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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1948
백훈기
지만지드라마 20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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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나오는 사람들

1. 소녀
2. 항쟁
3. 협상 제안
4. 협상 출정
5. 꿈? 현실?
6. 구억국민학교
7. 테이블
8. 협상의 시작
9. 협상의 끝

작가의 말
백훈기는

저자 소개 1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국민대학교에서 국문학, 동국대학교에서 연극학, 고려대학교에서 응용언어문화학을 전공했다. ‘그로테스크 연극 미학’과 ‘아방가르드 연극의 수행성’에 관한 연구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예술 집단 페테에서 활동하면서 〈훌라후프 돌다〉, 〈페다고지〉 등의 작품을 쓰고 연출했으며, 그 외 오페라 〈모다 아름다운〉, 합창 칸타타 〈그날 밤 이야기〉, 〈동래성 붉은 꽃〉 등의 대본을 쓰기도 했다. 서울시립대, 동국대, 숙명여대, 중부대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는 목원대학교 연극영화영상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와 창작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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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06쪽 | 128*188*5mm
ISBN13
9791143026583

책 속으로

청년 : 우리 아바인!… 총에 맞았지만 즉시 목숨이 끊어지지는 않으셨디. 나중에 아바이 시신을 찾았는데 손톱이 죄다 뒤집어 뽑히고 부러져 있었디. 아버지 옆에 있던 소나무는 피 칠갑을 한 채 할퀴어진 모양으로 껍질이 벗겨져 있었고… 아버지는 오마니와 내가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가려고 손톱이 뒤집어지도록 나무를 잡고 일어서려고 했던 거였디. 아버지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마저 집 쪽을 향해 흘러 내려오고 있었어.
--- p.60

김달삼 : 평화를 깨뜨렸다구요? 가만히 있는 것이 평화입니까? 위험에 처한 민족의 상황을 보고 가만히 있는 게 평화입니까? 분단의 처지에 놓인 조선의 운명 앞에 가만히 있는 게 평화입니까? 밟히고, 고문당하고, 강간당하고, 죽임을 당해도 가만히 있는 게 평화입니까?
--- p.68

소녀 : 우리는 위험해. 위험에 처해 있는 것, 바로 그것이 죄야.
--- p.70

소녀 : 어멍이랑 나는 며칠인지 모를 시간을 어두운 굴속에서 헤맸어. 벽을 더듬어 어딘지 모르는 깜깜한 굴속을 끝없이 헤매다 이내 주저앉았을 때 흔들리던 엄마의 목소리에는 아무 힘이 없었어. 어둠이 무서웠어. 어둠은 모든 기억을 선명하게 만들어. 그 기억에는 듬돌을 번쩍 들던 오빠의 멋진 모습도 있지만 총에 맞아 피딱지가 범벅이 되고 손톱이 뒤집어진 아버지의 모습도 있어. 어둠은 모든 기억을 선명하게 해.

--- p.76∼77

출판사 리뷰

〈협상 1948〉은 제주 4·3 당시의 실화를 소재로 한 창작 희곡이다. 1948년 4월, 무장대와 진압대 간의 평화 회담이 진행된 구억국민학교에서 제주 주둔 국방경비대 김익렬 연대장과 무장대 총책 김달삼이 마주 앉는다. 억압에 대항해 무장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의 인물과, 군인은 동포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확한 신념을 가진 인물. 두 지도자는 피의 동족상잔을 멈추고 무고한 희생을 막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그리고 그곳에서 역사를 바꿀 수도 있었던 긴박한 평화 협상이 펼쳐진다. 이들의 협상 결과에 운명이 갈릴 제주민들은 창문을 통해 협상장을 넘겨본다. 그 사이에 ‘소녀’와 ‘청년’이 있다. 평화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난 3일 후, ‘오라리 방화 사건’이 벌어지며 협상은 무산된다.

“눈에 익어. 이 모습. 이 장소. 창문을 통해 숨죽이며 이 협상장을 넘겨보는 저 초라한 몰골의 수많은 사람들…”
_본문에서

작품은 김달삼과 김익렬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데서 막을 내린다. 참혹한 역사의 한복판에서 희생된 회담 이후의 인물인 ‘소녀’와 ‘청년’이 등장해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개인의 아픔과 상처를 마주하게 한다. 무자비한 학살이 벌어지던 시기, 겨우 목숨을 부지한 제주민들은 울음소리조차 숨겨야 하는 동굴 같은 삶을 이어 간다. 이 작품은 우리가 기억하고 돌아봐야 할 역사 속에서 ‘살고 싶었던 마음’과 ‘살리고 싶었던 마음’을 품은 채 스러져 간 이들을 향해 연민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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