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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젊은, 그러나 새롭지 않은
전신주와 페이퍼 광고 : 익명의 질긴 편지들 신문 간지 광고 : 신장 개업, 욕망의 대바겐세일 스티커 사진 : 인간을 지우는 환상의 지우개 머리 : 가위를 든 파시스트의 유령 이동 전화기와 배낭 장식 : 미리 예견된 귀여운 반항 곰인형 : 명랑하고 푹신 푹신한 키치의 비밀 붕어빵과 밥상 : 잘 구워진 문화적 기호 신발 : 신데렐라의 검정 고무신 2. 거리에서 보다 옥상 : 은폐된 공중 지하실 아파트에 관한 단장 : 수직의 사막 혹은 모래폭풍 간판들 : 정보는 많고 의미는 없다 인도의 의자들 : 얼마나 오래 앉아 있을 수 있을까 가로수 : 인간이 처형한 자연 버스 정류장과 가로등 : 괴로운 천민 자본의 징표 쓰레기 : 즐거운 낭비, 그리고 대파국 이발소 그림 : 액자 속의 낙원 꽃 : 문화 기호가 된 의사 자연 3. 권력은 힘이 세다 돈 : 권력의 기호에 대한 미친 짝사랑 담 : 경계의 신호, 소유의 만리장성 묘지 : 죽은 자들의 도시 길거리의 신호들 : 붉은 배경 속의 감시자 운동장 : 잘 다져진 빈 땅의 기억 플래카드와 표어 : 거대한 말씀들의 악몽 만국기 : 가난하고 유쾌한 축제의 기표 사무실 : 위계와 효율의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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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치kitch란 일반적으로 고급 예술품에 대비되는 대중문화 상품을 의미한다. 대중가요, 대중적 장식품, 춤, 영화, 소설, 시 등 창조성 없이 예술 작품을 손쉽게 모방하는 모든 상품들이 여기에 해당되며 종교, 정치, 음악, 미술, 문학을 비롯한 문화의 전 영역에 걸쳐있다.
--- p.57-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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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사진은 보관되고 감상되고 읽혀지기 위해 찍히지 않는다.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혹은 본질을 표현하기 위해 찍히지도 않는다. 스티커 사진은 이미지 게임의 일종이다. 그 이미지 게임은 대상을 닮았으면서도 대상 자체가 아니다. 그것은 사진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사진 찍는 사람에게 변신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스티커 사진을 주로 찍는 사람들은 10대와 20대, 젊거나 어린 층이다. 그들의 자아는 늙은 어른들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고 부유한다. 그 부유는 현실 내에서뿐만 아니라 이미지들로 만들어진 또다른 세계 속에서도 이루어진다. 이미지의 세계, 환상의 세계에 비해 현실은 억압적이고 금기는 가혹하고 많다. 스티커 사진은 바로 그러한 이들에게 환상이 현실적인 이미지로 전환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초기의 스티커 사진들이 즉석에서 볼 수 있고, 아무데나 붙일 수 있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다음 세대의 스티커 사진들은 가상적인 이미지가 가능함을 강조한다. 그를 위해 가발이 제공되고, <보그>나 <하퍼스 앤 바자>와 같은 유명한 패션 잡지의 모델이 되거나, 영화 포스터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스타처럼 카드로 만들어지며 달력과 배지에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때 사용되는 사진상의 기법들은 스타의 사진을 생산하는 과정과 유사하다. ---pp.30~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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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과 포상, 즐거움으로 포장된 소비성 쇼인 오늘날의 스포츠들이 벌어지는 경기장들은 일종의 콜로세움이다. 검투사와 동물들의 죽음대신에 둥근공을 둘러싼 쟁패가 벌어질 뿐이다. 경기강의 작사각형 구조, 둥그런 센터 서클, 골대와 네트와 둥근공들은 인간이 발명한 가장 완벽한 형태들이다. 그 명료하고 대칭적인 형태들을 둘러싸고 스포츠의 규율들이 적용된다. 아무리 선수들이 경기장내에서 열심히 뛰고 또 뛰어도 그것을 지배하는 규율, 규칙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사각형, 원, 구 등은 사실 그러한 규율과 규칙의 명시적인 재현이다.
--- p.2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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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술 평론가 겸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홍구 씨의 새 책 『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이 나왔다.
저자는 이 책을 <1부 : 젊은, 그러나 새롭지 않은> <2부 : 거리에서 보다> <3부 : 권력은 힘이 세다> 등 크게 세 파트로 나누어, 어느새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 인식하지 못한 채 강요받아 온 시시한 시각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있다. 끈질기게 자동차 문에 끼워놓는 미인촌 광고 팸플릿, 스티커 사진, 노란 물탱크들의 연병장인 옥상, 누군가 앉기를 거부하는 거리의 의자들, 위장된 감옥 풍경인 사무실 배치 등 자칫 사소하고 시시한 것들로 여겨지는 총 25가지 일상의 시각적 기호들을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제목에서 나타내는 것처럼 이 책이 그런 시시한 시각 요소들의 아름다움을 찬양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로 '시시한 것들에 대한 강한 불만'을 담고 있다. 시시한 것들의 배후에 교묘히 숨겨져 있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 암암리에 강요받는 사치와 허영의 논리, 끝없는 욕망의 추구, 조잡한 이미지 및 감성의 흉내내기 등을 철저히 폭로하고 있다. 최근 인사동 길이 재정비되면서 거리 문화에 대한 새로운 논쟁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이제 일상 속의 시각 문화는 추억의 대상이 아니라 분석과 사색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그에 대한 불평과 불만을 늘어 놓았을 뿐 어떤 대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불평과 불만이 쌓이면 언젠가 폭박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바로 그런 폭발을 도모한다. 결국 우리 주변의 시각 문화에 대한 추악함을 폭로하는 글이지만 이 모두의 생산자는 바로 우리 자신들이며 그 추악함의 수혜자도 바로 우리 자신이다. 저자는 일견 시시해 보이는 이런 모습들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