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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는 무척 힘들게 고개를 끄덕인다. 인희씨는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들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문득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내어 아들에게 쥐어 주었다.
'이거 나중에... 니 마누라 줘.' --- p.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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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보고 싶을 거는 같애?'
정박사는 아내를 더 이상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만 끄덕여 주었다. 인희씨가 또 묻는다. '언제? 어느 때?' '....다.' '다 언제?' '아침에 출근하려고 넥타이 맬 때.' '..또?' '맛없는 된장국 먹을 때.' '또?' '된장국 맛있을 때.' '또?' 묻는 아내도, 대답하는 남편도 점차 목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정박사는 아내를 보지 않은 채 마음속에 빗장처럼 걸려 있던 말들을 하나씩 하나씩 뱉어냈다. '술 먹을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부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 p.271-2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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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야, 나 누구야?"
"...엄마." 인희씨는 울지 않으려 고개글 쳐들고 눈을 부릅뜨는 아들을 향해 방긋 웃는다. "한 번만 더 불러 봐?" "엄....마." 정수는 기어이 목이 메어 어깨를 들썩거렸다. 인희씨가 어린아이한테 이르듯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정수야, 너... 다 잊어버려두 엄마 얼굴두 웃음두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 건 잊으면 안돼!" 정수는 무척 힘들게 고개를 끄덕인다. 인희씨는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들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문득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내어 아들에게 쥐어 주었다. "이거 나중에... 니 마누라 줘." 인희씨는 정수가 그 반지를 받지 않고 고개만 젓자 마침내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잊어 먹을까 봐 그래. 아무리 뒤져 봐도 엄마가 이거밖에 줄 게 없다. 미안해." 정수는 인희씨 품에 안겨 이를 악물고 억지로 울음을 삼키고 있다. 본문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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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야, 나 누구야?"
"...엄마." 인희씨는 울지 않으려 고개글 쳐들고 눈을 부릅뜨는 아들을 향해 방긋 웃는다. "한 번만 더 불러 봐?" "엄....마." 정수는 기어이 목이 메어 어깨를 들썩거렸다. 인희씨가 어린아이한테 이르듯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정수야, 너... 다 잊어버려두 엄마 얼굴두 웃음두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 건 잊으면 안돼!" 정수는 무척 힘들게 고개를 끄덕인다. 인희씨는 같이 고개를 끄덕이며 아들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그러다가 문득 손가락에 끼고 있던 반지를 빼내어 아들에게 쥐어 주었다. "이거 나중에... 니 마누라 줘." 인희씨는 정수가 그 반지를 받지 않고 고개만 젓자 마침내 주르륵 눈물을 흘렸다. "잊어 먹을까 봐 그래. 아무리 뒤져 봐도 엄마가 이거밖에 줄 게 없다. 미안해." 정수는 인희씨 품에 안겨 이를 악물고 억지로 울음을 삼키고 있다. 본문 발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