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문: 나를 아프게 하는 시 _선루이제1장사랑해 / 강아지 이름은 무당이 / 허공을 향해 / 손 흔드는 사람 / 오후, 넘어지다 / 이른아침, 개가 짖는다 / 마주보며 / 내 몸안에 열차가 있다 / 내 방에 남자가 있었다 / 거울과 마주치다 / 관계 / 뒷산의 황혼 / 꿈틀 / 유채밭에 물을 주다가 / 나무통 / 굳은살 / 관계 / 등불을 든 사람 / 자정의 마을 / 나를 찬미하지 말아줘 / 열다 / 황막 / 까마귀가 몸안에서 날아나가다 / 헝뎬 마을의 오후 / 촛불 / 2014 / 밑 빠진 배 / 지붕 위에 서 있는 여자 / 달빛 속의 산초나무 / 이렇게 꿈도 없이 살 것인가 / 소년 / 너의 눈은 / 헝뎬 마을의 빗물 제2장물 /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 잘 자, 헝뎬 / 막수거리 / 두꺼비 / 근원 / 연가를 들으면 / 비어 있는 마을에 바람이 분다 / 유독 나만, 아니다 / 들판에서 장작을 줍다가 / 일기: 나는 여기에만 존재한다 / 구활 / 오월의 끝자락 / 달빛 / 먼지 / 밤 / 큰눈이 내리기를 / 봄마다 부르는 노래 / 중년 / 황혼 / 묘지를 지나며 / 오월·밀 / 밀 한 포대 / 밀밭이 노랗게 / 내가 원하는 사랑은 / 어둠이 내린 8초 / 유혹 / 오월 / 오랜만이야 / 출구 / 꿈에 눈이 내렸다 / 오후 / 나는 여전히 / 다음 생엔 너의 이웃이 되게 해 줘 / 비 내리는 봄밤 / 선물 제3장나는 아픔으로 세상을 기쁘게 해 / 마을길 산책 / 갈림길 마을 / 바람 속에서 / 눈 / 들백합의 신뢰 / 이런 결과를 알고 있었다 / 물거미가 연못을 헤엄치고 / 나의 가려진 부분을 못 봤을 뿐 / 호숫가를 거니는 여인 / 들판을 나는 까마귀 / 벌판에 / 많은 물이 모여 / 청명 제사 / 헝뎬 마을의 깊은 밤 / 너와 나는 종이 위에 / 초원의 바람 / 치자꽃이 피고 / 무제 / 오월, 뼛속까지 푸르게 / 계단에 풀은 무성하고 / 흰 달빛 / 신이 내린 하루 / 가을 / 용서해줘, 시 쓰는 나를 / 구월, 달은 높이 뜨고 / 황혼 무렵 / 한밤의 두 가지 소리 / 활엽수림 / 침대 / 고마움 / 삶의 사소함이 먼 곳에서 / 초겨울의 저녁 / 북풍을 맞으며 걷는 길 / 해바라기역 / 나를 꺾어버린 슬픔이 / 바람 속의 아득함과 한탄처럼 제4장혼인 / 겨울의 마을 / 배경 / 찬미가 / 오늘밤 유난히 네가 그립다 / 외롭지 않은 순간은 없었다 / 조금 더디게 쓰고 싶다 / 그리고 밤 / 가을에 / 늦가을 / 잘 있어, 나의 2014 / 계속 걸어라 / 장춘란 / 낮은 것들 / 바오얼에게 보내는 편지 / 비행기가 날아가고 / 눈이 내린다 / 그저 살아 있으면 돼 / 봄눈 / 먼동 / 묻다 / 전율 / 소금 한 봉지를 사러 량저우에 가다 / 철길을 걷는 그 여자 / 싱싱한 풀 소리 / 아름다운 일 / 맑은 날 / 달빛은 이토록 희고 / “우리는 늘 다른 시간에 만난다” / 헛된 사랑 / 목화밭에서 / 국화가 피면 / 매달린 돌 / 너에게 / 날은 저물고 비는 내리고 / 산민 / 상강 / 후룬베이얼 / 짙푸름 / 바람이 분다 / 흔들림 / 금주사 / 그대와 이렇게 살고 싶어 / 가장 가까운 빗소리 / 다시 당신에게 발문: 휘청거리는 세상 역자 후기
|
정연혜
|
“구름 위에 시를 쓰면서도진흙 위에 발을 딛는 사람.”위슈화의 언어는 현실을 떠나지 않으면서도 끝내 삶을 넘어선다. 농부이자, 시인이며, 장애를 지닌 한 인간으로 살아온 시간은 그녀의 시 속에서 더 강렬하고 더 자유로운 형태로 다시 태어난다.그녀의 시는 언제나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시작된다. 들판, 마을, 몸의 고통, 사랑과 상실 같은 가장 사소하고도 근원적인 경험들. 그러나 그 언어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어느 순간 삶의 본질을 향해 깊숙이 파고든다.“삶과 시 쓰기에 요령을 피우고 싶지 않아/ 그것들에 밟혀 나는 항상 아프고 숨막혔다”(「황막」)라는 고백처럼, 그녀의 시는 삶을 비켜가지 않는다. 오히려 그 한가운데를 통과하며, 아픔과 숨막힘까지도 끝내 언어로 끌어올린다. 그 과정에서 시는 설명이 아니라 체험이 된다. “한 줄의 시구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는 걸 좋아한다/ 그러다가 온 힘을 다해 출구를 찾아나선다”(「물」)라는 구절처럼, 그녀에게 시는 머무름과 탈출, 응시와 돌파가 동시에 일어나는 자리다.또한 그녀의 시는 삶을 견디는 방식이기도 하다. “잘 살아보자, 혼자서도 충분해.”(「들판에서 장작을 줍다가」)라고 중얼거리며 흙을 떨어내는 순간, 혹은 “밀 한 톨을 향한 마음을 글로 풀기 부끄러워/ 그저 입에 넣고 우물우물”(「오월·밀」) 삼키는 장면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이 시들이 거창한 의미를 말하기보다, 살아내는 감각 그 자체를 붙잡고 있다는 사실을. 그래서 그녀의 시는 슬픔을 과장하지도, 희망을 쉽게 말하지도 않는다. 다만 “얼마나 다행인가/ 나를 꺾어버린 그 슬픔이/ 너는 꺾지 않았다는 것이”(「나를 꺾어버린 슬픔이」)라고 말할 때처럼, 고통을 통과한 이후에야 비로소 도달하는 조용한 긍정의 순간을 건넬 뿐이다.문득, 노래를 흥얼거렸다오후의 햇살이 목구멍을 비춘다“잘 살아보자, 혼자서도 충분해.”나는 신발을 벗어 흙을 떤다 갑자기내 작은 두 발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세상 만리 길을 여행했지만여전히 아기자기한 모습이라니나쁜 날씨를 잘도 견뎌주었다 _「들판에서 장작을 줍다가」 부분“수많은 절망의 세월을 지나왔지만참새는 여전히 날고나는 여전히 낡은 책장을 뒤적인다”이 시집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곧 거칠고도 맑은 내면의 세계 속으로 끌려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어느새 깨닫게 된다. 삶이란, 완전하지 않아도, 행복하지 않아도, 그럼에도 계속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을. 그 곁에서 시는 말없이 함께한다.그리고 마침내, 이 책을 덮는 순간에도 남는 것은 어떤 거창한 메시지가 아니라 오래도록 마음에 맴도는 한 줄의 감각이다.흙을 딛고 서서도 끝내 달빛을 올려다보게 만드는 힘, 그것이 바로 위슈화의 시가 지닌 고유한 빛이다.내게로 올 수 있겠니내 안에 시든 것들을 쓸어주러마른 꽃잎은 뜯어버리고 누런 이파리는 잘라줘그러나 가지는 그대로 둬한때 향기로웠던 길이니까?내 여생을 너에게 맡기고 싶어이 쪼글쪼글한 마음도 함께나를 탓하지는 말아줘이 만남을 위해 우리는 한생을 걸어왔으니까_「무제」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