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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선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하이드 파크에는 역사상 최초의 만국박람회를 위한 유리 궁전이 지어져,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상품과 발명품이 전시되었고 이를 관람하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죠. ---p.6 시골에서 살 게 된 거트루드는 그때만 해도 남자아이들의 놀이였던 크리켓을 하며 즐겁게 지냈습니다. ---p.10 거트루드는 식물원 같은 정원도 무척 좋아해서, 부모님은 런던에 막 문을 연 큐가든에 데려갔습니다. ---p.18 거트루드는 작가이자 화가인 존 러스킨에게서도 배웠는데, 그는 공장이 공기와 땅, 물을 오염시키지 않았던 과거 시대에 인류의 미래가 있다고 믿는 인물이었습니다. ---p.26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의 생활 여건은 조금씩 나아졌어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원이 문을 열면서 시민들은 소풍을 가거나 연을 날리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p.33 어느 날 그녀는 젊은 건축가 에드윈 루티엔스를 만나 친구가 됩니다. 두 사람은 함께 그녀의 집을 설계하기로 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 집이 지어질 마을의 농가를 둘러보았습니다. 이때 그녀는 완벽한 시력을 가진 사람들보다도 더 예리한 관찰력을 보여주어, 이 건축가를 놀라게 했답니다. - ---p.39 에드윈 루티엔스는 멋진 전원 저택을 짓고, 거트루드는 그 저택을 숨 막힐 듯 아름다운 정원으로 둘러쌉니다. 건축과 정원이 하나로 어우러져 벽과 식물, 나무와 꽃, 계단과 난간, 관목과 조각상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p.45 거트루드 지킬은 1843년, 산업혁명이 절정에 이른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꽃에 대한 애정을 키웠고, 동네 아이들과 어울려 놀면서 농부들이 작물을 재배하고 건물을 짓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녀는 책과 예술 작품으로 가득 찬 집에서 살았는데, 그 때문인지 아주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가 되고 싶어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유럽과 지중해 곳곳을 여행하며 고대 예술을 접하고 정원에 심을 식물을 채집했으며, 만나는 모든 사람과 장소에서 영감을 얻곤 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몰두한 것은 그림이었지만, 어떤 재료로든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 데에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당시의 많은 예술가처럼 그녀도 공장이 수공예의 전통을 파괴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며 노동자를 착취하는 것을 보고 걱정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자연과 수공예의 전통을 보호하려는 ‘예술공예운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 점점 악화되자 거트루트는 자수와 조각, 그림 작업을 포기하고 정원 디자인에 전념하였습니다. 그녀는 꽃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색감을 팔레트 위의 물감처럼 활용했고, 그녀가 디자인한 정원은 계절마다 변화하는 진정한 예술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러니 ‘그녀가 시력을 잃은 것이, 정원 역사에는 커다란 축복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겠죠. 젊은 건축가 에드윈 루티엔스를 만난 후, 그녀는 ‘영국식 정원’을 창안하여 식물과 꽃이 건물의 기하학적 형태와 긴장감 넘치는 조화를 이루는 수백개의 정원을 디자인했습니다. 거트루드는 유럽과 미국에서 400개가 넘는 정원을 디자인했고, 수많은 책과 1,000여 편의 기고문을 썼으며 90세에 이르도록 왕성하게 활동하다 1932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연과 정원에 대한 그녀의 사랑과 헌신 덕분에, 이제 정원 가꾸기는 영국인이라면 누구나 즐기는 일이 되었습니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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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으로 정원을 ‘그리는’ 정원 아티스트
1843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거트루드 지킬은 어린 시절부터 식물을 유난히 좋아했다. 산업혁명으로 도시가 빠르게 팽창하던 시기였지만, 그는 시골 들판에서 꽃과 나무,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익히며 자랐다. 이름을 모르는 꽃에는 이름을 붙여주고, 향기를 맡고, 잎의 질감을 손끝으로 느끼며 식물을 관찰하던 경험은 훗날 자신만의 정원 세계를 이루는 밑바탕이 된다. 원래 화가를 꿈꾸었던 거트루드는 윌리엄 터너의 그림을 좋아했고, 자수와 조각, 금속 세공까지 익히며 다양한 예술 작업에 몰두했다. 하지만 시력이 점점 나빠지자 붓과 물감 대신 꽃과 식물을 사용해 ‘정원을 그리는 일’을 시작한다. 차가운 색과 따뜻한 색을 섬세하게 조율하고, 계절마다 다른 꽃이 연이어 피어나도록 구성한 그의 정원은 살아 움직이는 인상파 작가의 그림과도 같았다. 산업화 시대에 자연과 장인 정신을 지킨 예술가 거트루드가 살던 시대는 공장 생산과 대량 소비가 사회 전체를 바꾸어가던 시기였다. 하지만 그는 기계가 인간의 삶과 노동, 자연의 아름다움을 훼손하고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윌리엄 모리스와 존 러스킨 등이 시작한 예술공예운동에 적극 호응하며 공예품과 장인 정신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다. 공장에서 균일하게 찍어낸 물건보다 손으로 만든 물건의 존재감을 선호했고, 정원 역시 인위적으로 통제된 공간이 아니라 자연의 생명력이 살아 숨 쉬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가 만든 정원은 당시 유행하던 장식적 정원과는 달랐다. 야생화와 허브, 이국적인 식물과 토착 식물이 뒤섞이고, 향기와 색채, 곤충과 새들까지 함께 어우러지는 살아 있는 생태계에 가까웠다. 정원은 눈으로만 감상하는 장소가 아니라 걷고, 냄새 맡고, 계절의 변화를 느끼는 장소여야 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영국식 정원’의 감각 역시 거트루드의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건축물과 정원이 하나로 어우러진 풍경 거트루드는 자신보다 스물여섯 살이나 젊은 건축가 에드윈 루티엔스를 만나 평생의 협업자이자 친구가 되었다. 두 사람은 건축과 정원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 새로운 공간을 꿈꾸었다. 루티엔스가 집을 설계하면, 거트루드는 집을 감싸 안는 정원을 디자인했다. 벽과 계단, 나무와 꽃, 관목과 조각상이 서로 긴장감 있는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풍경처럼 연결되는 것이다. 이들의 작업은 훗날 ‘루티엔스-지킬 스타일’이라 불리며 영국 정원 디자인의 새로운 모델이 되었다. 루티엔스가 건축물과 바닥 패턴으로 정원의 틀을 잡으면, 거트루드는 그 틀을 넘나들며 자유분방하게 자라나는 식물을 심었다. 조화와 대조가 균형을 이루는 정원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특히 거트루드의 자택 〈먼스테드 우드〉는 그녀의 철학이 가장 아름답게 구현된 정원이다. 계절마다 다른 꽃이 피어나고, 꽃과 나무의 색과 질감, 높낮이가 섬세하게 조율된 이 정원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꽃과 나무로 삶의 방식을 디자인한 스타일리스트 거트루드는 결혼 대신 자신만의 작업과 삶을 선택했고, 도시보다 시골을 사랑했으며, 화려한 사교 생활보다 자연 속에서 배우고 관찰하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여겼다. 그는 평생 400개가 넘는 정원을 만들고, 수많은 글을 쓰며 자연과 정원, 생활 문화에 대한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었다. 그리고 그가 남긴 철학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정원 가꾸기를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을 미학적 측면에서 바라보게 하는 태도로까지 승화시켰다. 자연과 수공예, 인간적인 삶의 감각을 지키려 했던 거트루드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거트루드 지킬』은 『리나 보 바르디』, 『샬롯 페리앙』에 이어 20세기 초에 활동한 여성 창작자의 삶을 재조명하는 앙헬라 레온의 그림책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