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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우
그리움 / Longing / 목신의 오후가 흐르는 / 툭, 한 편의 시 / 사랑 1 / 모닥불 김봉구 고백 / Confession / 늙은 소나무 / 산막 1 / 산막 2 / 산막 3 김선미 붉은 두루마기 / The Red Durumagi / 기억을 저장하는 현(絃) / 병산서원에서 / 기경(起耕)의 시간 / 외할아버지 김주영 골목 / Alley / 서시 / 얼음소녀 / 마을회의 / 부부 민구식 폭설이 내리던 날 / The Day of Heavy Snowfall / 한 알의 밥풀 / 억새평전에서 / 비석을 닦으며 / 무릎을 꺾으며 방화선 빨간 원피스가 밖을 보고 있어 / The Red Dress Is Looking Outside/ 수다의 정석 2 / 스페이스워크에서 지구본을 돌렸어요 / 찔레꽃이 가시보다 먼저 피나요 / 편백나무는 미로를 만들어요 서명교 부석사에서 / At Buseoksa / 대청마루 / 쌀밥과 추어탕 / 철규 분식 / 가을 편지 송준규 아내 / Wife / 여름밤의 향수 / 행복전도사 / 팔공산 구도의 길 / 하얀 이별 이규활 겨울을 파는 시장 / A Market Selling Winter / 텅, / 동제나무 / 비늘의 조문 / 감꽃 필 때 정보경 더운 날 / Hot Days / 바람 시원한 날 / 어느 날 / 수술실 앞에서 / 시 한 줄 최수빈 시든 꽃 이모티콘 / Withered Flower Emoji / 열꽃 / 아이스크림과 셔벗 / 용돈 / 당신을 덧대어 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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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고 비틀거리다/에둘러 비로소 제 길을 찾아가는/그대 향한 내 그리움
--- p.6 권양우 「그리움」 중에서 한 생을 벗는다는 건/한 길 벗고/다른 길에 든다는 것/울퉁불퉁 요동치는 트럭 위/동안거 끝낸 바랑처럼/가벼이 떠나는 노승 한 그루 --- p.16 김봉구 「늙은 소나무」 중에서 젊은 날 사랑이 아득한 오늘로 다가와/기쁨과 슬픔으로 어루고/깊은 골짜기로 강가로 데려간다 --- p.25 김선미 「기억을 저장하는 현」 중에서 남길 것 흘려보낼 것/빛의 안건을 펼쳐 놓고/말 대신 등을 토닥인다 --- p.34 김주영 「마을회의」 중에서 억새는 언제 꽃이 될까?/실루엣 사이 낮아진 노을이 점점 짙어질 때/어두워지는 키를 재보고 나서일까? --- p.43 민구식 「억새평전에서」 중에서 기북면의 어느 찻집에서 정교한 미로에 들었어요/쉽게 생각한 길이 제자리를 돌다 출구를 잃었어요/그래도 돌아갈 수는 없어 또 걸어요/유혹의 음악 소리가 가까운데 노을은 더 깊숙해져 막다른 곳까지 왔어요/살다가 몇 번은 막힌 골목처럼 막막했지요 --- p.54 방화선 「편백나무 숲에서」 중에서 산 넘은 햇살은 마당을 쓸고/박새는 바람을 물고 사라진다/밤새 보이지 않던 내 그림자/마당 위에 선명하다/풍경도 고요하다 --- p.56 서명교 「부석사에서」 중에서 이 꽃 필 때면/봄의 첫 문장처럼/서로를 생각하자던 약속/꽃잎에 적은 하얀 이별 --- p.69 송준규 「하얀 이별」 중에서 붓도랑을 따라 흘러가지 못한 비늘들/저수지 바닥을 두드리며/흙 묻은 살빛, 가뭄 속에서/먹구름의 껍질이 터지길 기도하며/반짝이는 슬픔으로 스스로 조문했다 --- p.77 이규활 「비늘의 조문」 중에서 드디어 오늘/딸이 첫 출근을 했다/빈집에 나 혼자다/바로 거실 바닥에/큰대자로 드러누웠다 --- p.82 정보경 「바람 시원한 날」 중에서 비문 대신 일기 앱에 새겨넣은/시든 꽃 이모티콘/떨어질 잎 따윈 없는 --- p.88 최수빈 「시든 꽃 이모티콘」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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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첫 문장처럼 피어나 마음을 툭, 건드리는
시간의 무게를 품은 채 수많은 밤을 건너온 시 55편들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속에 미처 꺼내 밝히지 못한 한 줄기 불빛을 품고 살아갑니다. 글이, 말이 되어 나오지 못한 문장 하나씩 담고 걸어갑니다. 누군가는 오래 참아온 그리움의, 누군가는 생활의 무게와 외로움의, 또 누군가는 지나온 시간의 아픔과 기쁨의. 지난 일 년 동안 우리는 함께 시를 읽고 시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자의 삶의 시간 속에서 흔들리며 빛나는 그 편린을 꺼내 바라보면서 서로의 삶을 보고 듣고 이해하고 말로, 글로 나누는 연습을 해왔습니다. 그렇게 각자가 켜서 밝히고 나눈 서로의 빛이 이 앤솔로지에 모여 쉰다섯의 작은 등불로 '봄의 첫 문장처럼' 피었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에도 따뜻한 봄빛으로 닿기를, 여름의 신록으로, 가을의 더욱 풍성한 결실로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 - 여국현 (지도교수, 시인, 영문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