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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2001년 친일파? 학교 진리는 쉽다 독사의 새끼들 논평자들 꿈 이야기 저능한 제국 고양이 얼치기 도사들 밴드 회의와 희망 운동 2002년 한국 록에 관한 사적인 기억들 존경 강준만 평론가의 탄생 마리아의 기억 학술의 기억 우주 네 이념대로 찍어라 그 페미니즘 편지1. 진보주의자는 행복합니까 편지2. 보수는 공기처럼 편지3. 하나되면 죽는 사람들 새 청년 돼먹지 못한 소리 2003년 개혁이냐 개뼈냐 딸 키우기 2 선택 NL의 추억 요구르트 활동가 수작 텔레비젼 예수의 얼굴 추모 국익 풍요 더러운 공화국 희망 선택 2 청년들의 근황 1 청년들의 근황 2 2004년 청년들의 근황 3 가치관 숙제 강연회 주례사 그 여자와 함께한 10년 예수 이야기 1 예수 이야기 2 2005년 예수 이야기 3 예수 이야기 4 예수 이야기 5 들쥐, 혹른 레밍에 관한 단상 예수 이야기 6 딸에게 보내는 편지 광주의 정신, 민주주의 정신 자본주의와 기독교 일기 검소하게 . . 주기도 |
KIM, KYU HANG
김규항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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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중산, 파주 운정, 용인 기흥, 다시 파주 교하……. 지난 몇 해 동안 내가 산 곳들이다. 남보다 게으르게 살지 않았지만 일가친척을 다 뒤져 당장 돈 오백만 원 빌릴 데 없는 알량한 배경을 가진 내가 그런 형편인 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한국은 단지 정직하게 일한다고 집을 마련하거나 돈을 모을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나는 사회주의자로서 예수를 좇는 사람으로서 내 그런 형편에 만족한다. …… 나는 글씁네 예술합네 하는 인간들이 땀 흘려 살아가는 사람들 앞에서 제가 세상의 배후라도 되는 양 허풍 떠는 일을 죽도록 경멸해 왔다. 나는 동네 친구들에게 내가 단이와 건이의 아빠이자 모자 쓰고 운동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여겨지길 바랐다. 나는 동네 친구들에게 내가 사회주의자라는 사실이 내 알량한 허명이나 내 글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서만 전해지길 바랐다. 그들은 나를 ‘추장’이라 부른다. 물론 세상에는 나를 추장이라 불러 줄 사람보다는 딱하게 여길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작은 변화에서 세상이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본다. 나는 풍요롭게 살고 있다.
---「풍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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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내 활동의 작은 전기가 되길 바란다. 나에게 "정말 희망이 있는가" 물었던 사람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노신 선생의 말을 대신 전한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머리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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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대의 위선을 꿰뚫는 직설의 미학
“세상을 향해 한 문장 한 문장을 날이 선 비수를 벼리듯 글을 쓰는” B급 좌파 김규항이 4년 만에 발표하는 두번째 칼럼집. 저자는 1998년 『씨네21』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로 글쓰기를 시작한 이래, “사회의 변두리에 가닿은 살가운” 시선과 비할 수 없이 간결하고 명료한 문장, 그리고 사회진보에 대한 변함없는 신념을 담은 글들로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전해왔다. 전작의 제목이기도 한 ‘B급 좌파’라는 말은 어느덧 김규항을 이르는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사회주의가 더 이상 이상이 되지 못하는 시대에 여전히 사회주의적 신념을 간직한 것에 대한 자조, 그리고 자신이 좌파의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소양을 가진 인간인지 끊임없이 되묻는 자의식의 표현이기도 한 이 말은 역설적이게도, 진보주의자 김규항의 깊이와 진정성을 나타내준다. 신랄하고도 저돌적인 글로 숱한 논쟁의 중심에 있었던 그의 글을 한동안 제도 지면에서 볼 수 없었던 것은, 글쓰기로 사회적 허명을 얻게 된 일을 그의 자의식이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제도 지면에서의 글쓰기 활동을 접은 동안 아이들을 통해 미래를 모색하고자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를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글쓰기를 멈출 수 없었던 것은 세상이 그에게 강제한‘불온함’때문이었다. 민주화의 성과가 고스란히 자본의 차지로 돌아가고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희망을 잃어가는 현실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신자유주의’, 진보의 지분을 야금야금 갉아먹고 있는 허구적인 개혁, 90년대를 마감하면서 청산한 진보운동의 이력을 내세워 살아가는 보수주의자들, 반동적인 사회의식을 생산하는 가장 결정적인 도구인 ‘한국 교회’, 그리고 아이들에게까지 친구와 경쟁하라고, 돈을 최고의 가치라고 가르치는 이 시대 어른들……. 그의 글이 내뿜는 위선에 대한 신랄한 독설과 진실에 접근하는 진지하고도 비장한 태도는 이런 세상과 그의 비타협성이 만드는 긴장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한겨레』, 『씨네21』, 『작은책』, 『노동자의 힘』, 『GQ』 등에 기고한 59편의 칼럼과 2004년부터 2005년까지 www.gyuhang.net에 게재한 아포리즘의 형식의 단상과 사적인 기록이 담겨 있다. 몇 개의 문장으로도 대상의 본질을 꿰뚫는 그의 칼럼은 정치사회?인물?문화 비평, 아이 키우기, 예수 이야기를 특유의 통찰력으로 전해주고, 섬세한 삶의 결을 파고드는 그의 일기는 유연하고 부드러운 생활인 김규항의 모습을 전해주고 있다. 2. 개혁의 광풍 속에서 진보의 지분을 잃어가는 한국 사회 이 책에는 ‘개혁은 진보가 아니다’는 묵직한 주제의 글이 많다. 일견 원칙적이고 급진적으로 보이는 그의 정치비평들은 한국사회를 보다 근본적으로 통찰하는 힘이 있다. 최근 몇 년간 개혁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언론개혁이나 정치개혁운동은 왜곡과 비리를 몰아내기는 했겠지만 세상의 본질을 변화시킨 운동은 아니었다. 저자는 ‘개혁이 세상을 바꾼다’는 견해가 만연해 있지만 우리 사회의 근본 구조는 민족이나 국가나 지역이 아닌 ‘계급’으로 나뉘어 있고, 개혁은 세상의 본질인 경제적이고 계급적인 부분은 눈곱만큼도 건드리지 않는 변화, 즉 ‘변화를 피하기 위한 변화’라고 비판한다. 사람들이 개혁의 미망에 빠져 있을 때, 노무현 정권은‘국익’의 이름으로 파병결정을 내렸고 신자유주의의 이름으로 노동자 농민의 삶이 벼랑 끝에 이른 것을 보면 그렇다. 끊임없이 대상의 옳고 그름을 가리고, 대상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그의 글들은 시의성이 강하나 일관된 시각 아래 씌어진 것들이다. 최근 들어 더욱 분명해진 그의 관심은 개혁과 진보의 차이, 그리고 진보주의의 이상을 알려나가는 것이다. 최소한의 안정조차 얻지 못하고 있는 노동자 농민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은 바로‘진보’의 지분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이 사회의 얼개를 제대로 파악하는 일, 자신이 어떤 계급에 속해 있는지 자각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 이것이 바로 그가 보다 친절하고 부드러운 언어로 소통을 시작한 이유일 것이다. 3. 오늘 현실을 외면하는 진보적 지식인의 이중성 진보적 지식인들의 이중적인 행태에 대한 그의 비판 역시 신랄하다. 진보라는 신념을 버렸음에도 여전히 10여 년 전 제 이력을 팔아 진보적 인사로 행세하는 386 정치인과 지식인에 대한 염오는, 대중문화 평론계에 대한 저자의 날 선 비판과 연결된다. 80년대 변혁운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대중문화는 저질적이고 퇴폐적이고 제국주의적이며 반민중적이라 말해지곤 했다. 그러나 마당극, 탈춤, 소련식 집체극에 전념하던 시절에 타락한 양키 문화의 첨병이라 여겨지던 신중현이 어느새 가장 위대한 예술가로 옹립된 것은 인텔리들의 청산의 한 방식이었다. ‘오늘의 가장 곤란한 문제’ 앞에서는 늘 객관적인 체하며 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논평자들’, ‘혁명가의 이력을 팔아 문화자본가로 행세하는 자들’, 나아가‘현실적 절망감을 우주적 깨우침으로 초월하려는 부류’에 이르기까지 지식인의 허위와 위선은 그의 직설 앞에서는 제 알몸을 드러내고야 만다. 반면 그는 이오덕, 서준식, 윤구병 등 굳건한 비타협의 정신을 대표하는 늙은 청년들과, 묵묵히 진보운동을 지켜온 활동가들에 대해서는 전면적인 지지와 존경을 보낸다. 4. 예수의 생애를 재조명 한국 교회의 보수화 문제가 교회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된 것은 개혁과 수구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한 최근 몇 년 새다. 그간 한국 교회의 보수화를 쟁점으로 다루는 일련의 작업이 있어 왔고 그 대부분은 역사적 시각에 입각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독교 신앙의 사회적 역동성을 깨닫고 예수라는 사나이를 인생의 기준으로” 삼은 저자에게 기독교 문제는, 자신의 몸에 새겨진 신앙의 흔적을 읽는 일에서부터 시작하는 남다른 접근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에게 한국 교회에 대한 문제제기는 “예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다. 이 책에 실린 ‘예수 이야기’로 이어지는 일련의 칼럼을 통해 저자는 예수의 삶을 오늘 현실에 비추어 새롭게 조명하는 작업을 시도한다. 그를 통해 드러나는 예수는 못 배우고 가난하고 억압받는 자들을 섬겼으며, 현실을 떠난 초월적인 가치를 말한 적이 없으며, 타락한 성직자들과 결탁한 장사치들에게 ‘분명하게 분노한’ 역사적인 인물이다. “사회주의, 페미니즘, 아동인권, 생태주의 같은 인류가 이룬 가장 최근의 정신적 진척들이 이미 가장 조화로운 형태로 들어 있는” 예수의 사상과 행적 속에서 저자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집단의 하나이자 교회를 빙자한 ‘상점’에 불과한 ‘한국 교회’가 잃어버린 기독교의 근본정신을 되새긴다. 5. 사적인 단상에 담긴 소박하고 인간적인 모습의 저자_김규항 결혼생활 열세 해 동안 열세 번 이사를 다닌 고단한 생활인이지만 자신이 누구보다 풍요롭다고 믿는 사람이다. 동네 친구들과 운동하기 좋아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사회주의자라는 사실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그는, 삶과 신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거리 좁히기를 시도하는 성찰적인 진보주의자다. 한때 드러머로 밴드를 꿈꿨고, 운동에 전념하느라 정작 영화에는 소홀했던 영화운동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밤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제대로 설명 못 하는 아비라고 자책하기도 하고, 남자로서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가장 정교하게 알아낼 수 있는 ‘삶의 시험지’로 딸을 생각하며 키우는, 자상하고 섬세한 두 아이의 아빠기도 하다. 최근에는 2004년에 개설한 개인 블로그(www.gyuhang.net)를 통해 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