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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1부 왕위, 비극의 시작 (고명편, 顧命篇) 2부 나라를 빼앗긴 날 (실국편, 失國篇) 3부 목숨을 건 충성 (충의편 忠義篇) 4부 단종의 눈물 (혈루편, 血淚篇) 이광수 연보 |
李光洙, 춘원春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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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이 게으르면 천 년을 산들 무엇하리. 부지런히 정성을 다하면 일 년만 살아도 족하다.”
“내가 아니면 종서가 이 일을 할 수 없고 종서가 아니면 내가 이 일을 할 수 가 없다.”고 칭찬하시었다. 문종대왕이 승하하실 때에 어린 세자를 부탁하시며 가장 크게 믿기도 김종서였고 유충재상(幼沖在上)이라 하여 어린 임금이 위에 계신 이 어려운 판국을 진정할 이도 김종서라고 상하가 다 믿는 판이다.” --- 「1부 왕위, 비극의 시작 (고명편, 顧命篇)」 중에서 혼자 촛불을 대하실 때나 어원(御苑)에 새소리를 들으실 때에 도 눈물이 앞을 가림을 금하실 수가 없었다. 조부님 생각, 아버님 생각, 용모 도 기억하지 못하시는 불쌍하신 어머님 생각, 남편따라 죄없이 먼 시골에 귀 양 간 누님 생각, 애매한 원혼이 된 근시하던 내시와 궁녀들 생각, 믿던 숙부 수양대군 생각, 막막한 앞길, 가엾은 왕후의 신세, 모두 불길한 생각, 피눈물 을 자아내는 생각뿐이다. --- 「2부 나라를 빼앗긴 날 (실국편, 失國篇)」 중에서 ‘청조도(請早圖)’라 함은 어서 죽여버리자는 말이다. 상왕을 벌써 죽여버 리었더면 이번 성삼문의 일도 아니 생기었을 것이라고 정인지는 자기의 선견 지명을 자랑한다. 이제라도 죽여버려야지 그냥 살려두면 또 제이 성삼문 사 건이 납니다, 하고 정인지는 왕의 결심을 재촉하려 하였으나 왕은 아직도 애 매한 상왕의 목숨을 끊어버릴 생각까지는 나지 아니하였다. --- 「3부 목숨을 건 충성 (충의편 忠義篇)」 중에서 노산군이 다 낡은 남여를 타시고 종로를 지나 동대문으로 나가실 때에 장 안 백성들은 길가 땅바닥에 엎드리어 울고 배웅을 내었다. “우리 상감마마 어디를 가시오?”하고 소리를 내어 외치다가 관노들의 손에 입을 얻어맞는 순박한 늙은이도 있었다. --- 「4부 단종의 눈물 (혈루편, 血淚篇)」 중에서 한 번 원통 한 새가 되어 임금의 궁을 남으로부터 외로운 몸, 짝 없는 그림자가 푸른 산속에 있도다. 밤이 가고 밤이 와도 잠이 깊이 아니 들고, 해가 가고 해가 와도 한이 닿지 않는 도다. 우는 소리 새벽 묏부리에 끊이니 지샌 달이 희었고, 뿜는 피 봄 골짜기에 흐르니 지는 꽃 붉었도다. 하늘은 귀먹어 오히려 애달픈 하소연을 듣지 아니하시거늘, 어찌다 수심 많은 사람의 귀만 홀로 밝았는고. --- 「4부 단종의 눈물 (혈루편, 血淚篇)」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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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0만 관객이 응답한 ‘단종의 눈물’, 그 거대한 원형을 탐색하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감동, 그 뿌리에는 이광수 작가의 장엄한 대서사시가 있었다!” 2026년 대한민국 극장가를 뒤흔든 장항준 감독의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유배지 영월에서 단종(박지훈 분)을 모시게 된 평범한 마을 사람들(유해진 분)의 시선을 통해, 비극 속에서도 피어나는 따뜻한 인간애를 그려내며 1,600만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영화가 유배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다정한 연대’와 ‘휴머니즘’에 집중했다면, 이광수의 원작 소설 『단종애사』는 그 따뜻한 눈물 이면에 도사린 권력의 냉혹한 본질과 조선 왕조를 뒤흔든 거대한 역사의 파고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영화가 미처 다 담지 못한 계유정난의 피바람과 사육신의 장렬한 투쟁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보고 단종이라는 인물에게 매료된 관객이라면, 이제 이 소설을 통해 그 비극의 서막과 완결을 목격해야 한다. 소설은 단종의 탄생부터 세종과 문종의 승하, 숙부 수양대군의 왕위 찬탈 과정인 계유정난의 긴박한 순간들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는 간략히 언급되었던 성삼문, 박팽년 등 사육신이 겪는 참혹한 고문과 그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선비들의 서슬 퍼런 기개는 이광수 특유의 유려한 필치를 통해 독자들에게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박지훈의 처연한 눈빛, 그 너머에 존재하는 고독한 군주의 내면 영화 속 박지훈 배우가 연기한 단종이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가련한 청년의 모습이었다면, 소설 속 단종은 어린 나이에 천하의 무게를 짊어진 채 고립무원의 궁궐에서 홀로 떨며 성숙해 가는 비운의 군주다. 정순왕후와의 가슴 시린 이별, 그리고 영월 청령포의 자규루 위에서 피를 토하듯 읊조렸던 단종의 시 구절들은 영화의 여운을 더욱 깊고 풍성하게 완성해 주는 완벽한 퍼즐 조각이 될 것이다. 100년 전 독자들을 열광시킨 ‘K-비극’의 정수 일제강점기 시절, 나라 잃은 백성들이 단종의 처지에 자신들을 투영하며 밤마다 신문 연재를 펼쳐 들게 했던 이 작품의 힘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권력은 이긴 자의 것이나 역사는 진 자의 눈물을 기억한다는 진리를 이 소설은 증명하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활자로 간직하고 싶은 독자, 그리고 조선 최대 비극의 전말을 탐구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시대를 초월한 숭고한 감동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