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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6
Part 1. 1, 2, 3월 … 11 Part 2. 4, 5, 6월 … 65 Part 3. 7, 8, 9월 … 121 Part 4. 10, 11, 12월 … 179 에필로그 … 236 |
坂部仁美
사카베 히토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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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7일 금요일
역시 아이스크림은 겨울에 먹어야 제맛이다. 다른 건 몰라도 아이스크림이라면 J도 어른만큼 먹는다. 심지어 민트 초콜릿 맛을 좋아한다. 나랑 똑같이! 2월 24일 월요일 어린이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오늘부터 일주일간 어린이집이 방학이다. 3월부터는 새 어린이집 형님 반으로 올라가는 J. 겨울이 다 물러가려는 요즘, 봄이 기다려지듯 다시 어린이집 가는 날이 기다려진다. 새로 자란 잎, 새로운 봄, 새로운 어린이집……. J와 함께 걷다보면 유독 세상이 더 새롭게 느껴진다. 3월 28일 금요일 J는 꼭 작은 나 같다. 물감으로 펜으로 자유롭게 쓱쓱 싹싹 그린다. 그동안은 내 도구들을 쓰게 해주었는데, 아예 J용으로 작은 팔레트를 사줬다. 마음껏 그리렴. 4월 15일 화요일 어린이집 마당에도 벚꽃이 피었다. 바람이 불 때면 연분홍빛 잎들이 흩날린다. 꽃잎을 만져보고 싶은지 벚꽃나무 아래에서 손을 뻗으며 깡충깡충 뛰던 J. “손이 안 닿아요~~~!” 6월 7일 토요일 버스를 오래 타고 가다보면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나름 어른스럽게 사색하는 J의 모습을 발견한다. 8월 9일 토요일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요즘 J는 예쁜 꽃이 있으면 조심스레 딴다. 이날도 빨간 꽃 하나를 따서 가지고 다녔다. 점심때 레스토랑에 들어가서 요리를 기다리는데 식탁에 놓여 있던 나이프와 포크로 네모 모양을 만들었다. 뭐냐고 물어보니 꽃잎에게 집을 만들어준 거라 한다. 9월 8일 월요일 명절에는 서울에 있는 증조할아버지 댁에 모인다. 한복을 입고 갈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은 J. 아빠와 삼촌들이 절을 하는 것 보고 “왜 이렇게 인사를 많이 해?” 하고 묻는다. 평소에 놀아주던 엄마와 할머니는 일을 하느라 바쁘고, 식사를 먼저 마치신 증조할아버지와 손녀딸이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다. 서로 할 말은 별로 없지만 그냥 그렇게 앉아 있다. 12월 30일 화요일 우리 결혼사진을 보다가 묻는 J. “엄마 아빠, J는 어디에 있어?” “J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어.” “아! 알아! 엄마 배 속에 있지?”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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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라는 단어는 ‘생각하다’와 한 뜻에서 비롯되었다는 말이 있다. 누군가를 깊이 생각(思)하는 일이 곧 사랑이라는 의미였을 것이다. 사랑이란 곧 깊이 생각하는 것, 오래 생각하기 위해 꾸준히 관찰하는 것. 그렇다면 이 책 『아이와 나』는 오랜 관찰과 생각, 기록의 틈에서 사랑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 아닐까?
일본에서 건너와 한국인 남편과 가정을 꾸린 미술작가 사카베 히토미는 1년 동안 딸아이 J의 말과 행동을 기록한 그림일기를 썼다. 물론 육아 일기는 흔하다. 블로그와 SNS 등으로 누구나 쉽게 육아 일기를 남긴다. 그녀 역시 처음엔 아이가 뒤집기를 하고, 걸음마를 떼는 신비로운 성장 과정을 남기고 싶어 육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4권의 노트를 완성했을 즈음,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만큼 아이가 자랐다. 알다시피 대부분의 육아 일기는 거기에서 끝이 난다. 그러나 그녀의 육아 일기는 그 ‘의사소통’으로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이전까지의 육아 일기는 신체 기능이 성숙해가는 과정을 남겼지만, 이제는 일상에서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들을 추억으로 남길 수 있는 시기가 찾아왔기 때문이었다. 기록해두고 싶은 딸아이의 말과 행동들이 넘쳐났다. 그녀는 딸아이 J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매일같이 특별한 사건이 일어났던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고 소소한 일상 속 아이를 관찰하고 그림으로써 그 1년은 아주 특별한 시간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저자 사카베 히토미는 한 해 동안 그림으로 육아 일기를 그리며, 아이가 인생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음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1년간 꾸준히 일상의 흔적을 그림으로 남기는 일이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힘이 되었노라고 말한다. 한 아이의 ‘엄마’로서, 주어진 순간을 똑바로 마주하고 간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흔적, 바로 이 책 『아이와 나』이다. 마카를 주재료로 그때그때 그려낸 그림일기는 언뜻 보기에는 쉽게 그린 듯 보이지만, 사실 미술을 전공하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의 노련한 솜씨가 곳곳에 담겨 있다. 물론 미술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화가로 살아가는 이들만 그림일기를 그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혹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이라면 얼마든지 그릴 수 있다. 이 따뜻한 그림일기의 가장 큰 힘은 ‘사랑’이다. 한 사람의 습관, 한 사람의 첫 경험, 한 사람의 변화 같은 미묘한 순간들을 잡아내기 위해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를 지켜보는 일. 잘 기억하고 생각하기 위해 오랫동안 그를 관찰하는 일, 사랑이다. 따뜻한 책 『아이와 나』와 함께 당신도 사랑하는 사람의 하루를 그려나가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