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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내부고발자, 그들은 누구인가
제2장 내부고발자의 고난과 시련 제3장 자기보호 전략과 방법 제4장 한국의 보호·보상제도와 사례 제5장 교훈과 과제 제6장 미래의 내부고발자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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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를 보호하는 법률이 시행된 지 10년이나 지났다. 하지만 현실은 애초에 기대했던 바와 거리가 멀기만 하다. 법을 통해 내부고발자를 보호한 사례도 있지만, 내부고발자가 적절하고 충분하게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 역시 끊임없이 들려온다. …… 사회 구성원 역시 이들을 진정으로 끌어안는 학습과 노력이 부족하다. …… 국가의 품격을 생각한다면, 그리고 일류 국가를 꿈꾼다면, 구성원이 먼저 사회 전체에 대한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내부고발에 대한 법적 보호 수준이나 사회의 태도 변화가 부족한 만큼, 내부고발자도 스스로 보호받고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 내부고발은 의로운 일이지만, 내부고발자는 자신의 도전과 성취에 앞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도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의 집필은 필자들의 이러한 인식과 의도, 소망에 기초한 것이다. --- p.10
육군 9사단 이지문 중위는 1992년 3월 22일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14대 국회의원 선거 군 부재자투표 과정에서 공개투표, 대리투표와 여당 지지 정신교육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국방부는 이 중위를 근무지역 무단이탈로 구속했다. 또한 해당 부대 장교와 사병 5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중위의 증언이 허위였다고 발표했다. 이 중위가 좌익 운동 세력과 연계되어 있다며 고발 동기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그러나 현역 군인 200여 명이 공선협과 언론사 등에 익명으로 군 부재자투표 부정에 관해 제보하고, 특히 통신사령부의 이 모 일병이 추가로 관련 사실을 고발하자, 국방부는 여당 지지 정신교육과 대리투표 행위가 실제 몇몇 부대에서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중위는 그 후 기소유예로 석방되고 이등병으로 파면 조치되었으나, 3년간 법정투쟁을 벌이는 동안 전역 군인들이 이 중위의 고발 내용이 사실임을 입증해줌으로써 1995년 2월 대법원으로부터 파면 처분 취소 확정 판결을 받아 중위 신분을 회복하고 명예전역을 했다. 그의 고발 이후 국방부는 투표제도를 개선했다. 군 부재자투표 장소를 영외로 바꾸고 1992년 12월 대통령선거부터 이를 시행하면서 군 부정선거 시비가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다. --- pp.21-22 이재일 씨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연구원으로 재직하던 당시 연구원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출장비와 연구비를 횡령한 사실을 신고했다. 이 씨에 따르면, 해당 연구원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출장 계획을 만들거나 연구 계획을 위조하여 기안하고 금액을 타내는 수법으로 횡령한 금액이 개인카드 사용, PDA 구입 등의 비용으로 유용되었다. 이 씨는 이러한 부당한 행위에 동조할 것을 요구받았으나 거부했으며, 이에 대한 사례를 수집해 내부감사를 의뢰했으나, 감사팀은 공문을 통해 오히려 청구인이 이 씨임을 공개하여 신분을 노출시켰다. 이후 공개적인 집단 따돌림, 언어폭력 및 상해 위협,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피해로 괴로워하다 시민단체의 도움을 받아 국가청렴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국가청렴위원회는 조사를 통해 2004년 10월부터 21개월 동안 직원 318명이 모두 1,235건의 국내 출장을 거짓으로 신고하여 출장비 4억 8,000여 만 원을 횡령한 것을 확인했다. 이 씨는 2006년 8월 해직되었으나, 그녀의 제보를 계기로 공무원 여비 규정은 개선되었다. --- pp.29-30 내부고발을 하더라도 불이익을 피할 수는 없을까? 최선의 방법은 익명으로 하는 것이다. 외부로 공개하는 대신 내부에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도 있다. 조직 내 핫라인을 이용하거나 감사실에 익명으로 제보할 수도 있고, 회의 석상에서 문제점을 지적할 수도 있다. 아니면 가장 믿을 만하며 자신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고 들어줄 내부 인사에게 비공식적으로 이야기할 수도 있다. 이 모든 방법 가운데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역시 ‘익명’으로 공개하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인데,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본인이 누구인지 드러내고 하는 것에 비해 효과는 크게 낮다. 어떻게 보면 익명의 신고나 폭로라고 위험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 p.82 법적 보호가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사실 내부고발자가 법적 보호를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나 받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현재의 법적 보호를 통해 해고를 막아서 내부고발자가 실직을 당하지 않더라도 따돌림과 비난, 과도한 감시 속에서 살아야 한다. 조직 내에서 차별, 동료들의 냉대와 무시 등을 당할 때 과연 얼마나 보호받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차라리 직장을 그만두는 것만 못할지도 모른다. 신체적·정신적 고통은 고용관계 유지의 편익보다 몇 배나 더 크고, 품위 유지를 어렵게 하며, 추가적인 갈등을 증폭하거나 원망만을 키울 수 있다. 내부고발자로서 보호를 받아도 일단 사회심리적 피해가 발생하면, 고발하기 전으로 복원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 p.100 “저는 내부고발을 하고 나서야 전문가들을 만나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을 만난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잘 준비하고 처리했다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전문가들을 내부고발을 하기 전에 알게 되었다면 이렇게 긴 싸움을 하고 있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또한 싸움이 길어진다고 해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덜했을 것 같습니다. 저를 비롯한 사람들 대부분은 법에 대해 상세하게 알지 못합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알고 있지 못하거나 설령 알고 있다 해도 100%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법에 대한 이해, 향후 처리에 대한 계획 등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조언이 무엇보다 필요한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 p.115 사무실의 경리나 서무 직원 혹은 타 부서의 직원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들은 조직의 비리에 대해 깊은 내막을 알고 있을 수 있다. 또 언제든지 지지 세력이 되어 정보 제공 등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다. 동료들은 신고자를 부담스러워하며 피하거나 멀리한다. 내부고발자는 때로는 배신자, 믿을 수 없는 사람, 문제가 있는 사람, 위험 인물 또는 요주의 인물 등으로 분류되고, 배척당하기 쉽다. 동료들과의 좋은 관계는 이러한 위험을 막는 방법이다. 내부 비리 폭로의 의도나 효과를 무력화하려는 조직의 보복도 다른 구성원들에 대한 일종의 본보기나 경고의 성격을 띤다는 점에서,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p.131 내부고발자가 받아야 할 것은 고통과 스트레스가 아니라 박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할 소명을 부여받은 공직자가 국민을 위해 증언해야 하는 자리에서 진실을 말할지 숨길지를 고민해야 한다면, 그리고 민주국가에서 주권자인 시민 개개인이 사회를 위해 나서는 것에 대해서 불이익을 전제해야 한다면, 이것은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국가가 그들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 경우 그들이 국가에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 그래야 누구든 주권자로서,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다. --- p.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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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에 귀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를 세월호 참사
자기를 태워 세상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내부고발의 힘 세월호 침몰 참사가 벌어지기 불과 몇 달 전인 2014년 1월, 청해진해운 소속 직원 한 명이 회사가 운영하는 여객선의 잦은 사고와 개운치 않은 사고 처리, 상습적인 정원 초과 운항, 임금 체불 등에 대해 정부에 내부고발을 했다. 그러나 정부는 그중 임금 체불 건만 처리하고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내부고발에 대해 정부 담당자 중 한 명이라도 관심을 기울여 청해진해운을 살폈더라면 대형 참사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비록 이 내부고발 사례의 결말은 참담했으나, 분명 내부고발은 외부에서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내부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 언젠가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방편이다. 법과 제도가 있어도 여전히 보호받지 못하는 내부고발자의 현실 이 때문에 각국에서는 내부고발을 독려 또는 의무화하고 내부고발 사안을 처리하며 내부고발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왔다.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과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제정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내부고발과 관련한 업무를 맡아 처리하게 함으로써 나름의 밑바탕을 마련했다. 이러한 장치를 통해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 수준이 많이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내부고발자는 존경받고 우대받기보다는 조직이 가하는 보복성 불이익과 폭력에 쉽게 노출되어 피해를 입는 일이 많다. 자신이 아닌 사회를 위한 일인데도 내부고발자는 사회로부터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도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내부고발자를 위한, 그리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지침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내부고발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현실을 너무 안이하게 바라보지 말라고 경고한다. 직업을 잃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거대한 조직을 상대로 수년간 송사를 벌일 것도 각오하라고 한다. 다행히 자리를 지킨다 해도 주위 동료들로부터 냉소와 무시를 당하며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게 되는 등 왕따를 견뎌야 하고, 여태껏 쌓은 모든 인간관계가 일시에 파탄 날 것을 예상하라 한다. 내부고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주도면밀하게 증거를 모으고, 자신이 오해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하고 점검하며, 더욱더 업무에 충실하고, 전문가를 찾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내부고발자를 대하는 우리 사회 전반의 잘못된 인식과 태도는 물론, 내부고발자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법과 제도의 허점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책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소개하듯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윤리 의식 수준은 경제 수준에 비해 매우 낮다. 이런 현실에서, 높은 윤리 의식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내부고발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하는 일은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국가 개조’나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기본적인 노력이나 다름없다. 내부고발자를 위한, 내부고발자의 책 이처럼 이 책은 내부고발자가 제대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가 법적·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내용뿐만 아니라, 내부고발자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내부고발을 고민하고 있거나 결심한 이들이 반드시 알아야 하고 가장 궁금해 할 만한 내용으로 채우기 위해 이 책은 이론적 설명을 최대한 배제한 채 앞서 내부고발을 결행한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과 조언을 모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이는 오랫동안 내부고발을 연구한 박흥식 교수와 더불어, 실제 내부고발 경험자이자 연구자인 이지문, 이재일 씨가 집필에 참여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내부고발을 할 때 맞닥뜨릴지도 모르는 위험이나 불이익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이를 비켜 가거나 불이익을 조금이라도 적게 받으면서 기대했던 것을 온전히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지,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살아 있는 지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