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my Liao,廖福彬, 幾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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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걸까? 기억하고 있다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걸까?
이 책은 1999년 9.21 타이완 대지진 직전에 출간되었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는 동안 수많은 외로운 마음들을 보듬어 준 책이다. 마치 미소 짓는 달을 가득 실은 트럭이 슬픔에 잠긴 캄캄한 도시마다 환한 빛을 퍼트리는 것처럼. 도시를 뒤덮었던 바깥의 어둠은 걷혔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어둠은 오히려 깊어만 가고, 사람들의 마음속 고독과 불안은 여전히 곁을 맴돈다. 그래서 달과 아이의 다정한 이야기는 저마다 다른 삶의 순간을 지나는 우리에게 지금도 말없이 빛을 건넨다. 지미의 작품을 떠올릴 때 가슴속에 품은 장면은 조금씩 다를지 모르지만, 검은 옷을 입고 환하게 미소 짓는 작은 아이가 빌딩 숲 위에서 노랗고 둥근 달을 높이 치켜들고 서 있던 그 모습만큼은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말없이 별을 올려다보게 되는 시간, 외롭지만 여전히 온기가 남아 있는 마음 한구석에서 말이다. 참 다행이다. 달이 떠올라서. 작가의 말 몇 권의 책을 출간하고 나자 친구들은 내가 외로운 이야기만 잔뜩 그린다며 너무 처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좀 행복한 그림을 그려보라고 했다. 나도 나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책 한 권쯤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늘의 달을 바라보다가 이 이야기를 떠올렸다. 어느 날 달이 하늘에서 내려와 한 아이와 만난다면 어떨까? 달이 공처럼 아이의 몸 위를 이리저리 굴러다닌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나는 달과 아이가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단순한 이야기를 그리기로 했다. 하지만 당시 가까이 지내던 두 친구가 잇따라 세상을 떠나면서 그 일은 내게 큰 충격을 주었고, 나도 모르는 사이 진행 중이던 창작의 방향을 바꾸어 놓았다. 그 결과 『달을 찾은 아이』는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결국 한 아이가 용감하게 어려움에 맞서는 이야기가 되었고, 처음보다 훨씬 더 슬픈 책이 되었다. 한 중년 남자가 뜻하지 않게 높은 건물에서 추락한다. 그 순간 천지가 빙글빙글 돌고, 세상은 고장나고, 달은 사라져 버린다······. 『달을 찾은 아이』의 후반부에서는 아이가 사람들에게 이해 받지 못하고, 친구들도 점점 줄어든다. 선생님은 더 이상 달을 학교에 데려오지 말라고 하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관계는 파국 직전까지 간다. 아이는 용감하게 달을 다시 하늘로 돌려보내기로 한다. 그것은 소년이 삶의 출구를 찾아가는 방식이었다. 나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아이에게 검은색 옷을 입히고, 달을 익숙한 풍경으로 데려가 기억을 되찾게 도와주도록 했다. 동시에 사람들이 달이 정말 다시 떠올랐다고 믿게 했다. 『달을 찾은 아이』의 그림과 글은 서로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두 개의 선과도 같다. 때로는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때로는 서로 그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지 않다. 내 그림책에는 원래 이런 특징이 있다. 하지만 『달을 찾은 아이』에서는 그림과 글이 각각 자신의 생명을 지니고 있으며, 단순히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특징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 책을 만드는 과정은 무척 순조로웠다. 창작하면서 크게 의심하거나 흔들리는 순간도 별로 없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에 아주 깊고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완성된 원고를 안고 출판사로 가던 길이 기억난다. 마음속으로 너무나 아쉬웠다. ‘이제 정말 이 아이와 헤어져야 하는구나. 이 책은 이제 다른 사람의 아이가 되는구나······.’ 이 책은 내 마음 속에 가장 잊을 수 없는 한 부분으로 여전히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