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시인의 말
1부 청춘 일지 청춘 소년 절벽 끝에 비행 스카이다이빙 봄이 오는 길 봄 할머니 품 밤바람 밤공기 심야 영화 입김 서울의 밤하늘 별 소멸해 가는 가로등 무인 편의점 KTX 한숨 가면 쇼츠 열대야 미련 서핑 파도 가을 길 계절 가을 탓 악보 자연 소리 일몰 스노우 볼 설산 유배 없는 사람 여행자 곡예사 선인장 철조망 인생 책갈피 새끼손가락 투표 평균 풀꽃 한 걸음 다람쥐 슬로우 푸드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 이야기 헌책방에 새 시집 SNS 시인 2부 사랑 일지 너라는 숲 너라는 바다 새벽이슬 장마 전에 네 이름 고해 기도 밤 기도 달이 뜨지 않은 밤 초승달 옆에 별 하나 별자리 태양 빛 천사 저절로 큰일 예보 여신 아름다움 시력 심장 금기 카톡 구분 사랑방 멸종위기 사랑 생일 선물 사랑하는 사람 규칙 용기 징검돌 새 타임머신 사랑에 답함 오해 의심 손끝의 온도 꽃다발 눈사랑 이별 과유불급 연필 보고 싶음 강강술래 나도 남극 사람 나들이 시인 |
이재성의 다른 상품
|
흰 아파트 벽보단
흰 구름에 눈이 더 가는 까만 TV 화면보단 까만 밤하늘에 눈이 더 가는 빨간 스포츠카보단 빨간 노을에 눈이 더 가는 노란 색깔 지폐보단 노란 개나리꽃에 눈이 더 가는 파란 컴퓨터 바탕화면보단 파란 하늘에 눈이 더 가는 아직 마음속에 무지개를 품은 성인이 된 소년 --- 「소년」 중에서 세상은 사람들에게 평균이라는 이름의 정답지를 뿌렸다 사람들은 답지를 보고 정답을 적어 내었고, 나는 정답지를 가볍게 무시한 채 내가 쓰고 싶은 답을 적어 내었다 그러곤 내게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세상에게 내가 써낸 답으로 평균을 다시 내라고 말하였다 --- 「평균」 중에서 나라를 잃고 낯선 땅에서 별보다 멀게 느껴지는 가슴속 작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윤동주 시인을 떠올린다 굳은살이 피를 다 잡아먹을 때까지 넘어지고 뛰어오르기를 반복했던 김연아 선수를 떠올린다 무릎에 힘겨운 눈물이 가득 차오를 때까지 달리고 또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던 박지성 선수를 떠올린다 나에겐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가 가장 겸손해지기 좋은 시간이다 --- 「시가 잘 써지지 않을 때」 중에서 예뻐 보여서 들어왔는데 길을 잃었다 나무처럼 기분 좋은 네 냄새 계곡처럼 맑은 네 목소리 다람쥐처럼 귀여운 네 얼굴 때문에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까먹었다 딱히 나가지 않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 「너라는 숲」 중에서 밤에도 낮에도 그 어떤 계절에도 매력적인 너는 오늘도 나를 부른다 자기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지 못할 걸 알면서도 그걸 또 나는 부를 때마다 쪼르르 달려가 위태롭게 목이 빠질 듯 혀를 내밀어 너를 한 모금 찍어 마신다 바닷물을 다 들이켠다 해도 나의 갈증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건 꿈에도 모른 채로 이제 나는 짠 내만 맡아도 침을 흘린다 --- 「너라는 바다」 중에서 널 향한 내 마음 너무 커서 네가 목이 마르다 하면 바다를, 춥다고 하면 태양을, 어둡다고 하면 별을 따다 주려 했다 하지만 이제 나는 네가 목이 마르다 하면 이슬을, 춥다고 하면 손난로를, 어둡다고 하면 반딧불을 잡아 주려 한다 내가 할 수 없는 과장된 사랑이 아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을 해보려 한다 사랑이 필요한 너에게 내 작은 품을 내어주려 한다 --- 「과유불급」중에서 |
|
파란 하늘과 화려한 도시 풍경이 펼쳐지는 문으로 한 청년이 걸어간다. 어둑한 숲을 지나온 듯한 청년은 벚꽃잎이 쏟아지는 붉은색 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려는 참이다. 문을 나서면 숲을 거닐던 순수한 소년의 시간은 끝나고, 화려한 세상의 얼룩이 소년에게 스미며 새로운 존재가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청년은 아직 문을 나서지 않았다. 여전히 순수함을 간직한 채 사랑이라는 감정의 얼룩으로 처음 물들기 시작한 ‘성인이 된 소년’의 상태다.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 흔히 사회적인 질서·제도·사상 따위가 아직 확립되지 않은 불안정한 시기를 ‘과도기’라고 말한다. 끝과 시작이 공존하는 시기다. 아직 얼룩이 묻지 않은 소년이 지닌 순수함의 끝자락과 새로운 자기 세상을 일구기 위한 시작, 이를테면 처음 경험하는 사랑의 감정이 공존하는 시기일 터다. 시집을 만들면서 순수의 영생을 꿈꿀지도 모를 시인이 펼치는 과도기의 시상에서 나를 바라보고 순수함의 끝자락도 잡아본다. 그 과도기를 지나 성인이 된 시인의 다음 발걸음 또한 기다려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