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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쉽고 깊게 읽기
이도흠
민족사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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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붓다의 삶
1. 길을 떠나다
2. 고행 끝에 궁극의 진리를 깨닫다
3. 진리를 전하며 승가를 만들다
4. 여러 시련을 겪다가 열반에 이르다

2부 붓다의 근본 가르침
1. 말미암아 나고 사라짐[緣起]
2. 네 가지 거룩한 진리[四聖諦]
3. 다섯더미[五蘊]
4. 진리의 세 표지[三法印]
5. 올바른 가운뎃길[中道]

3부 깨우침의 길
1. 짓는 일[業]
2. 돌림살이[輪廻]
3. 나없이 빔[空]
4. 부처다움[佛性]

4부 수행과 열반의 길
1. 마음
2. 마음모음[三昧]과 마음닦기[禪]
3. 깨달음과 열반

5부 새로운 지평과 해석
1. 다름의 아우름[和諍]
2. 21세기 맥락에서 불교의 새로운 해석

저자 소개 1

현재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문학자이지만 동양과 서양,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세계적 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인 한국연구재단 융복합분야 우수학자에 선정된 바 있다. 한국시가학회 회장, 한국기호학회 회장, 한국언어문화학회 회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의장,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계간 [불교평론] 편집위원장, 계간 [문학과 경계] 주간을 역임했다. 저서로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 화쟁사상을 통한 형식주의와 마르크시즘의 종합』,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
현재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국문학자이지만 동양과 서양,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세계적 학자를 양성하는 사업인 한국연구재단 융복합분야 우수학자에 선정된 바 있다. 한국시가학회 회장, 한국기호학회 회장, 한국언어문화학회 회장,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상임의장,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계간 [불교평론] 편집위원장, 계간 [문학과 경계] 주간을 역임했다. 저서로 『화쟁기호학, 이론과 실제 - 화쟁사상을 통한 형식주의와 마르크시즘의 종합』, 『신라인의 마음으로 삼국유사를 읽는다』, 『인류의 위기에 대한 원효와 마르크스의 대화』,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18∼19세기 한국문학, 차이의 근대성』 등이 있고, 역서로 틱낫한의 『엄마』가 있다.

약자의 입장에서 텍스트와 세계를 다르게 읽고 쓰고 실천하려는 저자는 변방에 서서 ‘수입오퍼상’과 ‘고물상’을 모두 지양하며 동양과 서양, 불교와 기독교의 대화를 통하여 새로운 우리 이론을 모색하고 있다. 이 타락한 세상을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으로 바꾸는 일에 좁쌀만큼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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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153*210*30mm
ISBN13
9791168690998

책 속으로

붓다께선 어떻게 사셨고 무엇을 하셨을까요?1 불자가 아니라도 주변에서 참 선한 사람을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다’고 말하는데 붓다께서도 화를 낸 적이 있으실까요? 붓다께서 아름답고 관능적인 여인인 순다리와 여러 밤을 같이 지낸 자로 모함을 당하셨을 때 어떻게 처신하셨을까요? 이웃의 강대국이 모국의 백성들을 모두 죽일 작정으로 침범하였을 때 붓다께서는 어떻게 하셨나요?
--- p.14

룸비니 동산에 이르니 푸른 풀 사이로 빨강, 노랑, 분홍, 주황빛 꽃들이 흐드러지고 나비들이 나풀나풀 그 사이로 오갔다. 새들의 아름다운 노래소리에 귀가 연신 길게 늘어졌다. 볼을 스치는 바람에는 꽃향기가 함뿍 담겨 있다. 왕비가 무우수(無憂樹)의 그윽한 향기에 이끌려 바라보니, 초록빛 이파리 사이로 다발을 이루어 핀 주황빛 꽃봉오리들이 나팔 소리가 들리는 듯이 강렬하게 햇빛을 뿜어냈다.
--- p.16

숫도다나왕은 어느 날 나라의 처녀들을 궁궐로 불러 모았다. 싯닷따 왕자는 처녀들에게 장신구를 나누어 주었다. 야소다라(Yaśodharā)는 맨 나중에 왔다. 왕자의 눈과 마주쳤다. 왕자의 눈이 한참 동안 야소다라의 맑은 눈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미 장신구는 동이 난 상황이었다. 왕자는 자신의 목걸이를 풀어 야소다라의 목에 걸어주었다.
--- p.18

그제야 싯닷따 보살은 고행이 깨달음의 원인이나 조건, 전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극단적인 괴로움과 쾌락 사이에서 올바르게 균형을 취함이 옳았다. 그는 고행을 그만두었다. 수자따(Sujātā)라는 여인이 우유죽을 바쳤다. 싯닷따 보살은 이를 달게 먹었다. 몸이 조금 나아진 듯하고 힘이 생겼다. 고행을 멈추자 많은 이들, 특히 그를 따르던 다섯 수행자조차 타락했다고 비난하였다. 인간적으로는 미안하기는 했지만, 진리가 아닌 길이니 흔들릴 일은 아니었다.
--- p.27

연기로 보면 모든 존재는 ‘(서로) 말미암은 생성자(interdependent becomings)’입니다. 미세하지만, 필자가 교실에서 강의할 때 내쉬는 한숨의 날숨만으로도 교실의 대기가 바뀝니다. 실은 교실의 공기 중에 있는 수억 마리의 박테리아가 변합니다. 말할 때마다 내 입에서 나온 이산화탄소로 말미암아 이를 좋아하는 혐기성 박테리아는 수배로 늘어나지만,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박테리아는 수배로 줄어듭니다. 술을 마시면 몸이 취하고 숨을 쉴 때 술 냄새가 나는 것처럼, 그렇게 바뀐 공기를 그 교실에 모인 사람들이 동시에 마시고 그들의 몸이 바뀌고 바뀐 몸은 바뀐 숨을 토해냅니다. 그 숨들이 교실 안의 모든 이들의 몸을 동시에 변화시킵니다. 이 순환은 동시에 끝없이 이어집니다.
--- p.71

인간의 모든 행위가 바로 짓는 일[업]이 아닙니다. 그 가운데 인간이 알아차려서 의지[쩨따나(cetanā)]를 가지고 행한 것이 짓는 일입니다. 우연한 행동이나 알아차림이나 의지가 없이 행한 일은 업을 짓지 않습니다. 인간은 의지를 갖고 입을 열어 말을 하고[구업(口業)], 몸을 움직여 행위를 하고[신업(身業)], 마음을 먹고 일을 만듭니다[의업(意業)].
--- p.131

수행하여 곳간의식에 저장된 모든 업장과 번뇌의 씨앗을 없애 버리면, 더 이상 새로운 업을 만들지 않는 청정한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거울처럼 청정하여 세상 만상을 그대로 비추지만, 더럽혀지거나 집착하지 않는 맑은 지혜의 경지를 대원경지(大圓鏡智)라 합니다.
우리는 흔히 “마음을 비우라”라고 말합니다. 이는 일상의 차원에서는 번뇌의 근원인 욕심을 버리라는 뜻입니다. 유식의 차원에서는 알라야식에 있는 모든 번뇌와 업의 씨앗을 없애라는 것입니다.
--- p.201

필자는 원효의 화쟁사상 가운데 변동어이론(辨同於異論)을 재해석하여 ‘눈부처의 차이론’을 펼칩니다. 아주 가까이 다가가서 상대방의 눈동자를 똑바로 보면 거기에 비친 내 모습이 보입니다. 형상이 부처님과 비슷하다고 해서 대략 16~17세기의 조선조의 한국인이 ‘눈부처’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여기에 필자는 세 가지 의미를 부여하였습니다. 첫째, 눈부처란 나와 남,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을 해체하는 ‘남모심’입니다. 눈부처를 바라보면, 상대방의 몸인데 내가 거기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눈부처를 보는 순간에 내 눈동자에도 상대방이 담겨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눈부처를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너와 나, 주체와 객체의 경계가 무너지고 상대방을 내 안에 서로 모시는 남모심의 관계를 이루게 됩니다.

--- p.251

출판사 리뷰

■ 연기 하나로 불교 전체를 다시 읽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연기(緣起)에 대한 설명이다. 저자는 연기를 단순히 ‘서로 관련됨(inter-connection)’으로 이해하는 데서 출발하지만, 저자는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연기는 모든 것이 조건과 원인에 따라 발생한다는 ‘의존하여 일어남(dependent origination)’으로 확장되며, 다시 한 걸음 더 나아가 생성과 동시에 소멸까지 포함하는 ‘말미암아 나고 사라짐(interdependent origination and extinction)’으로 심화된다. 나아가 연기를 ‘말미암은 생성자(interdependent becomings)’로 풀이하면서, 연기가 곧 중도이며 공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대승불교의 화엄 사상에 이르면 ‘서로 말미암아 스며듦(inter-dependent permeating)’으로까지 확장된다.

이처럼 하나의 개념을 단계적으로 밀고 나가며 불교 사유 전체를 관통하게 만드는 구조는 기존 개론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 불교를 우리말로 다시 생각하다
용어 체계를 새롭게 구성하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핵심은 ‘우리말로 불교 사유하기’다.

저자는 단순히 경전을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불교 용어 체계 자체를 우리말로 다시 구성한다. 빨리어·산스크리트어·한문 용어와 경전 맥락을 하나하나 대조한 뒤, 가장 적확한 우리말을 찾아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용한 경전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길 뿐만 아니라 이에서 더 나아가 ‘보살’처럼 원래 의미에서 달라진 것을 제하고 이 책에 사용된 모든 불교 용어의 한글화를 실행하였다.

그 결과 ‘연기’를 ‘말미암아 나고 사라짐’, ‘공’을 ‘나없이 빔’, ‘오온’을 ‘다섯더미’, ‘윤회’를 ‘돌림살이’, ‘업’을 ‘짓는 일’ 등으로 풀어낸다. 이는 불교를 번역하는 작업이 아니라, 불교를 한국어로 다시 사유하는 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기(緣起), 빠띳짜 사뭇빠다(paṭicca samuppāda) → 말미암아 나고 사라짐
공(空), 순냐타(suññatā) → 나없이 빔
오온(五蘊), 빵짜 칸다(pañca khandha) → 다섯더미
중도(中道), 맛지마 빠띠빠다(majjhima paṭipadā) → 올바른 가운뎃길
사성제(四聖諦), 캇따리 아리아삿짜니(cattāri ariyasaccāni) → 네 가지 거룩한 진리
업(業), 깜마(kamma) → 짓는 일
윤회(輪廻), 삼사라(saṃsāra) → 돌림살이
삼매(三昧), 사마디(samādhi) → 마음모음
선(禪), 드야나(dhyāna) → 마음닦기

■ 원전으로 돌아가 다시 읽다

이도흠 교수는 2차 해설서를 배제하고 원전 경전만을 바탕으로 해석을 진행한다.

초기 불교의 디지털 허브(SuttaCentral), 한문대장경 디지털 아카이브(CBETA) 등을 활용해 경전의 출전을 정확히 밝히고, PTS 약호와 대장경 식별번호를 병기함으로써 독자가 스마트폰으로 원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빨리어본을 중심으로 산스크리트어본, 한문본, 티벳어본 등을 비교 대조하여 가장 적확한 정전(canon)을 확정하고, 그 위에서 분석과 해석을 전개한다. 이러한 방식은 불교 개론서로서는 드물게 학문적 엄밀성과 신뢰도를 동시에 확보한 작업이다.

■ 붓다를 다시 인간으로 복원하다
39개의 에피소드로 읽는 삶


이 책은 붓다의 생애를 신격화된 서사가 아니라 ‘역사’로 복원한다.

대승 경전의 과장과 신화를 배제하고, 100% 초기 경전에 근거해 39개의 에피소드로 붓다의 삶을 재구성했다.

“붓다도 화를 내셨을까? 아름답고 관능적인 여인이 매일 밤 유혹하고, 그 여인과 잠을 잤다는 소문이 성안에 떠돌 때 어떻게 처신하였을까? 불가촉천민을 제자로 삼고 만민의 평등을 외쳤을 때 이에 대한 당시 지배층의 반발에 어떻게 대처하셨을까?”와 같은 질문을 통해, 붓다는 신화적 존재가 아니라 현실 속 인간으로 다시 드러난다.

■ 불교의 난제에 답하다. 공과 유, 윤회와 무아, 돈오와 점수

저자는 공과 유, 윤회와 무아, 돈오와 점수 등 불교의 오랜 논쟁을 피하지 않는다. 중도와 연기론을 바탕으로, 이들 쟁점이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님을 설명한다.

먼저 ‘나없이 빔[공]’과 ‘있음[유]’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존재는 조건에 따라 찰나마다 변하는 일시적 결합체에 지나지 않고, 홀로 존재하지 못하기에 공하다. 그러나 씨가 자신을 소멸시키며 열매를 맺듯이, 모든 존재는 공하기에 오히려 새로운 것을 생성한다.

무아와 윤회 역시 서로 모순되지 않는다. 죽음 이후에도 지속되는 것은 ‘실체’가 아니라 ‘인과의 흐름’이다. 육체나 영혼은 조건에 따라 형성된 결합체이기에 윤회하는 주체는 없지만, ‘짓는 일[업]’이 이어지며 조건에 따라 다섯 더미가 결합하고 해체되면서 여러 존재로 거듭난다.

또한 『육조단경』의 가르침처럼 퍼뜩 깨달음[돈오]과 차츰 깨달음[점수]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근기에 따라 퍼뜩 깨달을 수도 있고 차츰 깨달을 수도 있으며, 퍼뜩 깨달았더라도 육체가 남아 있는 한 수행은 계속 필요하다. 차츰 깨달은 자도 퍼뜩 깨달을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열반에 이를 수 있다.

■ 21세기, 불교를 다시 묻다

이도흠 교수의 작업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저자는 기후위기, 불평등, 전쟁과 폭력, 인공지능 등 급격히 변한 시대를 배경으로 “지금 이 자리에 붓다께서 계신다면 무엇이라 말씀하실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자신이 제안한 화쟁기호학의 방법을 활용한다. 경전에 철저히 근거하되, 그것을 붓다 당대의 맥락에서 해석하고, 다시 오늘의 맥락에서 새롭게 읽어내는 ‘맥락화’와 ‘재맥락화’의 과정을 통해 불교를 다시 사유한다. 이러한 해석을 통해 ‘자비로운 분노’, ‘해방자 붓다와 민중부처’, ‘연기적 불살생’ 등의 개념이 제시된다.

또한 원효의 화쟁을 중도와 연기론 위에서 다시 이해하며, 대립자를 외부에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함께 두는 ‘대대(待對)’의 관점에서 공과 유와 같은 대립 개념을 하나로 아우른다. 저자는 이러한 사유를 현대적으로 확장하여 ‘눈부처 주체’와 ‘눈부처 차이’의 개념으로까지 전개한다.

■ 쉽지만 얕지 않고, 깊지만 어렵지 않다

불교 개론서의 새로운 기준, 『불교, 쉽고 깊게 읽기』는 불교를 단순한 교리 설명이 아니라, 인간과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사유 체계로 다시 세운다.

처음 읽어도 깊고, 깊이 읽어도 새롭다.
이 책은 불교를 어렵게 만들었던 장벽을 넘어,
지금의 삶을 바꾸는 지혜로 다시 자리 잡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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