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부돌봄여름 편지선물여름비물사람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너의 일낮잠다시 마음이 되어신혼참외너의 거실에서올해의 뿌듯제2부우리 곁으로 슬픔이 착륙한다너를 위한 노래는거리의 기도때로는세상은 아름답고 인생은 찬란하다내 곁은 아니지만부부배웅누운 자슬픔이 간다환절기속수무책날마다 조금씩비관과 낙관제3부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옥천처마의 슬하어제의 비를 오늘 멈추게 할 거야내 심장은 돌로 되었으니까나에게 묻는다밤의 혼잣말아무도 없지만 아무도 없는 건 아니다다정으로 버텨라파도가 온다수긍근속신입제4부당신의 자랑이 되지 못하고모자나의 고요모가지 간수하려거든어떤 사랑멈칫내 멱살을 잡고죽은 듯 조용히 살게요나의 농사안부파주아는 사람끝해설|김나영시인의 말
|
유병록의 다른 상품
|
어쩌면 시인이란 곳곳에 숨어 사랑을 안내하는 사람 아닐까. ‘이렇게 사랑을 해보세요, 이렇게도 깊어져보세요’ 손짓하는 사람, 유병록 시인은 『우리는 멸종하지 않는다』에서 또 한번 가없이 펼쳐지는 사랑의 전개를 보여준다.시인은 우리의 ‘다름’과 ‘오해’가 우리의 존속 조건이 된다고 선언한다. 이 선언은 유병록이 얼마나 또 어떻게 이 세계를 사랑하고 있는지, 시인의 사랑을 증명하는 배경이 된다. 만질 수 없으나 사라지지 않는 향기, “달콤한 참외 향”(「참외」)으로 전환된 사랑의 존재는 결코 멀어지지 않는 사랑의 메타포가 된다. ‘망가짐’은 끝이라는 단순한 오해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유병록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사랑의 방식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향으로 존재와 부재를 뒤섞으며 슬픔마저 사랑으로 뒤덮는다. 그러니까 이 시집은 사랑의 전개와 사랑의 도약, 오직 사랑만으로 가득 차 있다는 이야기.시집의 끝을 넘길 땐 잠깐, 혼잣말했다. 유병록에게, 그리고 시를 사랑하는 우리에게 언제까지나 시를 허락해달라고. “사랑의 끝에는 기도가 있었다”(「끝」)라고 알려준 시인에게 제일 먼저 되돌려주고 싶었다. 이 봄, 혼몽하리만치 보드랍고 단 사랑이 우리를 찾아왔다고. 창을 열고 손짓하는 마음으로.최지은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