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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스톡홀름에서 온 두 번의 연락제1부.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의 여명제1장. 인간 계산원에서 실리콘 두뇌로제2장. 알파폴드 모멘트: 생명의 코드를 풀다제3장. 알파게놈: 생명의 악보를 읽다제4장. 물질의 도서관: GNoME가 재창조한 재료과학제2부. AI 망원경: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제5장.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 외계 행성과 암흑 물질 탐사제6장. 태양의 분노 예측: AI 태양물리학의 부상제7장. 지구 규모 디지털 쌍둥이: 기상·기후 예측의 재창조제3부. AI와 순수과학의 만남제8장. 분자를 설계하는 21세기 연금술제9장. 펀서치: 수학의 성벽을 넘은 인공지능제10장. 투명한 용기에 담긴 항성: 핵융합로의 AI 파일럿제4부. 스스로 판단하고 질문하는 기계제11장. 클라우드 공동 과학자: 읽고, 추론하고, 가설을 세우는 AI제12장. 과학의 눈을 뜨다: 멀티모달 지능·시각적 추론 시대제13장. 완전 무인 실험실: 아이디어에서 실험까지제14장. 루프 속의 인간: 과학자의 역할 재정의제5부. 우리가 얻은 새로운 불제15장. 정답은 있는데 설명이 없는 세계제16장. 선한 의도로 만든 위험한 설계도제17장. 다음 지평선을 향하여에필로그: 지도의 끝, 그 너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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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인간의 지식과 발견의 정의 자체를어떻게 바꾸고 있는가?”인공지능이 일자리와 사회를 어떻게 바꿀지를 다룬 책은 이미 넘쳐난다.이 책은 과학이라는 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2024년 10월, 스톡홀름에서 날아온 두 번의 뉴스가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첫째 날, ‘인공 신경망’이라는 다소 괴상한 개념을 처음 제안했던 이론가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인간의 뇌를 흉내 낸 수식과 구조가 과학으로 인정받은 순간이었다. 그런데 진짜 충격은 다음 날 찾아왔다. 그 이론으로 만들어진 AI 시스템 알파폴드 개발자들이 노벨 화학상을 받은 것이다. 물리학자가 아닌데도 노벨 물리학상을 받고, 화학자가 아닌데도 노벨 화학상을 받는 놀라운 일이 연속으로 벌어진 셈이다. 그렇지만 이는 우연이 아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전례 없는 선택을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AI는 이제 컴퓨터 공학을 넘어, 과학 그 자체를 바꾸고 있다.”이 사건은 흔히 ‘알파폴드 모멘트’라 불린다. AI가 50년 동안 인류를 괴롭혀 온 단백질 접힘 문제를 불과 며칠 만에 풀어 버린 순간이다. 마치 물이 어느 임계점을 넘으면 얼음으로 변하듯, 그날 이후 과학은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넘어갔다. 인류의 지식은 미지의 상전이를 시작했다.“AI는 더 이상 인간의 도구가 아니다.우리와 함께 미지를 탐험하는 새로운 지성이다.”“이것이 정답이다.”2020년, 단백질 접힘 구조를 예측하는 생화학계의 수십 년 난제가 AI 시스템 알파폴드에 의해 단숨에 해결됐다. 이 문제는 인류의 지성으로는 끝내 풀 수 없으리라 여겨지던 영역, 이른바 ‘신의 영역’으로 불렸다. 과학자들은 기적처럼 등장한 해답에 환호했다. 그러나 그 환호는 오래가지 않았다. 곧 하나의 섬뜩한 질문이 뒤따랐다.“왜 이 구조가 정답인가?”알파폴드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예측을 내놓았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계산은 끝났지만, 설명은 없었다. 정답은 있는데, 이해는 없는 세계. 이 거대한 지적 역설이 바로 이 책이 파고드는 출발점이다. 이러한 AI의 침묵은 단순한 기술적 한계가 아니다. 이는 과학의 작동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다. 우리는 수십억 년의 진화를 몇 초로 압축하는 엄청난 힘을 손에 넣었지만, 그 힘이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는 들여다볼 수 없다. 마치 내부를 볼 수 없는 블랙홀처럼, 지식의 중심부가 텅 비어 있는 느낌이다.이 블랙박스는 이미 과학의 모든 현장에서 기적과 불안을 동시에 만들어 내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GNoME(Graph Networks for Material Exploration) 프로젝트를 보자. 이 AI는 인간 과학자가 평생을 바쳐도 다 발견하지 못할 220만여 신소재를 한꺼번에 예측했다. 실험실에서 하나씩 확인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핵융합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태양보다 뜨거운 1억 도의 플라스마를 인간은 직관으로 다룰 수 없다. 그런데 AI는 가능하다. 그 결과, 인류가 수천 년간 꿈꿔 온 무한 청정에너지가 갑자기 ‘이론’에서 ‘현실 후보’로 이동했다.이쯤 되면 분명해진다. AI는 인간의 직관이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 즉 블라인드 스폿 너머에서 새로운 법칙을 찾아낸다. 나아가 수많은 논문을 읽고, 스스로 가설을 세우는 ‘공동 과학자’로 진화하고 있다. 이제 과학자의 역할은 답을 찾는 데서 벗어나, AI가 쏟아 내는 수많은 결과 속에서 어떤 질문이 중요한지를 선별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AI 과학자 시대, 우리가 답해야 할 질문이 강력한 힘에는 피할 수 없는 위험이 뒤따른다. AI가 슈퍼 항생제를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독성 물질 역시 설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이중용도 문제’다. 인류를 구할 수 지식이 같은 방식으로 인류를 위협할 수도 있다. 고대 신화에서 불을 얻은 대가를 치렀듯, 이 새로운 불 또한 아무런 책임 없이 다룰 수는 없다.이 책은 바로 이러한 긴장감의 중심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기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 혁명 속에 흩어진 사건과 개념을 하나로 꿰어 낸다. 그리고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AI는 우리가 ‘안다’고 여겨 온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가”라는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AI가 모든 정답을 내놓는 시대에, 인간에게 남은 가장 중요한 능력은 질문이다. 이 책은 그 질문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나침반이 되어 준다.이러한 흐름은 각국의 정책과 제도 변화로도 이어진다. 우리 역시 대한민국 인공지능 기본법을 통해 AI의 안전성과 책임성, 산업 경쟁력을 함께 확보하려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기술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를 넘어, 이해하지 못하는 지식을 우리는 어디까지 받아들일 수 있는가를 묻는다. 법과 제도가 AI의 속도를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지금, 과학의 본질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AI가 과학의 심장부로 들어온 역사적 전환을 목도하라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AI라는 새로운 파트너가 지금, 전 세계 연구실에서 과학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그 경이롭고 때로는 두려운 변화의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1부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의 여명’에서는 이 변화를 하나의 상전이로 설명한다. 수백 년 동안 과학은 인간의 이해와 설명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이제 그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인간 계산원’의 시대는 저물고, ‘실리콘 두뇌’가 지식 생성의 주체로 등장했다. AI는 더 빠른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존재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지능은 무엇을 보고 있는가.2부 ‘AI 망원경: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다’에서는 AI가 인간의 감각과 직관이 닿지 않는 영역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보여 준다. AI는 방대한 우주 데이터 속에서 외계 행성의 미세한 흔적과 암흑 물질의 신호를 걸러낸다. 지구에서는 디지털 트윈을 통해 복잡한 기상과 기후 시스템을 재구성한다. 이제 AI 없이는 우주의 구조도, 지구의 미래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AI의 역할은 관측에만 머물지 않는다.3부 ‘AI와 순수과학의 만남’에서는 AI가 창조의 영역으로 어떻게 진입하는지를 다룬다. AI는 원하는 기능을 가진 분자를 설계하며, 과거에는 상상에 가까웠던 ‘분자 설계’를 현실로 만든다. 수학에서는 기존 인간의 직관이 미처 닿지 못한 새로운 해법의 경로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정점에는 핵융합 발전이 있다. AI는 1억 도에 달하는 플라스마를 제어하며,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온 ‘병 속에 담긴 별’을 다루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 이는 AI가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물리적 문제까지 다루는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 준다. 이러한 능력은 AI의 지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4부 ‘스스로 질문하는 기계’에서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공동 과학자’로 진화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AI는 방대한 논문을 학습하고, 스스로 가설을 세우는 단계에 이르렀다. 로봇 팔과 결합된 ‘잠들지 않는 실험실’은 인간의 개입 없이 실험을 반복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인간 과학자의 역할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제 인간은 모든 답을 직접 찾는 존재가 아니라, AI가 제시하는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질문을 선택하는 존재, 즉 ‘루프 속의 인간’으로 재정의된다. 그러나 이처럼 강력한 지적 도약에는 반드시 균열의 가능성이 함께한다.5부 ‘우리가 얻은 새로운 불’에서는 이 놀라운 과학 혁명이 던지는 윤리적 문제를 정면으로 조명한다. 설명할 수 없는 블랙박스는 과학적 지식의 신뢰를 흔든다. AI가 설계한 유용한 물질과 기술은 언제든 ‘선한 의도로 만들어진 위험한 설계도’가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이중용도 문제다. 답을 찾는 능력이 향상될수록 그 답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책임도 무거워진다.마지막으로 작가는 이 모든 변화 앞에서 인간이 취해야 할 태도에 관해 묻는다. AI의 창시자들조차 실존적 위험을 경고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새로운 나침반이 필요하다. 이 책은 AI가 만들어 낸 결과를 찬양하거나 두려워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 대신 이렇게 질문한다.답을 찾는 기계 앞에서 인간은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이 책은 그 질문을 피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간다. 그리고 미래 과학의 지평선 너머로 나아갈 용기를 독자에게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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