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1장 비운의 씨앗
2장 바람 앞의 등불 3장 세 가지, 세 사람 4장 어린 하늘 어두워지다 5장 수양, 날개 달다 6장 활 위를 떠난 살이 다시 돌아오는 법은 없다 7장 달빛에 비친 편지 8장 계유정난, 그 피바람 9장 바람 속의 이름 10장 옥쇄의 그림자 11장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꼬 12장 세상에 없는 역모 13장 고운 임 여의옵고 14장 마마, 늦었습니다. 추우시죠 |
李光洙, 춘원春園
이광수의 다른 상품
이상배의 다른 상품
|
신숙주는 그대로 두 손을 땅에 짚고 엎드렸다.
“어린 손자를 부탁한다. 내가 천추만세한 후에도 내 말을 잊지 말아라.” 숙주의 이마가 돌바닥에 닿았다. “전하, 성상을 섬기고 남은 목숨이 있다면 백 번 죽더라도 원손께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천지신명 앞에 맹세하옵니다.” 눈물이 떨어져 돌바닥을 적셨다. --- pp.16-17 “내가 나서면 역적이라 할 것이다.” 한명회가 고개를 들고 말했다. “승자는 역적이 되지 않사옵니다.” 짧은 한마디였다. 수양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갔다. 밤공기가 창틈으로 스며들었다. 그는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어린 조카를 어찌하란 말인가.” --- p.56 왕은 천천히 일어나 창을 열었다. 더운 밤공기가 밀려들었다. 멀리서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가 유난히 쓸쓸하게 느껴졌다. 왕은 중얼거렸다. “이 자리가 내 것이 아니었구나.” --- p.150 강물은 흘러가는데 그의 세월은 그 자리에 머문 듯하였다. 밤이 되면 퉁소 소리가 울렸다. 달은 산 위에 걸리고 두견은 끊임없이 울었다. 노산군은 시를 읊었다. 한 몸은 푸른 산에 묶이고 마음은 구름 따라 궁궐로 가네 강물은 천 번 만 번 흘러가되 이 한은 어찌 씻으리오. --- p.205 엄흥도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낮게 말했다. “선을 행하다 화를 입는다면 내가 달게 받겠다.” 밤은 깊어 가고 있었다. 그들은 말없이 강으로 들어갔다. 얼음 같은 물이 허리까지 차올랐다. 손끝이 떨렸으나 물러서지 않았다. 어린 임금의 몸은 가볍고도 무거웠다. 열여섯 살의 몸이었다. 왕이었던 몸이었다. --- p.219 |
|
“임금이란 무엇인가, 사람의 의리는 어디까지인가”
역사적 실록과 문학적 상상력의 만남 1441년, 세종의 맏손자로 태어난 이홍위. 태어난 지 하루 만에 어머니를 잃은 아이는 열두 살에 왕위에 오른다. 왕관은 씌워졌지만, 그를 둘러싼 세상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부왕 문종이 세상을 떠나자 조정은 어린 임금을 보필한다는 이름 아래 권력의 긴장 속으로 들어간다. 숙부 수양대군은 대신들과 맞서며 세력을 넓혀 간다. 단종은 조회에 나아가고 경연에 참석하지만,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는 임금이었으나 동시에 보호받지 못한 소년이었다. 계유정난이 일어나고, 김종서가 제거된다. 마침내 단종은 왕위에서 물러난다. 상왕이 된 그는 얼마 후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청령포로 유배된다. 강물에 둘러싸인 외로운 땅에서의 고립무원. 원망보다 체념이, 분노보다 고요가 먼저 다가온다. 끝내 사약이 내려지고, 열일곱의 짧은 생은 막을 내린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끝이 아니었다. 영월 호장 엄흥도의 충절과 장릉의 전설은 단종을 역사 속 비극적 인물이 아닌 ‘백성의 가슴에 묻힌 왕’으로 남게 한다. 이 소설은 폐위된 군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끝까지 품위를 잃지 않은 어린 임금의 기록이다. 단종의 눈물, 오늘의 질문이 되다 이 책을 읽지 않고 ‘조선’을 이야기할 수 없다고 남긴 저자 이광수의 말은, 단종의 운명을 통해 조선인의 마음과 권력의 본질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사건임을 말해 주고 있다. 실제로 단종 복위 운동과 사육신·생육신의 절의는 이후 중종반정, 인조반정 등 조선 정치사의 주요 변곡점에까지 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사후 100년이 지나 복위된 단종처럼, 500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호명된 그의 삶과 죽음은 오늘을 사는 독자에게 ‘권력은 무엇으로 완성되고, 인간의 의리와 절개는 어디까지 지켜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가 깨운 단종의 슬픔은 문학을 통해 더 깊어진다 《단종애사》는 단순한 역사소설을 넘어, 한국 사극과 영화의 서사적 DNA로 기능해 온 작품이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등 여러 작품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중문화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는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열두 살 소년의 고독을 통해 권력의 냉혹함을 고발하고 한 인간의 선택을 통해 역사의 양심을 복원한, 결말을 알고도 끝내 울게 되는 이야기. 영화가 깨운 슬픔은 이제 문학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