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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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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난 도일은 이 작품에서 독자를 두 번 속인다.
첫 번째는 황당함으로. 세상에 빨간 머리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재단이 존재하고, 하루 네 시간 백과사전을 베끼는 것만으로 거액을 받을 수 있다는 설정 앞에서, 독자는 웃음을 터뜨리거나,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그 황당함이 완벽하게 논리적인 음모였다는 사실로. 홈즈가 지팡이로 도로를 두드리는 장면, 직원의 바지 무릎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 길모퉁이를 돌아서며 낮게 중얼거리는 장면. 이 모든 것이 치밀하게 계산된 복선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는 순간, 독자는 추리소설이 줄 수 있는 가장 짜릿한 쾌감을 맛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 범죄계의 손꼽히는 지략가 존 클레이와의 대결이 더해지며, 짧은 단편임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진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왜 이 작품이 시대를 초월해 ‘가장 명쾌한 추리극'으로 불리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