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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비밀』
『충영초 학생회를 지켜라』 |
김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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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비밀』을 통해 배우는 정치와 권력 의지
선거에 뛰어든 우리가 진짜로 얻고 싶은 것 『승리의 비밀』은 초등학교 회장 선거에 수상한 정치 컨설턴트가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소동을 그려낸다. 정치 컨설턴트는 등굣길에 로봇마네킹을 등장시켜 경쟁 후보의 조직력을 물리치는가 하면, 유권자 어린이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짜 욕망에 대해 귀 기울이라고 주문한다. 선거가 이기고 지는 경쟁의 문제라면 정치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승리의 비법’을 터득하고 이기는 게임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익명의 정치 컨설턴트는 여느 어린이 선거라면 기함할 만한 후보자의 ‘권력 욕구’를 거론하고, 심지어는 허황된 공약의 쓸모나 네거티브 운동, 후보 단일화처럼 어른들 정치에나 어울릴 법한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한다. 애초에 어른의 정치와 어린이의 정치가 똑같은 것이라면 선거의 어두운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셈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민이에게는 의문이 생긴다. 정말 그 조언대로 번지르르한 선거 운동을 치러 이기기만 하면 되는 걸까? 『승리의 비밀』은 어린이에게도 정치는 중요하고, 정치는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는 익명의 정치 컨설턴트를 등장시켜 수수께끼를 강화하는 한편(그의 정체는 마지막에 밝혀진다), 여러 모로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다. 공정한 선거 운동이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어린이 선거에 어른이 개입하는 것은 옳을까? 실현 불가능할 것이 뻔한 공약을 내세우는 것은 거짓말이 아닐까? 허황되어 보이는 요구를 많은 사람들이 한다면? ‘2번 후보’ 박정민의 파란만장 선거 도전기는 숱한 질문과 고민을 끌어안은 채 전개되지만 정민이가 결코 어른들이 마련해놓은 무대 위에서 모범답안만 줄줄 외는 후보가 아니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누구에게든 자기 주장이란 정치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이의를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지 않았다면 우리에게는 정의와 평등, 민주주의가 여전히 먼 일이었을 테니 말이다. 『승리의 비밀』 후속작, 학생회 선거 그 이후의 이야기 학생회장이 치킨을 받아 먹고 숙제를 대신 시킨다고? 후속작 『충영초 학생회를 지켜라』는 학생회 선거가 치러지고 몇 개월 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록 몇 표 차이로 패배했지만 선거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정치에 대해 부쩍 관심이 생긴 정민이. 이제 6학년이 되어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정민이 앞에 어느 날 날벼락이 떨어진다. 웬 5학년짜리 여자아이가 나타나 학생회를 똑바로 하라고 소리치더니 왈칵 울어버린 것. 알고 보니 정민이를 꺾고 학생회장이 된 구용진이 학생회를 엉망진창으로 운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학생회에서는 하는 일 없이 치킨을 사오거나 숙제를 대신 해 주는 아이들만 회의에 끼워주는 등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정민이는 학생회장은커녕 학생회 운영진도 아니지만 선거에 참여했던 당사자로서 일정한 책임을 느끼고 학생회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기로 한다. 그런데 학생회장 구용진이 연락도 받지 않고 요지부동이라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선거는 이미 끝났으니 아무리 무능력한 학생회장이라 하더라도 별수 없는 것 아닐까? 『충영초 학생회를 지켜라』는 전작의 문제 의식을 이어받아 정치가 어린이의 생활과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그리고 정치적 무관심이 어떻게 정치 시스템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 보여 준다. 누군가의 적극적인 문제 제기와 행동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는지도. 여기에서 학생회의 운영과 더불어 언론의 역할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주권자의 무관심과 언론의 무능력은 학생회장이 나쁜 의도 없이도 치킨을 받아먹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선거 기간에 스스로의 권력욕을 깨닫고 놀라워했던 정민이는 이제 권력에는 중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이해한다. 정치란 어린이의 생활과 동떨어진 영역이 아니고 어린이 역시 어른들처럼 정치를 하고 정치를 통해 권력 구조에 대해 배우고 시민 의식을 깨우쳐 나가는 것이다. 소란스러운 선거철, 정치에 대해 궁금한 어린이들에게 권하기 좋은 책 투표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정치 행위이다. ‘소중한 한 표’란 그저그런 미사여구가 아니다. 그리고 소중한 한 표의 힘은 투표 이후에도 제대로 발휘되어야 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권력은 누구 한 사람에게 독점될 수 없으며, 주어진 권력은 언제든 회수될 수 있다는 사실. 다시 돌아온 선거철, 우리가 이 흥미로운 동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어린이는 어떻게 정치를 하는가. 가장 좋은 대답이 여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