. 바로 지금 잘 살아야 한다는 것, 잘 죽기 위해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이 세상을 떠나보낸 사람들의 숱한 이별의 사연, 눈물과 감동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능행의 첫 책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이별이지는 않게》는 아프고 아리고 아쉬운 그들의 헤어짐을 통하여 지금 우리가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절실하게 깨우쳐주고 있다. 천여 명의 죽음을 배웅하며 그들의 마지막 순간들을 기록! 결혼을 두 달 앞두고 급성 위암을 판명 받아 약혼자와 함께 정토마을로 온 스물여섯 살 아가씨의 눈물겹고도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 군인의 아내로 아들 셋과 딸 하나를 모두 박사로 키웠지만 어느 날 암 선고를 받자 바쁘다는 핑계로 자식들이 잘 돌보지 않아 외롭게 이 세상을 떠나는 한 어머니의 이야기, 땅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불교계이건만 정작 묻힐 곳이 없어 기독교 묘지에 묻혀야 하는 한 스님의 이야기, 모든 것을 용서하고 비로소 평화롭게 떠나는 한 여인의 마지막 순간 등 그들에게는 한순간이라도 아쉽고 안타까운 순간순간들이 책의 페이지 페이지마다 그려지고 있다. 늘 죽음을 접하면서도 능행은 매번 사람을 떠나보낼 때마다 좌절하고 절망하여 운다. 떠나는 사람마다 생에 대한 집착이 너무 강하여 고통스럽게 떠나기 때문이다. 떠나며 남긴 그들의 표정과 여운을 이렇게 글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잠이 들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능행도 병석에 누워 자신을 정리하다가 지난 세월 몸과 마음이 아플 때마다 적어놓았던 노트의 메모들을 발견하고는 누군가 이런 수행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원고들을 모으고 정리했다. 이 책은 실제 에피소드로 그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며 마지막 순간의 기록이자 우리들 미래의 시추에이션이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총체적인 모습이 죽음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 능행은 이 세상을 떠나가는 사람들의 입을 통해 묻는다. 이제는 WELL-BEING이 아니라 WELL-DYIING 살아온 삶의 질에 따라서 죽음의 질도 비례한다. 그리고 그 죽음의 질은 다음 생의 삶의 질에 비례한다. 한 단계씩 영혼의 질을 높여가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 교육과 학습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자신 스스로가 이 세상에 와서 살며 경험하며 만나며 부딪히면서 끊임없이 뉘우치고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고 마구 살다보면 죽음도 마찬가지고 다음 생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무릇 삶의 마무리이자 완성이 바로 죽음. 그는 이제 ‘잘 먹고 잘살자’에서 한 걸음 나아가 ‘잘 살고 잘 죽자’를 가르치고 배워야할 때라고 말한다. 모두들 악착같이 잘살려고 노력하지만 어느 날 막상 죽음 앞에 서면 피하려는 몸부림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잘 살다가도 죽음이 닥치면 도살장에 소 끌려가듯이 질질 끌려가기 때문이다.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미소로 답하고 갈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멋진 죽음일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오늘 용서하고 사랑하고 베풀어야 한다. 후회 없이, ‘조금 섭섭하지만 영 이별이지 않게’ 말이다. “많이 누리고 많이 가진 분들이 돌아가실 때 더 고통스러워합니다. 왜일까요?” 수많은 죽음을 바라보며 능행은 정작 많이 가진 자보다 많이 베풀고 나누어주고 적게 가진 자가 더 행복하게 이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무릇 잘 죽는 법이란 잘 주는 것 아닐까요? 그는 웃으며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