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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_친구야, 안녕!제1부 2009년 9월9일9시9분9초날 좋아하나 봐잘했군 잘했어비밀윙크놀이라면 로미오와 줄리엣시험을 보다가정신통일2009년 9월9일9시9분9초제2부 빨간 색연필의 저주빨간 색연필의 저주동생 그네 태우기풀고 풀리고바퀴벌레 학교감기우리 집 일기예보복숭아 엉덩이깍두기석류옷룩*퉁*쏙*쏙제3부 까불고 싶은 날까불고 싶은 날푸른 꽃머릿니가 돌면내 친구 김성덕얇아서사월에부르자꼬리열성 교사 이 선생님제4부 해와 귤누가 누구를 닮았나이른 봄날도깨비풀이 이겼다뻐꾸기 나와풀벌레 이야기꾼해와 달과 별봄에 관한 시시한 수수께끼맨드라미해와 귤가을이 좋아제5부 고릴라야 미안해고릴라야 미안해착한 커피거룩한 밥가운뎃손가락새산뽕나무 식구들까마귀두기해설_발랄한 언어 감각과 진실한 삶의 태도_김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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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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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한 언어 감각을 뽐내는 신선한 동시집_"남북통일보다 더 어렵다. 정신통일"이 동시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발랄한 언어감각이다. 기존 동시들의 발상과 말법을 따라하지 않고, 뻔한 '학교 동시'또한 거부하면서 개성을 뽐낸다. 우리 선생님 또 / 정신통일 / 하라신다. / 밥때가 한참 남은 / 수학시간. // 창가엔 윙윙 벌 한 마리 / 들어올락 말락 / 이슬이 책상엔 반절 남은 흰 우유 / 엎어질락 말락 / 우리 선생님 머리엔 흰 머리칼 / 보일락 말락 / 내 배꼼에선 꼴꼬륵 시계 소리 / 들킬락 말락 // 한데 / 정신통일 / 어떻게 하나? // 남 북통일보다 더 어렵다. / 정신통일. -「정신통일」전문아이들 행동은 물론 '정신'까지 통일시키려는 선생님과 도무지 시선조차 한 군데 둘 수 없는 아이들이 맞섰을 때, 시인은 아이들 편에 선다. 남북 통일보다 어려운 게 정신통일이라는 엄살과 너스레는 아이의 편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이렇게 교사의 자리가 아닌 아이들 자리에 선 것이 시인의 말법을 새롭게 하는 비결이다. 다른 시에서 아이들은 "평생 잊지 못할 멋진 일"이 터질 것이라 잔뜩 기대하는 "2009년 / 9월 9일 / 9시 9분 9초"에 선생님은 기껏해야 "읽기 / 책펴라"는 말로 아이들을 김새게 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2009년 9월9일9시9분9초」). 이렇게 아이들의 시선, 아이들의 귀를 가진 덕에 시인은 흔한 풀벌레 소리도 "올치올치올치올치. / 장단을 맞추기도 하고 / (...) / 똘똘똘똘똘똘똘똘. / 골똘히 생각에 잠기기도" 하는 것으로 천진하게 알아듣는다(「풀벌레 이야기꾼」).나아가 시인은 형식 면에서도 신인다운 새로운 시도를 보여준다. 「비밀」은 각행의 첫 글자를 이어 의미를 연결하는 아크로스틱 포엠(Acrostic Poem)을 표방했다. 시 내용은 말썽꾸러기 동수를 좋다고 따라다니는 여자애들을 못마땅해 하는 것이지만, 앞 글자만 따서 읽으면 '동수동수 난 좋아 참 좋아'하는 깜짝고백이 된다. 아이들이 즉흥적으로 지어 부르는 노래를 연상시키는 "깍두기두기두 / 깍두기두기두"(「깍두기」) 같은 말, 노래가사 바꾸기 형태의 시도를 한 「잘했군 잘했어」, 아이들 일기를 엿보는 듯한 「내 친구 김성덕」등도 흥미롭다. 특히 아이들이 구술한 말을 받아 적은 듯한 산문시 「열성교사 이 선생님」은 자기 이상에 빠져 아이들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교사를 객관적으로 묘사하기에 맞춤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람과 사물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이 시인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라면, 여기에 정유경 시인은 '신인'다운 대범함까지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생생하게 그려낸 오늘의 아이들_"이상하게 오늘은 까불고 싶네"정유경의 시에는 구체적이고 실감 있는 모습의 아이들이 등장한다. 여전히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모르는 문제는 계속 생각 안 하고 그냥 틀리고 싶다고 입을 내미는 한편 마음에 드는 이성 친구에게 마음을 전할 방법을 고민하기도 하고 연예인 같다는 칭친을 들으면 좋아라 하며, 친구한테 윙크를 받고는 가슴 콩닥거리기도 한다. 심술궂어 보이는 친구의 한글 공부를 말없이 응원하고, 전학 온 친구 때문에 기분 좋은 속내를 "까불고 싶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새 친구의 등장에 들뜬 아이들을 야단치지 않고 그 마음을 헤아리는 교사의 마음도 함께 느껴진다. 오늘 / 은지라는 애가 / 전학을 왔네. // 키가 작아 / 은지는 / 내 앞에 앉았네. // 은지는 / 단발머리 에 / 눈이 큰 아이. // 이상하게 / 오늘은 / 까불고 싶네. -「까불고 싶은 날」전문시인은 아이들이 가정에서 겪는 일상에도 자상한 눈길을 보낸다. 엄마 아빠가 드디어 화를 풀었다. / 코훌쩍이는 동생이 '팽~' / 코를 풀었다. / 그 소리를 듣고 나는 / 저녁내 씨름하던 수학 문제를 쓱쓱 풀었다. // 티브이를 켜니 / 내일은 날이 풀리겠습니다, 한다. -「풀고 풀리고」부분엄마 아빠의 냉전으로 아이들은 한동안 숨을 죽이고 살았다. 그러다 부모의 화해로 냉랭했던 집안 분위기가 풀렸다. 그러자 코훌쩍이 동생의 코가 풀리고, 내 수학 문제도 쓱쓱 풀린다. 시적 화자가 "저녁내 씨름하던 수학 문제를 쓱쓱 풀었다"고 자신의 기쁨을 표현하도록 함으로써, 시인은 부모 간의 불화가 아이에게 얼마나 무거운 짐이었는지 효과적으로 드러낸다. '풀고 풀리고'라는 제목이나 '풀었다'는 말의 반복은 부모의 화해 뒤 밝아진 집안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중요한 장치다.평범했던 것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하는 동시의 힘_"먹을 게 모자라도 다 부르자."『까불고 싶은 날』은 모든 아이들이 겪을 법한 일상의 일들을 때로는 발랄한 어조에 실어, 때로는 ?지막한 어조로 잡아내 보여준다. 쉴 새 없이 바쁘게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이 새로운 언어로 표현되어 평범했던 일상도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한다. 이것이 바로 어린이가 시를 읽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이면서 정유경의 시가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이다. 다음 주 돌아오는 / 내 생일에 // 매일 같이 노는 이슬이, 혜진이, 종미는 꼭 부르자 / 날 도와주었던 지은이, 미영이, 성수는 꼭 부르자 / 나랑 짝이었던 태근이, 영철이, 민수는 꼭 부르자 / 학원 같이다 니는 소연이, 지혜, 영준이는 꼭 부르자 // 노래 잘하는 승연이, 은별이, 보람이를 부르자 / 춤 잘 추 는 선경이, 준오, 수홍이를 부르자 (...) 먹을 게 모자라도 / 다 부르자 -「부르자」부분일견 평범한 것 같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그래서 누구 하나 생일잔치에 부르지 않을 수 없는 마음은 결국 "먹을 게 모자라도" 친구를 다 부르게 한다. 하나하나 소중한 아이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떠올라 새삼 뭉클하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제곤은 이런 정유경의 시를 두고 "참신함과 함께 그만의 단단한 심지 같은 게 만져진다"고 평했다. 또한 시인 자신은 머리말에서 "내 마음을 알아주는 만만하고 든든한 친구" 같은 시를 쓰고 싶다고 밝혔다. 과연 시인의 바람대로, 시 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어린이들에게도 '만만한 동시집이 탄생했다. 가는 펜 선에 부드러운 색연필로 칠한 밝고 따뜻한 그림이 어린이들의 시 감상에 다정한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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