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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남색대감 - 무사편》

서문

1권
제1화 색은 남색과 여색의 경쟁
제2화 이 세계의 기본
제3화 축국장 울타리는 소나무와 단풍나무, 내 님의 허리는 버드나무4
제4화 농어에 넣어서 보낸 편지
제5화 수묵화로 그려진 원망 가득한 겐비시 문양

2권
제1화 당신이 주신 2척 3촌의 검
제2화 우산을 갖고도 젖은 몸
제3화 꿈속의 사카야키
제4화 동쪽 지방의 향목나무 가게 도련님
제5화 눈속의 두견새

3권
제1화 덧씌운 삿갓에 쌓인 원한
제2화 혼내 주려다 죽인 소맷자락의 흰 눈
제3화 중간 와키자시는 타고 남은 연모의 마음
제4화 약도 듣지 않는 상사병 베갯머리
제5화 사랑에 눈먼 것은 황매화 활짝 피었을 때

4권
제1화 연정에 잠긴 앵무조개 술잔
제2화 대신 바치는 목숨은 이름하여 마루소데
제3화 고대하던 것은 3년 만의 목숨
제4화 한결같이 바라보는 늙은 나무의 꽃 피던 시절
제5화 호색 소동은 아소비사의 민폐가 되다

부록 : 일본 고전으로 본 남색과 지고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남색대감 - 가부키 배우편》

5권

제1화 눈물의 씨앗은 종이를 본 일
제2화 미쓰사 하치만 보살에게 내세를 기원하다
제3화 사랑에 불을 붙인 것은 부싯돌 장수
제4화 갑자기 불도에 귀의한 승려가 에도에서 찾아오다
제5화 임의 자취는 에마(絵馬)의 그림 속

6권
제1화 정이 듬뿍 담긴 큰 술잔
제2화 연리지 모습의 고자쿠라
제3화 틀린 대사를 야유하는 말이 거슬린 사람
제4화 남녀 자리가 뒤바뀐 밀회
제5화 교토 사람들에게 보여 주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7권
제1화 반딧불이도 밤에는 엉덩이로 일하네
제2화 가부키 배우도 쓴다고 하는 도사 일기
제3화 설빔은 입지도 못하고 이별의 정표가 되다
제4화 한스러운 나이만큼 두드리는 도시다케
제5화 서툰 그림에 박혀 있는 저주의 쇠못

8권
제1화 요염한 목소리를 가진 정체불명의 노래 한 곡
제2화 쓰라린 이별을 불러온 싸움닭
제3화 상자 속 인형의 집념
제4화 고야마의 사랑의 문지기
제5화 마음을 물들이는 향 문양은 누구의 것인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저자 소개 2

이하라 사이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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井原西鶴

일본 근세 시대 오사카(大坂)에서 활약한 문인이다. 1642년경, 현 와카야마현(和歌山縣) 나카쓰 마을(中津村)에서 태어나 15세에 하이카이(俳諧)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웃음의 요소를 구(句)로 표현하는 단린파(談林派)를 대표하는 하이카이시(俳諧師)로 높이 평가받는다. 사이카쿠는 한정된 시간에 누가 더 많은 홋쿠(發句, 하이카이의 5·7·5 17문자)를 짓는지를 경쟁하는 야카즈 하이카이(矢數俳諧)를 창시하기도 했다. 그는 하룻밤에 2만3500수의 홋쿠를 지은 것으로 유명하며, 스스로를 이만옹(二万翁)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1682년경부터는 무가(
일본 근세 시대 오사카(大坂)에서 활약한 문인이다. 1642년경, 현 와카야마현(和歌山縣) 나카쓰 마을(中津村)에서 태어나 15세에 하이카이(俳諧)의 세계에 뛰어든다. 그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웃음의 요소를 구(句)로 표현하는 단린파(談林派)를 대표하는 하이카이시(俳諧師)로 높이 평가받는다. 사이카쿠는 한정된 시간에 누가 더 많은 홋쿠(發句, 하이카이의 5·7·5 17문자)를 짓는지를 경쟁하는 야카즈 하이카이(矢數俳諧)를 창시하기도 했다. 그는 하룻밤에 2만3500수의 홋쿠를 지은 것으로 유명하며, 스스로를 이만옹(二万翁)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1682년경부터는 무가(武家)와 서민의 생활 실태를 사실적이고 객관적으로 묘사한 우키요조시(浮世草子)라는 새로운 장르를 구축하며 작가로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우키요조시 장르에 속하는 그의 작품은 이야기의 제재에 따라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호색물(好色物), 여러 지방의 진귀한 기담(奇談)을 모은 잡화물(雜話物), 무사도(武士道)를 주제로 그린 무가물(武家物), 서민들의 경제생활을 그린 조닌물(町人物)로 나뉜다.

호색물(好色物) 『호색일대남(好色一代男)』(1682), 『호색오인녀(好色五人女)』(1686), 『호색일대녀(好色一代女)』(1686) 등이 있고, 잡화물(雜話物) 『사이카쿠의 여러 지방 이야기(西鶴諸國ばなし)』(1685) 등이 있다. 무가물(武家物) 『무도전래기(武道傳來記)』(1687), 『무가 의리 이야기(武家義理物語)』(1688) 등이 있으며 조닌물(町人物) 『일본영대장(日本永代?)』(1688), 『세간의 속셈(世間胸算用)』(1692) 등이 있다.

사이카쿠는 1693년 9월 9일에 생을 마감했다. 유골은 오사카부(大阪府) 오사카시(大阪市) 주오구(中央區)에 위치한 세이간사(誓願寺)에 안치되어 있다. 그의 유고집(遺稿集)으로는 『사이카쿠가 남긴 선물(西鶴置土産)』(1793), 『사이카쿠 오리도메(西鶴織留)』(1694), 『사이카쿠 속 쓰레즈레(西鶴俗つれづれ)』(169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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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고전명저독회는 일본 고전 문학과 명저의 윤독을 통해 일본에 대한 이해와 지식의 함양을 목적으로 하는 모임이다. 구성원은 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부 또는 대학원 일어일문학과 동문의 교강사 대학원생이며, 모임의 취지에 공감하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일본에 대한 근원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를 지속해 그 결과를 연구자 및 일반 대중과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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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627쪽 | 128*188*35mm
ISBN13
9791143027771

책 속으로

어느 때는 흐트러진 채 잠들어 있으면 베개를 고쳐 베어 주시고 내 벌어진 가슴을 속에 입은 흰 고소데(小袖)로 가려 주셨다. 또 바람이 불면 감기라도 걸릴세라 걱정하시는 마음 씀씀이가 꿈결에서도 느껴져 분에 넘치는 사랑이 두렵기도 했다. 잠에서 깨면 “우리 둘 말고는 듣는 이도 없다” 하시며 집안의 대사, 큰 도련님에게도 말씀하시지 않은 일들까지 들려주셨다. 또한 서로가 푸른 소나무처럼 변치 말자시며 내 옆얼굴에 난,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작은 사마귀까지도 신경이 쓰이신다며 손수 솔잎 바늘로 떼어 주셨다. 이래저래 감사한 일만 가득한 세월을 살아왔다. 이 은혜, 지금이라도 영주님께 무슨 일이 생긴다면 세상이 금지한 일인 걸 알지만 주인님을 따라 깨끗이 죽으려 마음먹고 있었다. 그때 입을 수의로 무늬 없는 가미시모(上下)와 자결할 때 쓸 단도를 마련해 두고 유서와 함께 이미 내 혼은 서찰함에 봉해 두었으니, 이 일을 세상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내 꽃다운 자태 지금이 절정이라 조금은 자만했는데 분하구나. 지난달 초순부터 지가와 모리노조(千川森之丞)에게 주인님의 마음이 옮겨 가시니, 세상만사 믿을 게 없어 늦가을 비 내리는 10월 3일에 자결하리라 마음먹었다.
--- 「제2권 제1화 당신이 주신 2척 3촌의 검」 중에서

오미(近江) 지방 쓰쿠마(筑摩)의 마쓰리를 보니, 그 마을의 미녀로서 이혼당한 여자나 또는 남편과 사별한 여자 또는 내연관계가 들통 난 여자들에게, 관계한 남자의 수만큼 냄비를 뒤집어쓰고 행렬을 지어 걷게 하는 것이었다. 모습도 곱고 얼굴도 어여쁜 나이 찬 여인이 냄비 하나를 뒤집어쓰고 그마저도 부끄러워하는가 하면, 아직 성년이 되지 않아 후리소데를 입은 여자가 이도 검게 물들이지 않고 눈썹도 밀지 않았는데 큰 냄비를 일곱 개나 겹쳐 쓴 채 머리가 무거워 비틀비틀 걸어가고 그 뒤를 모친이 딸의 무거운 냄비들을 손으로 받쳐 주며 손주들을 업고 안고 또 한 아이는 손을 잡아 이끌며 걷는 경우도 있다.
--- 「제3권 제1화 덧씌운 삿갓에 쌓인 원한」 중에서

다이묘가 총애하던 소년이 자라서 처자식이 생긴 뒤에도, 다이묘께서 왠지 모르게 남색 연인 시절을 잊지 않으시는 것은 대단히 훌륭한 일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보면, 남색은 여색과는 각별히 다른 색이다. 여자는 일시적이다. 소년의 아름다움과 요염함은 남색의 도를 깨닫지 않고는 알 수 없다. 이들은 ‘참으로 한심한 여자의 풍속’이라고 여겨, 시내에 살면서도 동쪽의 이웃과는 불씨도 교환하지 않았다. 어쩌다 시작된 부부싸움에 냄비나 솥을 부수더라도 “본인들 손해일 뿐”이라며 중재할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벽 너머에서 거들면서 “주인장, 때려죽이고 소년을 들이시오”라며 이를 가는 것도 우스꽝스러웠다.
--- 「제4권 제4화 한결같이 바라보는 늙은 나무의 꽃 피던 시절」 중에서

요즘 세상은 옛날과는 꽤 변했다. 이곳 오사카의 옛 모습이라고 하면 교토에서 내려온 여자 가부키(歌舞伎) 배우인 다유 구로도(太夫藏人), 이즈모노 오쿠니(出雲阿国) 등이 유명했지만 이제는 그 명성이 끊어져 버렸다. 그 뒤 소년 배우를 많이 거느린 도톤보리(道頓堀)의 시오야 구로에몬(塩屋九郞右衛門) 극단에서 최근에 좀처럼 보기 힘든 화려한 춤 축제를 열었을 때 보았던 이와이 우타노스케(岩井歌之介)와 히라이 시즈마(平井しづま) 같은 배우는 후세에 다시 나오지 않을 미소년이었다. 그 밖에 45명의 소년 배우들이 있었지만 외설스러운 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처럼 낮에는 무대에 서고 밤에는 손님을 받는 일은 없었다. 낮에라도 초대받으면 와서 종일 술을 마시고 상대가 좋아하면 보통의 남색처럼 욕심을 버리고 그 손님과 친해지는데 그 누구도 나무라는 사람이 없었다. 배우를 고용한 극단주 쪽에서도 욕심이 없어 크게 도움이 안 되는 손님일지라도 점잖게 대접했다. 연말에는 손님들이 단고(丹後) 방어 한 마리와 옻칠한 술통에 든 술 석 되를 보내오거나, 추석 전에는 미와(三輪) 소면을 열 묶음 정도 보내오면 그때마다 감사의 서찰을 보냈다.

또한 배우를 가까이하고자 할 때는 도톤보리에 있는 찻집에 들어가 여주인에게 부탁해서 해 질 녘에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배우를 불러 술을 마시고 소리를 잘하는 배우에게는 노래를 청하는 등 유흥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 뒤 함께 놀던 사람들에게서 받은 은 한 냥(약 5700엔)을 주면 콧수염 끝을 치켜올린 하인이 달려와 “과분한 대접을 받아 행복합니다”라며 두 손을 모아 공손히 절하는 모습을 보고 크게 웃곤 했다. 그런데 요즘 하인들은 금 2보(步)(약 4만 엔)씩을 주어도 별로 기쁜 표정을 짓지 않는다. 그뿐인가? 수고비를 조금 늦게 주기라도 하면 긴긴 가을밤임에도 밤 10시 전부터 찾아와서 “내일 무대에 서는 데 지장이 있습니다”라고 불평한다. 한창 사랑을 나눌 때 이런 말을 하면 정이 떨어진다.
--- 「제5권 제2화 미쓰사 하치만 보살에게 내세를 기원하다」 중에서

이오리는 침소에 들어가면 상대방이 좋아할 법한 말을 가득 쏟아 내고 기꺼이 베갯머리에서도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손님을 들뜨게 하고 흥을 돋운다. 한편 한다유는 침소에 들어가면 말수가 적고 가까이 가지도 않아서 손님을 애태우고 초조하게 만들지만 상대의 마음이 조금 급해졌을 때 평생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기뻐할 말을 딱 한마디 속삭이면서 일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것에 능숙하다. 어쨌든 이런 기술은 다른 소년 배우들에게 가르쳐도 익히지 못하는 일이었다. 이 두 명의 배우로부터 ‘당신은 진정한 풍류가시군요’라는 말을 들으면 손님들은 사탕발림 말이라는 것을 알아도 완전한 거짓말이라고는 느낄 수 없게 된다. “지금 교토에는 소년 배우가 31명 있다. 모두 같은 값이기 때문에 이 두 사람과 동침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재물을 모았다면 남색 놀이에 사용하는 게 좋다. 재산을 남겨 자식에게 물려준다고 해도 그 자식이 앞뒤가 꽉 막힌 구두쇠라 일생일대에 가부키 배우를 살 줄도 모른 채 살아가다 곳간 구석에 돈이 쌓이기만 하고 세월이 지나도 세상의 즐거움을 모른 채 그대로 썩어 버린다면 그 돈에게도 불쌍한 일이 될 것이다. 모든 일의 사리분별을 잘하는 풍류가에게는 돈이 없으니 정말로 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이로구나”라며 기온정(祇園町)의 북잡이들은 한탄하는 것이었다.
--- 「제7권 제1화 반딧불이도 밤에는 엉덩이로 일하네」 중에서

한야는 어렸을 적부터 ‘마쓰시마(松島)의 오시마섬(雄島)에서 어부의 소매가 젖었다’라는 옛 노래에서 읊은 것처럼 상냥하고 정이 많았으며, 손님 맞는 자세가 우아하고, 술도 잘 마시는 데다 손님에게 보내는 편지글 또한 흉내 낼 소년이 없었다.

찻집이 아니라 집으로 오는 단골손님에게는 일찍 핀 수선화를 준비해 꽂아 두고, ‘유키무카시(雪昔)’라는 고급 차 단지를 개봉해 대접했다. 봄에는 벚꽃이 지는 아쉬움을 그린 그림에다 품격 있는 옛 노래 와카(和歌)를 읊으며 직접 붓을 들고 적기도 했다. 5월 장맛비 내리는 차분한 밤에는 ‘하쓰네(初音)’라는 이름의 향을 피워 두견새 우는 소리를 기다리는 손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가을에는 저녁부터 늦게까지 달을 바라보며 독서에 빠져 있는 등 하나하나가 멋진 풍류의 행실을 익힌 것이 매사 행동거지에 품위가 있었다.

특히 잠자리에서 손님을 다루는 솜씨는 타고난 재주여서 상대방의 마음을 앗아 갈 정도의 기술을 알고 있었다. 뜨내기손님조차 그런 한야를 잊지 못하고 미련이 남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니 사랑에 빠져 빚더미에 앉은 사람이 셀 수 없을 정도였다.
--- 「제7권 제2화 가부키 배우도 쓴다고 하는 도사 일기」 중에서

원래 남색이라고 한다면 목숨 따위는 아무래도 좋지만 우리는 모두 여자를 싫어하는 세련된 무리이므로 아무 생각 없이 산을 내려왔다. 그러고는 그날 밤은 예전에 단풍을 보러 왔던 사람들과 사쿠라즈카(桜塚에 있는 라쿠게쓰안(落月庵) 암자에서 진지하게 하이카이(俳諧) 모임을 열었다. 이타미(伊丹), 고노이케(鴻池)의 술을 대접받은 자리에서 “이 마을에도 이따금 도비코(飛子)가 온다”는 말을 끝으로 모두 흥이 깨져 자리에서 일어났다. 돌아오는 길에 진베는 자신에게 요염한 눈빛을 보냈던 여인을 만난 일이 신경 쓰여 덴마강(天満川)에 들어가 몸을 정결히 하고 여인을 본 눈까지 깨끗이 씻은 후 도톤보리로 돌아갔다. 날이 밝자 사랑을 다룬 공연의 처음부터 끝까지 남색 말고 다른 얘기는 싫었다. 남색의 길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인도, 중국, 일본 삼국에서 즐겼다. 인도에서는 이것을 비도(非道)라고 하는데 이것은 조금 우습다. 중국에서는 압병(押)이라고 장난스럽게 부르고, 우리 일본에서는 남색이라고 부르며 매우 성행했다. 여색이 있기 때문에 어리석은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바라건대 남색을 이 세상의 약속으로 삼고 여자들을 없애고 일본을 남자의 섬으로 만들고 싶다. 그렇게 되면 부부 싸움도 없어지고 질투할 일도 없어져서 조용한 세상이 될 것이다.

--- 「제8권 제5화 마음을 물들이는 향 문양은 누구의 것인가」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일본에는 남색(男色)이란 용어가 보편화되어 있는데, 그만큼 남색의 역사가 길 뿐만 아니라, 남색을 일본적 문화의 특성으로 보기도 한다. 일본에서 남색과 관련하여 처음으로 언급된 것은 《일본서기(日本書紀)》 신공(神功)황후 섭정 원년(201년)의 기록이다. 헤이안시대 후기부터는 불가(佛家)나 무가(武家)에서는 정당한 애욕으로서 용인되었던 경향이 있었고, 에도시대에는 조닌(町人) 사회에서도 행해졌고 사이카쿠의 《남색대감》과 같이 남색을 주제로 한 문학 작품이 다수 등장했다. 따라서 남색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고, 주로 문화와 문학적 측면에서 바라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색대감(男色大鑑)》(8권 10책)은 1687년 1월에 간행된 이하라 사이카쿠(井原西鶴)의 우키요조시[浮世草子, 덧없고 살기 힘든 이 세상, 세속적이고 향락적인 인간 세상 등을 의미하는 ‘우키요(浮世)’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과 세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작품]다. 각 권 5화씩, 총 8권 40화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권부터 제4권까지의 전반부 20화는 주로 무가(武家) 사회의 남색(男色)을 다루었고, 제5권부터 제8권까지의 후반부 20화는 주로 가부키 연극계의 남색을 다루었다. 사이카쿠의 이전 작품들이 주로 남자와 여자 사이의 호색(好色)을 다루었다고 한다면, 이 작품은 남자와 남자 사이의 남색을 다루었으며, 호색 이야기에서 남색 이야기로 작가의 관심과 작품 주제의 확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와카슈(남색 관계에서 동생 역할을 하는 10대의 미소년)는 때로는 《삼강행실도》에 등장하는 조선 시대의 열녀 못지않은 기개와 정조를 보이기도 하며, 그들이 보여 주는 사랑과 의리, 그리고 인정은 지고지순한 사랑과 정절이 남녀 사이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는 상식에 정면으로 물음표를 던진다.

총 8권 40화 중 〈무사편〉에는 제1권부터 제4권까지의 전반부 20화를, 〈가부키 배우편〉에는 제5권부터 제8권까지의 후반부 20화를 담았다. 이야기마다 원전의 삽화를 실어 당대의 문화를 시각적으로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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