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정환의 다른 상품
임수진의 다른 상품
|
창호는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어디서인지 캄캄한 어둠을 뚫고 가늘게 들려오는 소녀의 우는 소리!
그것은 훌쩍훌쩍 느껴 우는 것도 아니고, “아야야, 아야야.” 하면서 누군가에게 두들겨 맞는 소리였습니다. 창호의 몸은 떨렸습니다. 바늘 끝으로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습니다. ‘오오, 순흰가 보다!’ 창호의 피는 한순간에 끓어올랐습니다.---pp.20~21 인천 바닷가 산언덕의 어두운 밤! 순희인 듯싶은 소녀의 울음소리를 듣고 뛰어들어가려는 최 선생님과 외삼촌과 학생, 이 세사람에게 먼저 달려든 놈은 낌새를 채고 몰래 뒤로 돌아온 흉악한 청국 놈들이었습니다. 마귀 같은 놈들이 쇠뭉치 같은 팔로 뒤에서 꼭 껴안고 달려들었으니, 세 사람도 꼼짝없이 붙들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불쌍한 소녀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은 그들도 전신의 피가 끓어오르는 판이었습니다. 죽으면 죽었지 어찌 질 수가 있겠습니까? “에잇!” 소리치면서 뒤로 덤빈 놈의 팔을 낚아 앞으로 넘겨 치고 불끈 솟으며, “덤벼라!” 하고 소리치는 사람은 운동으로 몸을 단련한 우리 최 선생님이었습니다. ---pp.84~85 |
|
어느 날 갑자기 창호의 동생 순희가 사라진다. 경찰에 연락해도, 친척집을 수소문해 보아도 도무지 찾을 길 없는 순희 때문에 가족들은 말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긴다. 그런데 순희가 사라진 지 열 하루째 되는 날, 공책을 뜯어서 만든 편지 한 통이 배달된다. 그 편지는 순희가 쓴 것으로, 순희는 청국 사람들에게 잡혀 있으며 얼마 안 있으면 청국으로 끌려갈 거라는 내용이었다. 창호는 이 때부터 동생 순희를 찾기 위해 모험을 시작하는데, 우여곡절 끝에 순희가 있는 곳을 알아 낸다. 그리고 순희를 구출하기 위해 아버지, 외삼촌, 선생님, 급우들까지 총동원하여 청국 사람들을 추격한다. 그러나 청국 사람들은 잡힐 듯 잡히지 않고, 급박하고 위험한 사건들은 쉴새없이 벌어진다.
|
|
▶ 소파 방정환의 손에서 ‘익사이팅’한 우리 아동문학이 시작되다
문학은 진지해야 한다. 문학은 철학을 추구해야만 한다. 이런 생각이 뒤바뀌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일까? 아직은 심오한 문학만이 대접받던 근대에도 ‘재미’를 추구하는 문학 세계를 열어간 선구자가 있으니 바로 어린이들의 영원한 아버지로 불리는 소파(小波) 방정환이다. 민족 전체가 핍박받던 일제강점기에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 활동했던 아동문학가인 그는 어린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들을 쓰고 출간했다. 방정환이 창간한 국내 최초의 어린이 잡지인 〈어린이〉에는 그 당시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흥미진진한 동화들이 발표되어 어린이들은 물론 남녀노소 대중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방정환이 어린이들에게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듯, 어린이들에게 ‘읽는 재미’를 돌려주겠다는 야심찬 기획으로 시작된 〈보물창고 익사이팅〉 시리즈가 우리나라 탐정소설의 고전이 될 『동생을 찾으러』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이 작품은 소파 방정환의 대표작이자 또 다른 탐정소설인 『칠칠단의 비밀』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그와 더불어 쌍벽을 이룰 만큼 흥미진진한 어린이용 탐정소설의 '숨겨진 고전'이다. 방정환이 쓴 동화에는 시대의 아픔이 드러나는 작품이 많이 있다. ‘샤쓰’를 입을 수 없을 정도로 가난한 아이가 주인공인 「만년 샤쓰」, 나라가 힘을 잃자 납치되거나 팔려 나갈 위기에 처한 어린이들의 이야기인 「칠칠단의 비밀」과 「동생을 찾으러」 등의 대표작들이 그러하다. 하지만 이 동화들이 결코 어둡고 슬프지만은 않은 것은 바로 이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당차고 씩씩한 어린이 주인공들 덕분이다. 암울한 현실에서도 늘 어린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란 방정환 선생의 소망을 고스란히 담은 어린 영웅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아이들이 굳센 의지와 용기를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