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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어머니께 드리는 헌시 1부 흙의 숨결, 땀의 기록 논두렁 모내기 날 새참 볏짚 집 탈곡기 소 전학 들길 지게 소꼴 썰매 아궁이 장작 나무 마루 오죽 빗자루 군불 시골의 밤 우물 복바위 평상 소풍 홍합 새끼 곰방대 목소리 경운기 두 개의 굴뚝 석곡(石谷) 2부 어머니의 손과 부엌의 온기 통학길 김치국밥 성적표 추어탕 라면 볏단 대나무 소쿠리 호미 정한수 막걸리 절구 부지깽이 농번기 마당 다듬잇돌 굽은 허리 동치미 문풍지 제삿날 밥 먹으라 일요일 오후 재수(再修) 외갓집 감나무 친구 누나들 저수지 배추 음력 정월 초닷새 서리 3부 자라나는 시간, 떠나는 시간 경상도 사나이와 아들 큰 목소리 사이에서 딸들의 교실 스물한 살의 어머니 모르는 얼굴 딸 넷의 시간 대구 셋째 누나 집안의 결정 막내의 자리 어머니의 자존심 아흔넷의 걸음 나는 괜찮다 꺼진 보일러 좋은 생각 석곡의 웃음 돌아갈 집 이웃사촌 전화기 너머 어머니는 자식의 거울 마을회관 수류화개 효도 돼지 잡던 날 음력 사월 초닷새 물동이 부식 담당자 첫 명절 대문 없는 마을, 석곡 아흔넷의 소녀 백지 앞에서 4부 세월의 얼굴, 어머니의 시간 어머니의 정의 이 나이에 만난 친구 애썼다 훈련소 퇴소식 훼손된 사진 병원 가는 날 어머니께 균형의 자리 단정한 사람 마을 입구에서 책 한 권의 효도 겨울 하늘의 연 서울은 춥제 일곱 갈래의 마음 들길의 들국화 아흔넷의 손을 잡은 막내 아들을 강조하던 날 어머니를 넘어설 수 없는 아버지 막내 아버지의 후회 어머니를 닮은 내 목소리 어머니에게 배운 부성 어머니와 나, 그리고 아들 아들을 보며 깨닫는 어머니 아버지의 무게 아버지가 되어 알게 된 것 봄비 오는 날 그늘 요람 어머니의 등 맺음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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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사랑은 대개 뒤늦게 읽힌다. 젊은 날에는 잔소리처럼 들렸던 말이 세월이 흐른 뒤 삶의 방향이 되어 있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밥 한 끼와 한마디의 걱정이 사실은 한 사람의 인생을 떠받친 기둥이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늦게 깨닫는다. 『엄마의 용기』는 바로 그 늦은 깨달음에서 출발한 시집이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어머니를 거창한 상징이나 추상적 존재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대신 논두렁을 다지고,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학비를 마련하고, 자식의 전학을 위해 기꺼이 삶의 방향을 바꾸는 한 사람의 구체적인 삶을 보여준다. 이 시집에서 어머니는 눈물로만 기억되는 존재가 아니다. 집안의 균형을 잡고, 자식의 미래를 위해 결단하며, 말없이 삶을 밀어 올린 실천의 사람이다. 시인은 농촌의 생활 풍경과 가족의 기억을 섬세한 언어로 되살려낸다. ‘논두렁’, ‘모내기 날’, ‘새참’, ‘절구’, ‘문풍지’, ‘정한수’, ‘밥 먹으라’ 같은 시편들은 사라져 가는 시골의 풍속을 복원하는 동시에, 그 안에 깃든 어머니의 노동과 사랑을 한 줄 한 줄 불러낸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시집 전반에 흐르는 절제된 정서다. 과장하거나 울음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담담한 문장 속에 오래 묵은 감사와 미안함, 존경과 사랑을 깊이 스며들게 한다. 『엄마의 용기』는 결국 한 어머니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이 땅의 수많은 어머니들의 이야기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뒤로 미루고, 기꺼이 희생하면서도 그것을 사랑이라 이름 붙이지 않았던 세대의 얼굴이 이 책 안에 살아 있다. 이 시집을 읽는 일은 한 편의 시를 읽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를 여기까지 오게 한 존재들을 다시 생각하게 하고, 아직 전하지 못한 감사의 말을 마음속에서 조용히 꺼내게 만든다. 이 책은 어머니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사랑은 결국 행동과 용기였음을 증언하는 아름다운 기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