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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세월 그리고…… 이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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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돌밭에서 괭이를 들고 서 계신 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은 대지 위에 우뚝 선 철탑을 닮았다.
--- p.1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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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을 끝난 밭에 서 계신 어머니. 마치 천지간에 서 있는 조각 같다. 이 사진을 찍고 나는 왠지 모르게 그만 울고 말았다
--- p.1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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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러도 자식 앞에서 눈물 한 번 내비친 적 없는 아버지. 어느덧 꽃다운 시절은 사라지고 빈 들녘에 앙상한 나뭇가지로 남아 있는 어머니. 그동안 당신들에게서 얼마나 많은 열매를 따먹었는지 모릅니다.”
부모와 자식의 끈만큼 끈끈한 것이 있을까. 부모에게도 그렇겠지만 그건 자식에게도 마찬가지. 사랑하고 감사하면서도 영원히 갚을 수 없는 채무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존재. 때로는 벗어나고 싶은 권위의 상징, 닮기 싫은 면조차 유전자에 각인해 나에게 남겨준 숙명적 존재. 그런 부모의 모습을 카메라와 캠코더라는 연필로 30여 년간 꼼꼼히 기록한 사람이 있다. 사진작가 지아오 보. 그는 왜 그리 오랜 시간 동안 부모님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을까. “많은 사람이 내게 왜 그렇게 긴 세월 동안 부모님을 사진에 담았는지 물었다. 사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하루하루 늙어 가시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며, 나는 두 분을 보내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든 두 분을 붙잡고 싶었다. 카메라와 캠코더만이 두 분의 살아 있는 생생한 모습을 남길 수 있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부모님을 잡고 싶고 남기고 싶다.’ 어느 자식인들 그런 마음이 없을까. 다만 사는 데 바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자책할 뿐. 가족은 삶의 힘이다 <집으로 가는 길 1, 2>에서 보여주는 부모와 자식들, 가족들의 모습은 비록 중국 산동 지역의 한 노부부와 그 가족의 삶을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과 너무도 비슷하다. 60이 넘으신 분들은 자신들의 이야기고, 30이 넘은 사람들은 부모님의 이야기다. 우리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사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얼굴도 모르고 만나 결혼해 자식들을 낳고, 가난과 무지로 먼저 자식들을 떠나보내기도 하고, 남은 자식들을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모든 고통을 묵묵히 감내하는 우리 부모님의 모습. 정으로 끈끈하게 맺어진 진한 부부애와 부모님에 대한 자식들의 존경과 사랑, 그리고 그런 부모를 떠나보낼 준비를 하는 이들의 애끓는 슬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느 특별한 부모의 모습이 아니라 바로 곁에 있는 내 부모님의 모습이다. 별로 특별할 것도 없고, 파란만장한 삶도 아니고, 성공 신화도 대박난 인생도 아니며, 개천에서 용 난 이야기도 아니다. 과장도 없고, 미사여구도 없고, 미화도 없다. 하지만 이 책에는 사랑과 진실과 소박함이 있다. 이 책의 최고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지아오 보가 찍은 사진도 마찬가지다. 사진 역시 글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눈을 속일 수 없다. 화려한 상업 광고 사진을 보고 멋있다고 찬탄은 해도, 마음으로부터 감동해 깊은 여운을 남기기는 어렵다.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기술적으로 저자의 사진을 최고라고 말할 순 없지만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존경이 담겨 있는 그의 사진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린다. 30여 년이라는 긴 시간을 사랑의 시선으로 담아낸 저자의 정성이 고스란히 사진에 담겨 있다. 물론 그 30년에는 저자의 모습도 고스란히 투영된다. 저자는 곧 떠날지 모르는 부모님을 어떡해서든 잡고 싶고 남기고 싶어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모습도 남겨졌다는 것을 알까? 결국 그의 사진은 단순히 부모님만을 찍은 사진이 아니라 한 가족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되었다. 가족은 삶의 힘이다. 그 소박한 진리를 우리는 가끔 잊고 산다. 내가 행복해하면 나보다 더 기뻐해 주고, 내가 슬퍼하면 나보다도 더 슬퍼해 주는 사람들이 바로 가족이다. 중국의 한 소박한 가족과 만나면서 다시 한 번 내 옆에 있는 부모와 형제들, 가족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면……. 이 책의 소박한 존재 이유다. 2000년 4월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 2005년 12월 <집으로 가는 길> 나의 아버지, 어머니가 떠나셨다! “너무도 사실적이기에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그 소박함이 이제는 점점 삭막해져 감을 절실히 느끼는 이런 세상이기에 더욱 간절하고 아름다웠답니다.”(higgimure)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가슴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지는 느낌. 그리고…… 상처받은 부위가 치유되는 느낌. 당신이 힘들 때, 지칠 때…… 상처받았을 때,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 책 한 잔 마셔보라고…….”(tulipday) “중국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부모님과 어찌 그리 비슷한지…… 세상 모든 부모의 자식 사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은가 보다. 언제나 베풀기만 하고 그 대가도 바라지 않고……. 이 책을 읽으며 가슴이 뭉클해 눈물이 많이 났다. 부모님의 눈이 아직 좋으시다면 이 책을 보여 드리며 함께 이야기를 나눠 보아도 좋을 듯하다.”(clotho2) 2000년 출판된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에 쏟아졌던 찬사 중 일부다. 중국 노부부의 아웅다웅하는 모습에 슬쩍 웃음이 묻어나오던 즐거운 감동. 많은 독자가 부모님과 가족들의 그 이후의 모습에 궁금해했다. 두 분은 여전히 건강하신지, 그 착한 바보 형은 잘 살고 있는지……. 증보 개정판인 <집으로 가는 길 1, 2>은 그 이후의 모습을 함께 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집으로 가는 길 1, 2>는 전보다 훨씬 더 감성적이고, 훨씬 더 마음 아픈 내용이 많다. 죽음을 얼마 두지 않아 담담히 준비를 하는 두 분의 평화로운 모습이 그렇고, 날로 쇠약해져 끝이 보이는 부모님을 어떡해서든 잡아두려는 남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생이 그렇다. 2002년 12월,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2004년 2월에는 어머니도 세상을 떠났다. 바보 형 역시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90일 뒤 어머니의 품에서 그 안타까운 삶을 마감했다. <집으로 가는 길 1, 2>는 전편에선 볼 수 없었던 이 마지막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정은 “자주 감정이 격해지고 지난번보다 조금은 더 감정적이 된 저자의 서술에 따라 나도 그렇게 되었다”는 번역자의 말처럼, 읽는 이의 눈을 흐리게 할 만큼 가슴을 아리게 한다. 특별할 것 없는,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그래서 더욱 특별해지는 가족들의 삶과 죽음의 이야기. <집으로 가는 길 1, 2>가 중국의 한 가족을 넘어 모든 사람에게 여운 짙은 울림으로 전해지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