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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제가 ADHD라서요 (큰글자도서)
성인 ADHD, 정신없는 저널리스트의 혼돈한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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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Ⅰ. 24시간 연중무휴 영업합니다!: 바쁜 ADHD 뇌

Ⅱ. 팩트 체크: ADHD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ADHD의 짧은 역사
구석기 시대에도 ADHD가?
ADHD 뇌는 왜 다르게 작동할까?
아동·청소년기의 ADHD
나이가 들면 낫는다는 거짓말: 성인기의 ADHD
조용한 ADHD란 없다

Ⅲ. 운영체제의 오류: 실행기능장애
실행기능: 자기조절 시스템
왜 마음먹은 일을 실천하지 않는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ADHD의 진짜 얼굴

Ⅳ. 나도 ADHD일까: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오늘의 내가 어제는 내일의 나였음을: 지연행동
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분석마비
시간감각 마비와 만년 대기 모드
ADHD는 수다쟁이: 조용히 말해! 천천히 말해! 그만 좀 말해!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다음 정차할 역은 코블렌츠입니다!: 나는 왜 친구의 서른 살 생일 파티를 놓쳤나

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지나고 나면 보이는 것들
혹시 내가 정신병자인가요?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찾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심리치료사를 바꾸게 된 이유
짙어가는 의심
ADHD 진단을 받기까지

Ⅵ. 제2의 인생이 시작되다: ADHD 진단 이후의 삶
ADHD는 내 운명: @kirmesimkopf의 탄생
ADHD는 사라지지 않는다: ADHD와 함께 살아가기
도핑과 다를 게 뭐야!: ADHD 치료제를 둘러싼 위험한 편견
너무 늦은 때란 없다!: 성인이 된 후에라도 검사를 받아야 하는 이유
무엇이 진단을 어렵게 만드는가

Ⅶ. ADHD의 암울한 그늘: 부가비용과 동반질환
ADHD의 부가비용
ADHD의 또 다른 복병 중복이환
깊어가는 위기: 방치된 ADHD는 수명을 단축시킨다

Ⅷ. ADHD가 망쳐버린 것: ADHD와 인간관계
날 떠나지 마: ADHD와 사랑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 ADHD와 우정
나는 내가 싫다: ADHD와 자기애
나는 왜 잘하는 게 없을까: ADHD와 직업
슈퍼파워 모드: 작동 시작

Ⅸ. 내가 문제인가, 남들이 문제인가: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ADHD는 새로운 평범함인가?
ADHD는 병인가?
ADHD는 장애인가?
ADHD란 과연 무엇인가: 신경다양성과 ADHD
넌 너무 예민해서 문제야!: ADHD와 예민한 성향의 공통점
범주화의 덫
그럼에도 범주화는 필요하다
의료계의 차별: 무엇이 치료를 방해하는가?

Ⅹ. 우리에게 남은 과제: 책을 마무리하며

감사의 말

ADHD, 정신건강 등에 관한 멋진 인스타그램 계정
참고문헌

저자 소개 2

앙겔리나 뵈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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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다양한 펑크 음악 매체와 서독 방송(WDR)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스물아홉 살에 ADHD 진단을 받은 이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정신 건강, 성인 ADHD, 신경다양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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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한 뒤 독일로 건너가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정치학과 서양미술사학 학·석사 통합 과정을 마쳤다. 책을 사랑하고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출판 번역가의 길을 택했다. 현재 독일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나에게 집중하는 연습》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하여》 《나르시시스트 리더》 《1%의 디테일을 완성하는 센서티브의 힘》 《생이 보일 때까지 걷기》 《예민한 아이의 특별한 잠재력》 《우울한 게 아니라 화가 났을 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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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183*295*23mm
ISBN13
9791174575302

책 속으로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기쁨의 눈물인지 슬픔의 눈물인지 알 수 없었다. 지난 아홉 달 동안 팽팽히 당겨져 있던 긴장의 끈이 툭 끊어지면서 벅찬 행복감이 내 몸을 휘감았다. 온 세상을 껴안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동시에 머릿속에 서는 또다시 수천 가지 생각들이 복잡하게 뒤엉키고 있었다. ‘더 일찍 알게 됐더라면 내 인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것이 앞으로 나와 내 주위 사람들, 그리고 남은 내 인생 전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중략)

걱정마, 앙겔리나. 이건 충격받을 일도 아니고 사형선고도 아니야. 그저 증명서이자 보상이고, 내게 주어진 기회이자 숙제이기도 하고, 그간 품어 온 수많은 의문들에 대한 답이기도 해.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인 거야.
--- p.10

먼저 분명히 해두고 싶은 것이 있다. ADHD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여러 공통점이 있다. 자신이 ADHD임을 아직 모르거나, 평생 모르고 살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구상에서 단 두 사람이라도 완전히 일치하는 ADHD 증상을 보이는 경우는 없다. 증상이 드러나는 양상, 이에 대응해 개인이 세운 전략, 각자에게 주어진 자원, ADHD로 인한 불이익, 주변의 대응, 자라온 사회의 환경, 그로 인해 마주하는 가시밭길이나 오히려 얻게 되는 기회, 진단 시점과 이후의 대응방식까지, 모든 것이 천차만별이라는 뜻이다.
--- p.26

“주의하라고 했지!”, “가만히 좀 앉아 있어!”, “조용히 하고 문제나 풀어!” 같은 말을 시간당 평균 3번 듣는다고 가정하고, 독일의 연간 등교일 180일에 하루 평균 수업 시간 6시간을 곱해 계산하면, 이 아이는 해마다 3,200번 이상 부정적인 말을 듣는 셈이다.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의 비난이나, 운동·악기 수업에서 듣는 꾸지람을 제외하고도 이 정도다.
--- p.57

‘전형적인 ADHD 메커니즘’이라는 게 실제로 있다 해도 한 가지만은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바로 ADHD가 있는 사람은 전적으로 ‘이러이러할’ 것이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러기에는 ADHD가 사람마다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 또 그 경험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를 좌우하는 요인이 너무 많다. 그리하여 이해를 돕고자 내가 경험한 여러 가지 상황을 모아 들려주고자 한다. 매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도 이야기할 것이다. 개중에는 ADHD가 없는 사람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 포함되어 있음을 참작해 주기 바란다. 모든 사람이 ADHD인 것은 아니지만 모든 ADHD인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 p.111

ADHD가 있으면 흔히 말이 많은 편이다. 말하는 중에는 스스로도 머릿속에서 흘러넘치는 단어들을 통제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쉼 없이 건너뛰며 빠른 속도로 생각들을 연결시키다 보니 듣는 사람은 피곤해지고 이야기에 일관성이 없다고 느낀다. 게다가 상대방이 한마디 하려고 해도 ADHD는 기다리는 것을 잘 못하는지라 자꾸만 말을 끊어버린다. 비슷한 소통 표본을 가진 ADHD인끼리의 대화는 박진감이 넘친다. 옆에서 듣다 보면 올림픽 탁구 경기장에 와 있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 p.131

클리닉에서 나와 섭씨 30도의 무더위에 어느 버스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던 순간, 공식 진단서를 받은 지 15분 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이것이 끝이 아닌 시작임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성인 ADHD 당사자로서의 삶을 넘어, 바야흐로 모든 것이 새로 시작되는 것이다. 홍수처럼 밀려드는 생각과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 p.195

출판사 리뷰

진단서 한 장이 바꾼 세계

누군가에게 진단서는 차가운 종잇장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인 앙겔리나 뵈르거에게는 긴 시간을 통과해 도착한 자기 사용 설명서이자, 스스로를 다시 마주하게 해 준 문장이었다. “나 ADHD 맞대.” 그 한 마디는 단순한 고백을 넘어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자책과 혼란에 마침표를 찍는 말이었다. 왜 늘 남들보다 더 애써야 했는지, 왜 의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벽 앞에서 번번히 좌절했는지, 왜 사소한 실수 하나에 무너져 내렸는지에 대한 답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이 책은 그러한 개인적인 깨달음에서 출발해 ADHD임을 자각하는 것 자체가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다시 배열하는지를 보여준다. 그동안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치부되던 행동들이 사실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뇌의 신호였다는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진단 후에는 안도와 기쁨만 있는 것도 아니다.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이해받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과 불안도 함께 따라온다. 그러나 작가는 그 복합적인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그렇기에 이 책은 진단을 권하는 안내서라기 보다 이해의 과정을 함께 통과하는 기록에 가깝다. 진단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이름 붙이는 행위는 낙인이 아니라 해석의 시도임을 설명한다. 자신을 설명할 언어를 갖게 되는 순간, 삶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그 변화의 미세한 결을 이 책은 끝까지 놓치지 않는다.

‘산만한 사람’라는 오래된 오해를 넘어서기

ADHD를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이 그리는 이미지는 여전히 비슷하다. 수업 시간에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아이, 부산스럽고 산만한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그림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정상성’이라는 이름 아래 울타리 밖으로 밀어냈는가. 작가는 ADHD의 역사를 되짚으며 우리가 얼마나 오래된 관념 속에서 이 개념을 소비해 왔는지 보여준다.

19세기 문학 속 인물에서 시작해 도덕적 결함이나 잘못된 양육의 결과로 오해 받던 시기를 거쳐, 오늘날의 진단 체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ADHD는 과학적 발견의 대상이기 이전에 사회적 해석의 산물에 가까웠다. 특히 성인 ADHD는 오랫동안 논의의 중심에서 배제되었다. ‘크면 나아진다.’는 말은 무심한 위로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이들의 시간을 지연시키고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쓰여졌다. 아직 충분하지 않은 연구, 여전히 논쟁 중인 진단 기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드러나는 증상까지 하나씩 짚으며 단정 대신 질문을 남긴다. 작가의 태도는 분명하다. 성급히 결론을 내리기보다 지금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정확히 바라보자는 것이다. 오래된 오해를 벗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장도, 부정도 아닌 ‘이해’임을 이 책은 말한다.

결함이 아니라 작동 방식이 다르다니까요?

《앗 제가 ADHD라서요》가 특별한 이유는 ADHD를 둘러싼 두 가지 극단을 모두 경계하기 때문이다. 하나는 그것을 철저히 결함으로만 보는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무조건적인 ‘특별함’으로 미화하는 태도다. 작가는 자신의 진단과 일상 속 경험을 통해 ADHD가 얼마나 삶을 거칠게 흔들 수 있는지를 말한다. 약속을 잊고, 일을 미루고, 감정의 기복에 휩쓸리며, 자존감이 바닥까지 내려앉는 날들. 그것은 결코 가볍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면도 보여준다. 어떤 순간에는 누구보다 깊이 몰입할 수 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연결을 섬세히 발견하며,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생각을 확장하는 힘이 그러하다. 다만 그것은 통제 가능한 능력이 아니라 예측하기 어려운 리듬 속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고는 한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하다. 성인 ADHD는 고쳐야 할 존재가 아니라 ‘작동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서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수가 기준이 된 사회에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뇌를 가진 이들이 겪는 어려움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토록 특별한 뇌’를 가졌음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서로 다름과 결핍은 같지 않다. 그래서 ‘ADHD 브레인’은 어쩌면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가능성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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