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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이 가고 없지만, 여전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선해스님/ 해인사 주지
달은 져도 하늘을 여의지 않노니。 원철스님/ 해인사 승가대학장 열두 가지 인연(因緣)의 시작과 끝 산사의 하루。 해인사 강원(講院)생활。 내려놓음의 깨우침。 봄이 오는 소리。 인연에 대하여。 초심을 간직하는 것。 부디 당신의 꿈대로。 마음을 닦고 닦아도。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 행복의 진정한 의미。 참된 삶은 우리 곁에 있습니다。 스스로의 선택에 긍정하고, 감사하는 것。 세상의 모든 일이 그러하듯이 해인사, 대장경 그리고… 천년 역사와 숨결의 보고, 팔만대장경。 길 위에서。 사찰의 타임캡슐。 해인사 창건 이야기。 해인사 이름의 유래。 해인도。 일주문。 사천왕문。 해탈문。 아는 만큼 보이는 법。 팔만대장경에 관하여。 위기를 넘긴 팔만대장경판。 팔만대장경은 왜 보존되어야 하는가。 팔만대장경 수호 정대불사。 경판은 왜 손상이 되었을까。 아름다운 장석 문양이 있는 경판。 장경판전에는 왜 손상된 경판이 있을까? 마음에 새긴 별 하나 처음 땅을 고르던 그날처럼。 영덕스님/ 운문사 승가대학 교수사 달빛 길어 올리기。 범의(凡衣) 민일영/ 대법관 상(相)이 상(相)이 아님을 본다면。 강현석/ 이응건축사무소 대표 ‘정안’의 불사가 ‘성안’의 불사로 이어진 인연。 이명규/ Y&Co 변호사 월인천곡(月印天曲)。 오성스님/ 해인사 강원 동문 다시 만나 서로를 알아볼 수 있기를。 광원스님/ 해인사 강원 사교반 나 괜찮았어?。 종현스님/ 월간 [해인] 편집장 바람에 전하는 안부。 성전스님/ 남해 염불암 주지 그리움 가슴에 새기다。 지묵스님/ 해인사 재무국장 우리는 또 다시 무엇이 되어 만날 것을 믿습니다。 불도화/ 서울 홍원사 꽃이 진다고 향기마저 잊으랴。 관암스님/ 대구 읍내동 불광사 주석 추억 위에 또 다른 추억을 쌓으며。 김후곤/ 대구서부지청 형사1부장검사 대장경판 연구로 맺은 인연。 최영호/ 동아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석당학술원 교수 그리운 이 더 그리운 까닭。 홍준표/ 경상남도 도지사 사랑한다고 하지마라。 성원스님/ 제주도 약천사 주지 참다운 수행자의 모습을 반추하며。 성오스님/ 홍원사 주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김휘?한지현 그리운 이를 추억하며。 현관/ 서울 홍원사 시절인연(時節因緣)。 한홍익/ 해인사 팔만대장경 보존국 봄은 다시 찾아오건만 ??? 288。 관음행/ 서울 홍원사 아쉬움을 키우고, 그리움을 뿌리내리다。 함석천/ 판사 봄바람 따라 가버린 도반, 봄 향기 따라 다시 오려나。 여운스님/ 문경 운암사 주지 꽃향기 같아서 더 그리운 수행자。 현진스님/ 청주 마야사 주지 추모집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꽃피우다』를 세상에 내놓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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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에 밤이 찾아오면, 산사에는 고요한 적막이 아스라이 깔립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 어떤 무엇도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 정적이 흐릅니다. 그 가운데 스님들이 함께 생활하는 방에서 다 같이 간경을 합니다. 그 간경소리는 온 도량으로 퍼져나갑니다. 부처님의 뜻을 헤아리는 것은 마치 캄캄한 어둠속에서 한 줄기의 빛을 찾아 움직이려는 길을 잃은 나그네의 그것과 같습니다. 부디 빛을 찾아, 제 길을 가야하는데 미흡한 저 자신이 가끔은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p.50
세속의 학문은 엄격히 말해, 부처님의 수행법에 비추어 보면 외도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나 성현도 시대에 따라 사람을 교화하고 구제하고, 그 시대에 따라서 방편을 맞춘다 했다. 그러니 이 시대의 사람들을 구제하고 부처님 바른 수행법을 가르치기 위해 현대 학문이 필요해 잠시 부득이 외도 법을 운다 생각하고 본분사를 항상 잊지 않길 바란다. 박사학위를 받는 것이 세속으로 보면 대단한 영광이고 큰일을 해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수행자는 그것에 만족하고 우쭐해서는 안 된다. 그리되면 수행자로의 본분사는 완전히 망각한 채 오욕락에 떨어져서 출가인의 본분사를 잊고 살게 된다. 수행자는 어디서 살거나 무슨 일을 하거나 처음 발심 했을 때의 생각, 즉 생사 대사의 큰일을 해결하고 세상에 빛이 되고 시원한 청량제 역할을 해서 모든 이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여 고해를 살아가는데 희망이 되고 안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본분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그 일을 성취하기 위해 그들에게 맞는 것을 찾아주기 위해 잠시 세속 법을 배우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p.63~64 한동안 물속에 있으니 조그마한 치어들이 노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고, 차가운 물때문에 피부가 점점 수축되는 것을 느끼며 서서히 걸어 나와야 했습니다. 과연 제 육신과 영혼이 이 성수로 인해 정화가 되었는지 아니면 제가 이 성수에 몸을 던져서 성수가 오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며 땅을 향해 걸음을 옮겼습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뜻대로 무엇이 성수이고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 제 평소의 소신들이 흔들리며 행복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도 보았습니다. 마나사로바에서 이날의 경험은 제 마음을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p.79 산중의 사찰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단어이다. 그러나 이 두 단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유일하게 어느 사찰보다 푸르른 기상과 신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곳이 있다. 팔만대장경이 있는 장경각이 그곳이다. 장경각을 보고 있으면 그 모습만으로도 엄숙과 장엄함이 전해지지만, 판전 안에 들어가 대장경의 경판을 보거나 눈을 감고 있으면 경판을 만드는 데 참여한 수많은 사람들의 숨결과 신비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p.101~102 팔만대장경은 당대 모든 불교종단에서 중시한 불교경전을 총괄적으로 포함하며, 국왕과 왕족 및 관료, 불교?유교지식인, 일반 백성 등 당대의 모든 계층과 다양한 종단 소속의 고승 대덕 및 일반 승려들이 일치단결하여 조성하였다. 이처럼 불교 사상이나 종파 및 사회계층을 초월한 통합의식을 함축적으로 담은 국가문화유산이다. 또한 동아시아지역의 한역 대장경을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킨 문화유산으로 팔만대장경은 팔공산 부인사 소장의 고려대장경(『초조대장경』)과 국내 사원 전래 경전, 중국 북송『개보판대장경』 및 『거란대장경』 등 13세기 중엽까지 전하던 고려 및 중국 한역 대장경의 경전 전체 구성체계와 개별 경판 형식 및 경전 내용을 총결집시켜 계승하는 동시에, 이를 새롭게 발전시킨 불교문화유산이다.--- p.176~177 상(相)이 상(相)이 아님을 본다면 여래를 본다고 하였던가요? 주변사람들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 웬만한 일들은 허허롭게 웃음으로 넘기시고 항상 긍정적으로 회향하시던 생각들, 군더더기 없이 검소했던 옷차림…. 가끔 죽음에 대해 여쭙던 저에게 스님께서는 죽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며,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시다가 거짓말처럼 한순간 사라지시니 남겨진 우리들은 스님의 평소 격의 없었던 모습을 쉽게 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p.208 몇 년인가 지나서 미국에서 한 통의 편지를 보내왔다. 해인사 장경판지킴이가 되고 싶다고. 어둠을 밝히는 자신의 달은 장경판인 것 같다고. 그리고 2년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여름 날 불쑥 찾아왔다. 대장경 국제 세미나가 있어 오는 길에 들렀다며. 차를 나누는 내내 자신은 해인사 장경각의 장주가 되어 경판 지킴을 하다 생을 마감하는 게 꿈이라며.--- p.221 세상에 아픔으로 기억될 그리움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대개의 것들은 망각의 흐름 속에서 간간히 그리움이라는 이름으로 떠오를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움으로 떠오르는 그 순간 동안만 잠깐씩 떠나간 사람을 기억할 뿐입니다. 이것은 어쩌면 지워지는 기억의 자비일 수도 있습니다. 놓아줌으로 인해 아픔을 잊고 떠올림으로 인해 부재를 그리며 추모하는 것은 기억의 따뜻한 위로이기도 합니다. “시간은 잊으라 하고 바람은 간간히 당신을 데리고 온다. 바람의 시작을 알 수 없듯이 나는 그대의 있는 곳을 알지 못한다. 어디에도 없으나 바람이 불면 오는 그대는 또한 어디에나 있는 존재다. 시간은 그대를 지우고 바람은 그대를 풀잎처럼 일으켜 세운다. 그대가 있을 때는 몰랐던 바람의 의미가 그대가 떠난 뒤에는 비로소 내게로 왔다. 내 가슴에는 때로 바람이 없어도 바람이 분다.”--- p.238 성안스님이 떠나기 얼마 전, 하루는 우화당 성안스님 방에서 사진 한 장 보여주며 웃으면서 “영정사진인데 잘 나왔 는지 보라”고 할 때 그저 웃으면서 덕담이나 하고 말았다. 그렇게 빨리 마지막 작별인사도 없이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날 줄 누가 알았을까? 계절은 어느새 한 바퀴를 돌아 야속하기만 했던 봄이 성큼 우리 곁에 이렇게 와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빈 가지마다 새싹이 돋아나 가야산도 점점 신록의 옷으로 갈아입고 홍류동 계곡 곳곳마다 봄꽃이 만발하여 봄 향기 가득하니. 삼라만상의 가고 오는 이치가 이렇게 분명한데 우리 도반 성안스님은 어떤 모습으로 오려는지--- p.306 봄날이 되니 문득문득 성안스님 생각이 난다. 섭섭할 틈도 주지 않고 영영 이별이라서 매화꽃을 보니 그가 더 그립 고 보고 싶다. 무엇이든 다 베풀 것 같은 격의 없는 그 미소를 지으며 성큼성큼 다가오는 상상을 한다. 꿈에서라도 만난다면 이번에는 매화향기를 손수건 가득 담아서 보내고 싶다. 꽃향기처럼 가까이 있을 때는 모르지만 멀리 떨어지면 그 소중함을 알게 되는 것 같이, 벗 또한 이별하게 되면 더 그리워지는 관계가 되어야 옳다. 만남에는 서로 영혼의 메아리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너무 자주 만나게 되면 상호간에 그 무게를 축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다. 먼 거리에 있으면서도 마음의 그림자처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사이가 좋은 인연일 것이다. 그러므로 만남에는 반드시 그리움이 따라야 한다. 그리움이 따르지 않는 만남은 이내 시들해지게 마련이다. 성안스님은 승가의 서열로는 후배이지만 다정하고 그리운 도반으로 내 가슴 속에 간직되어 있다. --- p.309~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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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스님은 대장경에 열정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는 대장경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했고, 대장경을 잘 보존하기 위해 해인사에서 장경각을 떠나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입버릇처럼 말했습니다. “평생을 대장경과 함께 하고 싶다”고. 대장경과 함께 호흡하고 대장경과 함께 한 생애를 그린 그의 삶은 부처님께서 가호하는 삶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소원대로 목판 한 장과 함께 이 세상에 이별을 고했습니다.
“달은 사람의 본성이다. 그러므로 구름을 벗어난 달은 그렇게 환하고 밝다.” 머문 자리까지 향기롭고 아름다운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이와의 이별이 더 가슴 아픈 것일지 모릅니다. 그리 길지 않은 삶속에서, 출가수행자로서, 학자로서, 그리고 든든한 대장경 지킴이로서의 삶을 살다간 성안스님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전형입니다. 스스로를 낮추고, 늘 베풀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일상의 모습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환한 달빛 가득한 장경판에 그의 영혼이 스며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할 팔만대장경을 더 빛나게 해줄 것입니다. 이 책 『대장경 천년의 지혜를 꽃피우다』에서는 그가 사랑한 해인사, 팔만대장경 그리고 그를 사랑한 많은 이들의 진한 애정과 그리움이 녹아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