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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ZLERIN 앙겔라 메르켈 앙겔라 메르켈은 항상 ‘최연소’와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1991년 여성?청소년부 장관에 오르며 독일 역사상 최연소 장관이 되었고, 1998년에는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기민당 사무총장이 된다. 2000년에는 역시 기민당에서는 최초로 여성으로서 당수의 자리에 올랐고, 2005년에는 동독 출신으로서는 최초로, 또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연소 총리가 된다. 이러한 진기록은 모두 그녀의 정치적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서독 가톨릭계 남성들이 지배하고 있는 독일 정계에서 개신교의 동독 출신 여성 정치가가 살아남았다는 것, 아니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최고의 권력자가 된 것은 과연 어떤 능력을 갖고 있어서일까. 여성 총리를 뜻하는 독일어 ‘KANZLERIN’은 그녀로 인해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등장하게 되었고, 여성 총리 취임을 기념하기 위해 KANZLERIN.COM이라는 도메인 주소가 그녀에게 바쳐졌다. 독일형 철의 여인, 독일의 대처 칸츨러린 앙겔라 메르켈은 과연 누구인가! 독일 본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게르트 랑구트가 그녀의 출생부터 현재까지 철저히 파헤친다. 02 동독의 촌부에서 독일 최고의 권력자로 앙겔라 메르켈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1954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은 생후 1개월 만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당시 동독 지역 템플린으로 이주해 그곳에서 성장했다. 열세 살 때부터 일찌감치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활하기 시작한 메르켈은 자신감 있고 차분하며 성적이 뛰어난, 이상적인 학생이었다. 또 서독 친지들로부터 받은 청바지를 즐겨 입고, 폴 매카트니를 좋아하며, 아버지가 목사라는 특혜(?)를 이용해 다른 동독 아이들보다는 쉽게 서구 문물을 접할 수 있었다. 학창 시절 서독 내각 구성원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동베를린 물리화학 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다 1989년 동독 민주화 운동 단체인 ‘민주변혁’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 활동에 들어간다. 이후 1990년에는 동독 정부 부대변인에 취임하고, 독일 통일 후 실시된 총선에서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헬무트 콜 전 총리의 발탁으로 1991년에 여성·청소년부 장관이 되어 독일 역사상 최연소 장관이라는 기록을 갖게 된다. 1991년에는 기민당 부당수, 1994년에는 환경부 장관, 1998년에는 기민당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에 오르며 문자 그대로 거침없는 초고속 성공 행진을 벌이던 메르켈은 1999년 기민당의 비자금 스캔들이 터지자 이를 자신의 완전한 정치적 독립의 기회로 활용한다. 당시 그녀는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지에 콜에게 보내는 결별의 편지를 기고하며 독일 정치계에서 콜의 시대는 영원히 가버렸다고 선언한다. 이는 콜의 ‘정치적 양녀’라는 소리를 들으며 그의 그늘에서 늘 부담스러워하던 메르켈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독일 정계를 이끌고 가겠다는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것이 곧 밝혀진다. 메르켈은 2000년 4월, 96퍼센트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며 기민당 당수에 올라 기민당 최초의 여성 당수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던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정계 입문 16년 만인 2005년 11월, 앙겔라 메르켈은 독일 정계에서 카리스마가 강하기로 유명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를 밀어내고, 역사적인 좌우 대연정을 이끌어내며 독일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된다. 그녀의 총리 취임은 또 동독 출신으로서는 최초의 일이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최연소 기록이었다. 03 통일 독일의 선택 앙겔라 메르켈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인 앙겔라 메르켈은 특별한 여자다. 독일 정계에서 그녀만큼 빠른 속도로 ‘아무것도 아닌’ 위치에서 이렇게 높은 지위에 오른 이는 없었다. 그러나 함부르크에서 태어나 동독에서 성장한 그녀는 여전히 스핑크스만큼이나 불가사의한 존재로 남아 있다. 메르켈은 자신의 인생 역정에 대해 기꺼이 많은 정보들을 제공해주는 편이지만, 어느 정도의 사생활은 사생활로 남겨두려고 애써왔다. 그리고 그녀의 그런 노력은 지금까지 성공을 거둬왔다. 공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드러내야 하는 부분만 공개하겠다는 메르켈의 기본원칙 때문에 누구도 메르켈 스스로 드리운 베일 속을 들여다볼 수는 없었다. 이에 따라 동독 시절 메르켈의 생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알려진 바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그녀를 독일 본 대학의 정치학 교수이자 메르켈이 기민당 대변인이던 시절부터 기민당에서 함께 활동하며 비례대표 국회의원까지 지낸 게르트 랑구트가 철저히 해부했다. 동독에서 보낸 청소년기는 물론, 라이프치히에서의 대학 생활, 독일 통일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민주변혁 시절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모든 모습을 가능한 한 객관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필자는 각종 언론 매체에 발표된 자료를 비롯해 슈타지의 비밀문서까지 그녀와 관련된 자료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철저히 활용했다. 특히 필자는 정치인이나 일반인에 상관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빠지기 쉬운 자기 미화의 함정을 알고, 메르켈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며 메르켈 본인은 물론 총 140여 명에 이르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했다. 그들은 메르켈이 학교를 다녔던 지역의 장학사들, 메르켈을 가르쳤던 교사들, 고향 마을의 시장(市長), 급우, 동창, 대학교수, 전환기를 같이했던 동료들, 정부 각 부처의 인사, 기타 정치가들과 당원들 등, 메르켈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또 권 말미에는 2005년 2월 25일 메르켈과 필자가 가졌던 인터뷰 내용을 그대로 실어서 메르켈의 현재 생각과 모습을 아무런 여과 없이 충실히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어떤 동기에서,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앙겔라 메르켈이 독일연방공화국 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위에 올랐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 메르켈은 자신의 가족사를 포함한 사생활을 일반에 공개하는 데 미온적이었지만,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독자들은 지금껏 알지 못했던 메르켈의 단면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