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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판타지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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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권

제1장 남자와 여자
일곱 쌍의 부부 | 역사적 맥락과 관련 사료 | 회고록 전통 | 헤어짐 | 신부들 | 탈현실화 | 손 대지 말 것! | 환영 | 오점 지우기 | 방어 방식 | 병사들이 사랑한 것 | 쉬어가기: “동성애”라는 문제, 그리고 향후 연구 원칙 | 병사들이 사랑한 것(…… 계속) | 공격자로서의 여성 | 총잡이 빨갱이 년, 거세하는 여자 | 붉은 간호부 | 쥐텐 성채: 신화가 살아 있는 곳 | 쥐텐 성채의 백작 부인, 순백의 간호부 | 어머니들 | 누이들 | 혼인, 동지의 누이들 | 등불을 든 여인 | 프롤레타리아 계급의 현실, 프롤레타리아 여자와 좌파 남자들, 투사된 이미지의 실상 | 여성을 향한 공격 | 쾌락 살인 | 잠정 결론

제2장 홍수, 육체, 역사
-육체 내부의 물질 상태
붉은 홍수 | 피가 흥건한 거리 | 들끓다 | 폭파하는 땅, 용암 | 붉은 홍수에 맞서다

-격랑
흐르는 그 모든 것…… | 옛날옛적에: 물에서 나온 여인 | 여자, 그 욕망의 영토

-여자를 멀리하기 위한 갑옷
초기 부르주아 역사: 세계와 육체의 탈경계화/경계화 | 1500년경의 탈경계화/경계화: 망망대해와 “내면의 신” | 일부일처제의 공고화 | 중앙화, 그리고 “순백의 여인”: 육체의 도형화 | 홀로 그리고 더불어: 매와 메두사-혹은 “이드가 된 자아” | 여성/여성상의 재영토화를 위한 몇몇 주요 방법 | “오직 그녀”, 현실성에 대한 본질적 불신: 양면 갑옷 | 17, 18세기 부르주아 여성의 성애화 | 여성을 질로 축소 환원하기, 깊고 깊은 바다로 과대 확장하기 | 독일 고전주의: 여성-자연, 여성-기계를 정복한 “새로운 풍기風紀” | 19세기로: 수정의 파도/은폐된 여성-물에서 피까지 | 덧붙여

-이성 관계의 결여를 억지로 유지하기 위한 몇몇 방법
들어가며 | 여성 육체, “새로운 풍기”의 대상 | 여성 희생의 형식 | 근친상간 명령 | 여성 안의 바다, 이중 구속에서 탈주하기, 근친상간 명령/금지 | 노동시가에 넘쳐나는 사랑-덧붙이는 말

-육체 경계의 오염 상태
더러움 | 진흙탕 | 늪 | 가래 | 곤죽 | “뒷구멍” | 똥 | “몸소” | 비 | 늪, 가래, 곤죽에 맞서기 | 요약: 공화국/혁명/전쟁 |

-더러운 육체
-댐과 홍수, 군중 행진의 제의

2권

제3장: 군중과 적들
군중, 육화된 자기 무의식 | 쾌락전염병 | 내면: “미개인”으로서의 타자 | 실제 군중의 양상 | 여자들을 앞세워서…… | 섬뜩함 | 정신 나감과 실신, 군중 속의 부패 | 군중과 문화, “우뚝 선 단독자” | 문화와 군대 | 임전무퇴 | 군중과 인종 | 국가 | 국민 | 총체 | 쉬어가기: 성애화된 언어 | 제국으로 향하는 전조 | 연설 | 눈

제4장 남성 육체와 “백색 테러”
-섹슈얼리티와 훈련
사관학교의 육체 변환 | 총체 기계로서의 군대 | 부분적 총체성, “강철 군인” | 쉬어가기: 자아 구조 | 기절 | 성적 갈구의 흡수 | “프로이센 사회주의”

-전투와 육체
속력과 폭발: “대상물”과의 접촉 | 전쟁의 장소 | 군인의 육체, 기술 기계, 파시즘의 미학

-군인 남성의 자아
파편화된 갑옷 | 자아와 보존 기제 | 자아 해체와 노동

-미처-다-태어나지-못한-자아에 관한 단상들

-자기 경계/자기 보존으로서의 백색 테러
“미분화 충동 대상”에 관한 세 가지 지각 동일화 | 흑, 백, 적 | 구타 | 의례화된 구타와 구경

-“동성애”와 백색 테러
동성애와 사디즘/마조히즘 | 동성애적 갈구 | 논란 | 소카리데스의 명시적 동성애 | 자기 보존 행동으로서의 항문 성교 | 사관학교 내의 동성애 | 통제된 유희로서의 성별 전환 | 사회적 존재인 남성의 매력 | 프로이트와 역사 | 권력 투쟁: 동성애 찬반 논쟁 | 이중의 이중 구속 | 서로 물어뜯기

결론
내면으로부터 | 평화

부록
끝으로 덧붙여(초판 후기) | 마지막 페이지(1978) | 남성 판타지 후기 2018/19 |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클라우스 테벨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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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aus Theweleit

킬 대학,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독문학과 영문학을 공부하고 1차 대전 이후의 독일 역사와 문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프라이부르크 대학 사회학연구소, 베를린 영화 아카데미 등을 거쳐 카를스루에 조형예술대학 예술이론 교수를 역임했으며 현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문학자, 문화이론가, 저술가 등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독일의 대표적인 지식인 중 한 사람이다. 주요 저서로 『남성들의 환상』 『가해자의 웃음』 『세계로 가는 관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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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정은 하이데커, Jeong eun Haidekker)은 서울 출생으로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동양철학 석사 과정, 한국고등교육재단 한학연수장학생 3년 과정을 수료하였다. 미디어 번역과 영상 번역, 충무로 국제영화제 자막 작업 등에 참여하였다. 또한 한국 방송물 영한번역, 기내 상영작 안내 매거진 번역, 다국적 기업 홍보물 한국어 자막 작업 등을 하였다. 역서로 『영원의 전쟁: 전통주의의 복귀와 우파 포퓰리즘』(202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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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1464쪽 | 1914g | 153*217*75mm
ISBN13
9791169095426

책 속으로

당신 말마따나 한 인간이기 이전에 몸과 마음을 다한 철도 공무원이셨다.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다. 또한 무척 훌륭한 파시스트였다. 자식들 잘되라는 좋은 마음으로 평소에 매타작을 혹독하고도 넉넉하게 베풀곤 하셨다. 나는 훗날에 이르러서야 그것이 파시즘 교육의 첫걸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머니는 양가적이었다. 맞아 싸다고 여기면서도 어쨌든 달래셨다. 그것이 파시즘 교육의 두 번째 단계였다.
--- p.6

나는 일종의 예단을 갖고서 군인 남성이 여자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를 탐구하고자 결심하진 않았다. (…) 앞으로도 직접 얻은 통찰에 기반해서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직접 발견한 근거로만 논의를 정당화할 것이다. 이 책을 쓰면서 느낀 것이 있다. 일부 자료는 기존 파시즘 연구의 틀로는 잘 설명해낼 수가 없다. 자료를 연구에 거꾸로 끼워맞출 수는 없다. 오히려 연구 방법론의 필수적 구성 요소로 삼아야만 한다. 개별적 연구 자료는 일반적 해석에 우선해야만 한다.
--- p.55

남성의 육체라는 개념, 그리고 남성이 여성을 육체적으로 사랑할 가능성이라는 개념이 독일과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독일이 나라 구실을 못 하는데 군인이 약혼녀에게 남자 구실을 하면 안 된다.
--- p.67

나는 임상 현장으로부터 괴리된 정신분석학적 문학 및 이론 적용의 관행을 따르지 않을 것이다. 이들은 겉으로 그럴싸한 정신분석적 개념을 프로이트학파의 맥락과 역사를 무시한 채 끌어온다. 구체적인 병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고려하지 않고, 또한 프로이트 이론 전반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고려하지 않는다. 개념을 이런 식으로 쓰면 독단적 추상성에 빠지기 쉽다. 정신분석학을 과학 이론의 틀로 이해하려는 알프레트 로렌처에게서도, 혹은 이념 비판적 틀로 이해하려는 미하엘 슈나이더에게서도 이런 경향이 뚜렷이 발견된다. 이들은 해당 현상을 최대한 정확하게 “개념화”하려고 노력을 기울인다. 원칙적으로 프로이트의 개별 개념을 비판하면서도 프로이트의 전체적 틀은 벗어나지 못한다. (…) 이러한 이론은 현실의 모습과는 거의 상관이 없다.
--- p.101

붉은 군대의 가장 외곽 초소는 다베르크에 있었다. 서쪽에서 도시로 쳐들어오는 적의 모든 역사적 전략 요충지는 바로 거기였다…… 그 너머로 온통 질펀한 난장판이 벌어져 있었다. 빨갱이 반군은 “세계 곳곳에 혁명을 전파”한다더니 과연 난잡하게 놀아났다. 그 질펀한 곳곳에서도 가장 역겨운 몸뚱이는 빨갱이 “간호부”다. 건강한 날에도 열을 올리며 병사들에게 보살핌을 베풀었다. 병사들의 핏줄에 봄날이 밀고 들어간 모양이다. 들판이고 숲이고 안 가리고 그 짓이었다.
--- p.137~138

두 사람 다 마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 글을 쓰고 있다. 게다가 묘사된 행위를 작가 자신이 하고 있는 듯한 시점으로 썼다. “문틀과 벽장을 뜯어냈다.” 작가는 거리감 없이 행위 한가운데에 처해 있다. 작가는 전하고 있지 않다. 작가의 정서는 행위에 동참하고 있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공격성을 방출하는 과정으로 느껴진다. 텍스트의 내용은 간호부들을 비난하는 것이지만, 텍스트가 표현하는 정서는 정반대로 파괴를 애호하고 있다.
--- p.142~143

고결한 성모 판타지와 공생관계를 유지했기에 루돌프 회스는 최후까지 굳건하게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소각로를 운영할 수 있었다. 그 외의 모든 신념은 그를 둘러싼 사방에서 이미 붕괴하고 있었다.
--- p.213

노동자 여성은 섹슈얼리티를 숨기지 않는다. 바로 군인/오라비 남성이 은밀하게 친누이로부터 욕망하던 바로 그 모습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녀에게는 어울리는 호칭까지 붙어 있다. 바로 “빨갱이 간호부-붉은 누이”다. 그런데 그녀는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 그것이 바로 지조 없는 화냥질이다. 마치 친누이가 외간 남자와 팔짱을 끼고 거리를 쏘다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 p.232

브레히트와 레닌은 매춘 문제를 이론적으로는 안다. 그러나 자신의 연애사가 연루되거나 혹은 당파적 입장과 연관되면 이론적 이해는 마비되고 통찰력은 모순에 빠진다. 그 자리에 대신 들어선 것은 평소에는 은폐하고 있던 창녀 혐오의 강한 감정이었다. 브레히트는 의외의 독기를 드러냈다.
--- p.247

군인 남성들은 절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들은 뭔가 다른 것을 원한다. 근친상간도 아니고, 명성과 가문이 있는 사람과의 관계도 아니다. 그들은 피에 흠뻑 젖기를 원한다. 아무것도 “안 들리고 안 보일” 정도로 정신이 나가길 원한다. 그들은 이성과 결합하길 원한다. 아니면 성 그 자체와 결합하길 원하는지도 모른다. 이름 따위는 없는 상대를 원한다. 자기 자신이 요해되고 상대 이성을 폭력으로 해체하는 그런 관계를 원한다. 군인 남성들은 삶과 따뜻함, 핏속으로 삽입되기를 원한다. 이들은 프로이트 방식의 별 볼 일 없는 “제 어미 붙을 놈” 오이디푸스보다 훨씬 더 뜨겁고 위험하고 끔찍한 인간들이다.
--- p.301

파시스트에게 잘못된 현실 지각을 꾸짖어봐야 전혀 소용없다는 것을 지적한 비평가는 내가 알기로 발터 벤야민이 유일하다. 다른 비평가들은 지치지도 않고 파시즘 판타지 세상의 “비현실성”과 현실 대처의 “비이성”을 지적한다. 파시스트의 정치 이론이 오류로 가득하다고 꾸짖는다. 이러한 지적은 비난에 지나지 않는다. 파시즘을 그들 자체의 현실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불편하다고 불평하는 것이다. 비평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 p.319~320

파시즘 혹은 다른 어떤 역사적 대상이라도 나 자신과 완전히 대립되는 타자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발터 벤야민의 표현에 따르면 이렇다. “무엇인가를 멸절하고 싶다면 그 대상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온 힘을 다해서 느껴야만 한다.” 그러나 빌헬름 라이히에게는 이러한 인상이 느껴지질 않는다. 그는 빛나는 이성적 계몽주의로 파시즘을 객체적으로 다룬다.
--- p.330~331

바다는 모든 질의 일부분이다. 대문 안으로 들어가면 온 세상을 여행한다. 온 세상을 둘러 흐른다. 여자를 제대로 만나면, 보지에 들어가면, 세상에 알 만한 모든 곳을 알게 된다. 흐르는 모든 것이 향하는 곳의 이름은 여자다.
--- p.417

부르주아 역사학과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은 둘 다 남녀 관계를 통한 지배 구조 확보라는 연속성을 인식하지도 못했고 진지하게 탐구하지도 못했다. 특히 결핍의 설치에 주목해야 한다. 생산 관계에서의 남녀 불평등은 인위적이며 폭력적으로 조장되었다. 이로 인해 해당 관계는 지속적으로 반생산 관계로 재생산된다. 억압과 위계, 성별 간 투쟁이 만들어진다. 이것이 파시즘적 현실의 구성 요소이며, 아이들이 참고 살아가도록 강요받은 사회적 황무지였다. (…) 인간의 육체가 실제로 무엇을 겪는지,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해서 역사가들은 이제껏 무관심했다. 우리 육체가 역사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재구성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스스로에게 낯선 존재로 머물게 된다.
--- p.521

아이와 성인, 남성과 여성, 계급, 그리고 자기 자신으로 갈라진 유럽적 육체의 진짜 운명을 경험하고 인식하는 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 길은 오직 인간의 육체를 거쳐 가는 우회로에 있다. 이런 길이 발견되기 전에는 유럽인의 역사에 대해 제대로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p.522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독일이 창부의 육체 전부로 변한 것은 아니다. 독일 공화국이라는 늪은 거대한 창부의 질이다. 특히 월경혈을 흘리는 붉은 질이다. 모든 혁명에 대한 공포는 바로 여기서 고조된다.
--- p.563

“나라가 붕괴하는” 것은 확실히 똥 같은 일이다. 비겁자들이 뒷구멍에서 힘을 준 결과물이다. 크건 작건 간에 “일을 본다”는 것은 완곡한 어법으로는 하체의 구멍에서 배설물을 내보낸다는 뜻이다. “걸쭉하게 일을 보고 있다”는 표현에서 드러난 배설물의 질감을 보면 뜻은 명백하다. 비겁자들은 똥으로 황금을 만들기 시작했다. 너무 불리한 노릇이다.

--- p.571

출판사 리뷰

“문란한 빨갱이 계집들의 가랑이에 어떻게 총구를 박을까”
남성의 언어가 작동하는 육체적 장소를 찾기
이 모두는 자아의 실패와 몸의 문제다

저자는 무엇보다 언어 사용에 주목한다. 즉 백색 테러를 구성하는 본질에는 군인 남성의 언어가 있다. 집요하게 탐구할 주제는 그 언어가 어떻게 발화됐는가보다 어떻게 작동했는가, 그리고 그 언어가 작동하는 육체적 장소는 어디인가이다. 인간이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육체와 맺는 관계는 외부 세계와 맺는 관계로 확장된다. 또한 객관 세계와 맺는 이 관계는 언어적인 방식이 되어 육체로, 대상물로 되돌아와 발화하게 한다. 그렇다면 ‘파시즘적 언어’는 어떤 식으로 관계를 말하고, 왜 그렇게 말할까? 이게 저자가 던지는 질문이다. 1920년대 공산당이나 부르주아 지식인들은 이걸 간과했다.

저자는 이런 문제의식 아래 첫 페이지부터 일곱 명 군인 남성의 텍스트를 읽어나간다. 이때 주객관, 의식-무의식, 프롤레타리아-부르주아 등의 개념쌍은 텍스트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론 적용은 자제한 채 개별 텍스트를 최대한 밀착해서 읽고 심리적 과정에 주목한다. 군인 남성이 어떤 종류의 대상관계를 지녔고, 그들의 정서는 어떤 종류이며, 어떤 강도를 지녔는지, 그들의 전형적인 방어기제는 무엇인지 탐구한다.

가령 프롤레타리아 여성과 공산주의 “계집들”을 괴물로 묘사한 델마르 소령의 텍스트는 주요 분석 대상 중 하나다. “빨간 머리 계집 한 명만이 벌거벗고 내 앞을 막아섰다… 탱탱한 젖가슴이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젖꽃판은 큼직하고 갈색이었다. 그 꼴이 역겨웠다… 시뻘건 사탄이 낄낄 웃으며 엉덩이를 손으로 철썩 치면서 보여주었다.” 그의 글에서 하층 계급 여성은 욕하고 침 뱉고 할퀴고 방귀 뀌고 깨물고 쥐어뜯고 문란하고 상스럽다. 군인 남성들에게 색싯집, 술집, 범죄, 공산주의자는 한패라서 분리되지 않는다. 군인 남성을 거세하고 찢어발기는 총잡이 빨갱이 년의 직계 라인에는 유대 계집들도 있다. 여성성은 이들 남성에게 허우적거리다가 익사하게 될 악취 나는 늪, 진창이다. 섹스는 갈망하지만, 역겹고 위험하다. 그 혼종으로부터 도피하고자 군인 남성들은 강철처럼 단단한 자아를 구축하려 애쓴다.

모든 글쓰기는 언제나 저자를 드러낸다. 군인 남성들의 작품에서는 너무나 생생하고 역사적 묘사인 ‘여자들’ ‘총잡이 빨갱이 년’ ‘공산주의’ ‘난봉질’ ‘거세’ ‘성채’ ‘수류탄’ ‘백작 부인’ 등이 극단적인 정서를 만들어낸다. 프롤레타리아 여성은 창녀와 동일시되는데, 가령 에른스트 폰 잘로몬은 자기 작품에서 어쩔 수 없이 여자의 “못생긴 아구창에 주먹을 꽂아주”게 된다고 강변한다. 출구를 찾지 못했던 군인들의 공격은 여성의 입, 엉덩이, 하체 전반에 집중된다. 입은 (질의 상징적 대체물로서) 메스꺼운 것이 흘러나오는 구멍이고, 엉덩이는 남자의 정신을 빼앗는 매혹의 대상이자 역겨움의 대상이다.

책 전체에 걸쳐 파시스트 남성을 분석하는 저자는 그들이 여성들로부터 얼마나 큰 공격과 거세 위협을 느끼며 모든 것을 여자 탓으로 돌리는지 보여준다. 카프 폭동이 실패한 것 역시 여자 탓이다. 해군 장교 슈말릭스에 따르면 국민께 호소하는 격문을 젊은 숙녀에게 타자하도록 맡긴 게 실책이었다. 그 때문에 폭동은 실패하지 않을 수 없었다.

테벨라이트는 군인들의 언어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이들이 ‘서술’하거나 ‘논쟁’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써먹는 언어는 껍데기일 뿐이다. “군인 남성들의 언어는 현실의 한 조각만 받아들여서 스스로의 삶을 상실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언어다.” 남성 군인들의 언어를 분석하는 테벨라의트의 문체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그의 문체는 여러 지층으로 쌓여 있다. 학계 언어도 있지만 집필 당시 35세였던 혈기 왕성한 청년의 빈정댐, 욕설에 가까운 비난도 끼어든다.

거기에 개정판을 내면서는 원숙한 영감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따라서 역자는 되도록 즉자적이고 직관적이며 범용적인 개념어를 쓰는 데 초점을 맞췄다. 테벨라이트는 생산, 생산관계, 욕망, 정서, 쾌락, 결함 등의 단어를 마르크스주의적이면서 동시에 정신분석학적 맥락에서 겹쳐 사용한다. 이미 우리 학계에 정착된 번역어가 있더라도 역자는 최대한 포괄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 용어를 선택했다. 인용문에 등장하는 단어 중 정서가 강하게 충전된 어휘는 의식적으로 좌파/우파적 감성어를 구별하여 사용했다. 노골적인 성적 욕설이나 시대착오적인 폭력의 언어 맥락을 좇아 그대로 노출시켰다.

클라우스 테벨라이트는 1942년생이다.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었다. 또한 무척 훌륭한 파시스트였다. 자식들 잘되라는 좋은 마음으로 평소에 매타작을 혹독하고도 넉넉하게 베풀곤 하셨다. 저자는 훗날 그것이 파시즘 교육의 첫걸음이라는 걸 깨달았다. 재단사의 딸이었던 어머니는 양가적이었다. 자식이 맞아 싸다고 여기시면서도 어쨌든 달래셨다. 그것이 파시즘 교육의 두 번째 단계였다. 이 책에는 문득 자서전적 삽화들이 끼어들고, 저자는 부모를 통해 경험한 파시즘의 역사에 대해서도 말한다. 부모의 결혼 초기는 파시즘의 초기 역사와 겹쳤고, 파시즘의 권력 장악은 부모의 사회적 상승 시기와 일치했다. 이처럼 이중의 역사를 거치는 가운데 저자는 부모의 몸속에서 파시즘에 대한 저항을 발전시킬 방법을 보지 못했다.

테벨라이트는 파시즘 분석이 끔찍한 정치적 현실 효과만 따지는 작업은 아니라고 말한다. 파시즘은 늘 존재하거나 잠재하는 현실을 생산한다. 특정한 조건 아래서 생산관계는 파시즘의 현실을 만들어낸다. 파시즘을 실현한 군인 남성들의 텍스트, 특히 그들의 정서를 이해하려면 이들처럼 느끼고 생각하고 글 쓰고 행동해봐야 한다. 텍스트를 읽고 또 읽다보면 스스로의 무의식에서 호응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지식으로 가는 길은 자신의 무의식을 억압해서는 얻을 수 없다. 스스로의 무의식을 통해서 역사와 파시즘을 “직접 겪어내는” 길이어야 한다. 저자는 이 두터운 책을 통해 그런 시도를 스스로 해낸다.

추천평

출간 직후에 바로 읽었다. 오늘날까지도 독보적인 최고의 걸작이다. 필적할 상대가 없다고 감히 단언한다. - 엘프리데 옐리네크 (200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마음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읽기를 권한다. 더 알고 싶어 허겁지겁 내달리며 책을 읽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야기의 흐름과 더불어 몸이 고동칠 것이다. 가끔은 자기 자신을 잃게 될 수도 있다. 최대한 회의적으로 주의하면서 읽어야 한다. 까딱하면 심연에 빨려들어갈 수도 있다. - 바버라 에런라이크 (『긍정의 배신』 저자)
이 책은 파시스트 전사의 살갗을 꿰뚫고 들어간다. 미화된 전쟁과 폭력의 핵심에는 욕망과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저자는 파시즘의 유혹과 매력에 속아넘어가지 않는다. 놀랍게도 그가 보여주는 인물들은 경악스러우면서도 우스꽝스럽다. 이토록 진지한 연구서를 유머 감각을 잃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냉소에 빠져들지 않고 끝까지 써냈다는 것이 놀랍다. - 제시카 벤저민 (정신분석학자)
매우 독보적인 경험이다. 1000페이지가 넘는 심연을 응시하면, 심연도 역시 나를 응시한다. - 제바스티안 빈터 (사회심리학자)
독보적 고전. 천재적인 동시에 혼란스럽다. - 벤야민 치만 (역사학자)
파시즘이 탄생해 나치즘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고찰한 고전이다. 출간 이후 4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탁월하다. - 위르겐 베버 (문학평론가)
남성 정체성에 대한 뛰어난 분석서. 자아 해체의 공포 탓에 여성성으로부터 도주하고, 자아 융해의 공포에 내몰리고, 총체화를 갈구하며 전쟁을 추구하고, 자아 경계의 폭발을 희구한다. 독일에서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걸작이다. - 앤슨 래빈바흐 (독일 지성사학자)
지난 10년간의 파시즘 연구에서 가장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 루츠 니트하머 (역사학자)
테벨라이트의 가장 큰 학문적 업적은 나치즘 및 파시즘 연구에 혁신적 테마를 도입한 것이다. 아직 육체의 역사라는 영역이 확립되기 전에 이미 정신적 대상으로서의 육체상을 탐구했다. 테벨라이트는 기계화되고 탈감각화된 육체를 천착했다는 점에서 엘리아스와 푸코를 월등히 넘어섰다. 남성성의 역사 및 육체의 역사라는 혁신적 연구 분야를 개척했으며 여성사의 영역을 확장했다. - 스벤 라인하르트 (역사학자)
지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이토록 압도적인 책은 드물다. 테벨라이트는 파시스트들의 수기라는 시궁창 속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 그들이 가진 여성을 향한 공포와 죽음의 숭배가 어떻게 정치적 폭력으로 변질되는지를 해부했다. 이것은 단순한 역사서가 아니라 인간의 어두운 심연을 비추는 거울이다. - 『가디언』
테벨라이트의 이 거대한 저작은 기존의 심리학적 관습을 완전히 무시한다. 그는 독자를 파시스트적 환상의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넣으며, 우리가 ‘정상적’이라고 믿었던 남성성이 사실은 얼마나 연약한지, 그리고 그 연약함을 감추기 위해 얼마나 잔혹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읽는 이의 영혼을 괴롭히지만, 동시에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 『뉴욕타임스 북리뷰』
테벨라이트는 언제나 박학다식하다. 지배와 정복의 남성 문화를 낱낱이 분석해낸다. - 루돌프 아우크슈타인 (『슈피겔』 창간인)
비범한 책이다. 널리 논의되고 회자될 가치가 있는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특히 많은 사진을 단순한 시각 자료가 아닌 텍스트로 읽히도록 수록해 풍부한 연상과 질문을 유발한다는 점이 단연 돋보인다. - 『시티 리미트』
이 책은 특이한 혼종이다. 파시스트 남성성에 대한 기묘하고도 천재적인 연구다. 극단으로 치닫는 권위주의적 남성성에 대한 심리정치학적 고찰로 현 상황에 대한 강렬한 통찰의 틀을 제공한다. - 엘리자베스 샴벨란 (『LA 리뷰 오브 북스』)
개인적이면서도 실험적이며 급진적인 미디어 이론의 극치를 보여준다. 대학 시절 이후 수십 년간 테벨라이트는 나의 영웅이자 롤모델이었다. - 헤이르트 로빙크 (미디어 이론가)
남성성과 폭력의 연관성을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분석해낸 최고의 성과다. 트럼프와 푸틴, 군인 남성성의 귀환, 인셀과 극우의 시대에 소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 렌츠 야콥센 (『디 차이트 온라인 팟캐스트』)
저자가 수행한 남성 육체의 정신분석학은 파시즘 동조 집단과 그들의 본질적 여성혐오 성향에 관한 연구 중 내가 아는 한 최고의 걸작이다. - 야콥 요한센 (『온라인 청년 극우의 성차별, 인종주의, 여성혐오의 정신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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