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mmy Liao,廖福彬, 幾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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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영화와 각색한 드라마로 제작되고, 전세계 10여 종 언어로 출간된 지미 작가의 베스트셀러!
이 책은 두 남녀가 사랑인지 모를 잠깐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벌어지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행복했던 순간을 추억하는 두 남녀는 늘 그래왔던 것처럼 여자는 습관적으로 왼쪽으로 가고, 남자는 습관적으로 오른쪽으로 간다. 짧은 만남 후 받았던 전화번호는 갑자기 쏟아진 비에 젖어 뭉개진다. 정확한 번호를 알 수 없게 된 남자는 잘못된 번호인지도 모른 채 계속 여자에게 연락한다. 전화를 기다리다 지친 여자는 결국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문을 나선다. 남자도 그녀가 없는 도시를 떠나기로 작정하고 길을 나선다. 하지만 이들은 늘 하던 대로 여자는 왼쪽으로, 남자는 오른쪽으로 간다. 이렇게 운명의 신이 그들을 갈라놓나 싶던 찰나, 두 남녀는 결국 만나고야 만다. 운명을 이겨낸 사랑의 승리라고나 할까? 그리워할 땐 만나지 못하고 포기하고 내려놓으니 만나지는 운명 같은 사랑. 전세계 모든 청춘들에게 바치는 사랑의 랩소디. 소설 같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이다. 책을 통해 작가는 이런 메시지를 남긴다.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떨림 속에서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금도 여전히 막막하게 사랑을 찾고 있거나,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는 이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사랑은 언젠가 꼭 다가올 것이라고······” 작가의 말 『미소 짓는 물고기』와 『숲속의 비밀』 두 권의 책을 출간하고 나니 창작에 대해 조금 자신감이 생겼고, 책을 더 만들어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기대도 생겼다. 나는 어른을 위한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지만, 당시 서점에서는 이런 그림책의 위치가 분명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권을 더 만들어 ‘어른을 위한 그림책’이라는 장르를 좀 더 확실하게 자리 잡게 하고 싶었다. 당시 나는 사랑에 관한 책을 무척 만들고 싶었다. 어느 날, 신문의 여성면에 만화 형식의 삽화를 한 장 그리게 되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눈밭에서 멀리 떨어진 채 서로 마주보는 장면이었다. 함박눈이 쏟아지는 가운데 두 사람은 그 자리에 멈춰 서서 서로를 바라볼 뿐, 달려가 뜨겁게 껴안지는 않았다. 두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 순간 갑자기 하나의 사랑 이야기가 떠올랐다. 서로를 영원히 찾지 못한 채 각자의 슬픔 속에서 살아가는 두 연인······ 주제를 찾자마자 나는 전체 이야기를 천천히 끝장면까지 생각해 보지도 않고 조급하게 그림부터 그리기 시작했다. 창작할 때가 가장 행복하고 흥분되는 순간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 엇갈리는 장면을 많이 그렸다. 각자의 쓸쓸함과 각자의 한숨도 그렸다. 그림은 점점 많아졌고 이야기의 규모도 점점 커졌다. 그런데 두 사람은 계속 서로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그 다음은? 이런 과정을 계속 반복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결국 작업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한참 뒤 어느 날, 옆집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시작했다. 전동 드릴의 굉음 때문에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었다. 새로운 이웃이 이사 오려는 모양이었다. 바로 벽 하나 사이인데도, 그전에 누가 살았는지, 지금 누가 살고 있는지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혹시 내가 전에 알던 사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아니면 오래 전 헤어진 친구일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이 일은 나를 ‘공간’에 관심 갖게 했다. 그리고 나는 곧바로 그것을 절반쯤 만들다 멈춰둔 작품과 연결했다. 남녀 주인공을 벽 하나 사이에 둔 옆집 이웃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두 집의 출입구가 서로 다르고, 두 사람은 늘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다녔기 때문에 자신들이 이웃이라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의 시간도 길게 늘렸다. 이전의 그림책들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서 하나의 ‘감정’이나 ‘분위기’를 중심으로 전개되었다면, 이 책에서는 ‘삶의 구체적인 세부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 세부에는 공간뿐 아니라 시간과 온도도 있었다. 나는 일기를 쓰듯 이야기를 전개하며 주인공들의 감정이 어떻게 흔들리고 변화하는지를 암시했다. 가을에는 두 사람이 낙엽 사이를 서성이는 모습을 그렸다. 크리스마스에는 즐거운 축제 분위기 속에서 슬픈 마음으로 떠나는 두 사람을 그렸다. 새해가 돼서 시청 광장 앞에서 기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때의 나는 마치 그들과 의리를 지키는 사람처럼, 그들이 기뻐하면 함께 기뻐하고 그들이 슬퍼하면 함께 슬퍼했다. 독자들이 사랑을 만났다가 다시 잃어버린 이 두 연인과, 소외되고 무심한 이 도시가 한때 함께 내쉬었던 기쁨과 슬픔의 숨결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왼쪽으로 가는ㆍ오른쪽으로 가는』은 여러 면에서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나는 책에서 ‘왼쪽’과 ‘오른쪽’이라는 개념으로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을 무척 좋아한다. 남자는 언제나 책을 펼쳤을 때 오른쪽 페이지에 있고, 여자는 언제나 왼쪽 페이지에 있다. 또한 의도적으로 ‘카메라’의 위치를 의식했다. 시선은 수평으로 유지하고 카메라는 움직이지 않는다. 대신 인물들이 카메라 앞에서 움직이고, 오가고, 연기하도록 했다. 이 이야기를 그림책이라는 형식으로 표현한 것은 더없이 잘 어울렸다. 매우 절묘하면서도 단순했다. 다른 어떤 형식으로 표현하더라도 이보다 더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