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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도 이론 • 6
소시오패스 • 16 입학식 • 28 규칙 • 39 1학년 A반 • 48 사고 • 58 거미줄 • 66 의심 • 76 소문 • 88 다른 것 • 98 김가온 • 107 과제 • 115 영양제 • 131 지하 3층 • 145 옥상 • 163 그날 • 176 진실 • 179 붕괴 • 193 또 다른 세계 • 206 희망 • 211 작가의 말 • 2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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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만을 중시한 사회 풍조로 인해 ‘감정 결여자’들이 범람한 가운데 석한의 이론은 감성을 갈망하는 이들에게 한 줄기 희망이었다. 사람들은 석한이 하는 말이 모두 옳다고 믿었으며, 그가 세상을 바꿔 주길 바랐다.
--- pp.6-7 “지금 보시는 이 아이들은 영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극단적인 감정으로 인한 문제 행동 때문에 문제아로 취급받았던 아이들입니다. 어릴 적 잘못된 감정 누르기 사교육 때문에 소시오패스 위험군 진단을 받은 아이부터, 과잉된 감정과 산만한 행동으로 학업 진행이 어려웠던 아이까지 마음가온 학교에서 아우르고 도왔습니다. 그 결과 졸업생 전원의 명문대 진학이라는 성과를 이루어 냈습니다.” --- p.14 “감정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차가운 감정, 뜨거운 감정. 그 사이에서 어떤 온도의 감정을 유지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0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저는 0도의 감정을 유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돕고 싶어서 이 학교를 세웠습니다. 이것이 세상을 구할 방법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단상에 선 석한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 p.36 담임 선생님을 떠올린 순간, 질투 비슷한 감정이 일었다. 호감형의 외모에, 다정한 태도의 담임 선생님은 누가 봐도 아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 같았다. 적어도 거짓말쟁이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짜증이 났다. “짜증 나…….” 감정을 지워 버리려고 그렇게 애썼는데도 아직 남아 있다니. 시아는 주먹을 꽉 쥐었다. 주아를, 연이를 그렇게 만들어 놓고 끝내 감정 따위를 붙잡고 있는 자신에게 분노가 치밀었다. --- p.65 처음에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다. 하지만 아이들의 말소리가 귀에 들어오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를 알게 되었다. ‘누가 위에서 화분을 던졌다.’ 잠시 후 구급차가 도착했다. 정신을 잃고 쓰러진 담임 선생님이 들것에 실려 옮겨졌다. 그때 이준은 누군가를 보았다. 시아였다. 시아는 무표정한 얼굴로 멀찍이 서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숙사로 돌아간 거 아니었나?’ --- p.67 시아는 다른 것이 나쁜 것이라고 여기진 않았다. 하지만 다름을 일부러 숨기고 있다면, 그 이면에 안 좋은 의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중하고 깊은 눈으로 지켜보고 있겠다고 마음먹었다. --- p.1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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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통제하면, 더 완벽한 인간이 될 수 있을까?”
가장 완벽한 학교에서 시작된 의문의 사건, 그리고 아이들이 마주한 위험한 진실 청소년 미스터리 소설 『0도의 감정』은 이성과 감성의 완벽한 균형을 뜻하는 ‘0도 이론’과, 이를 토대로 설립된 ‘마음가온 학교’를 배경으로 삼는다. 감정을 지나치게 드러내지도, 완전히 억누르지도 않는 가장 이상적인 ‘0도’ 상태의 인간을 육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목적이다. 졸업생들이 뛰어난 성과를 내고 사회적 주목을 받으면서, 마음가온 학교는 순식간에 ‘완벽한 아이를 만드는 학교’의 상징으로 자리 잡는다. 하지만 철저하게 통제되던 거대한 탑에 아주 작은 균열이 생기듯, 그토록 완벽해 보이던 공간은 순식간에 의문의 미스터리 현장으로 돌변한다. 신입생 입학 첫날, 담임 교사의 머리 위로 화분이 떨어지는 기괴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학교 측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덮으려 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학생들 사이에는 정체 모를 불안감이 엄습한다. 늘 감정이 앞서 눈물부터 터지는 ‘감정 과잉자’ 이준과, 감정을 느끼지 못해 차가운 시선을 받아 온 ‘감정 결여자’ 시아는 이 석연치 않은 사건을 계기로 서로에게 이끌리며 함께 학교의 비밀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두 아이가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마음가온 학교는 교육 기관이 아닌, 거대한 실험실에 가깝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학생들에게 매일 지급되는 정체불명의 영양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공간, 교직원들의 수상한 움직임, 그리고 조용히 사라지는 아이들까지. ‘완벽한 아이’를 제조하기 위해 아이들을 이용한 누군가의 탐욕 속에서, 이준과 시아는 학교가 감춰 온 충격적인 음모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간다. 이를 지켜보는 독자들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팽팽한 긴장감을 느낄 것이다. “완벽한 감정을 만들려는 학교에서, 아이들은 처음으로 진짜 마음과 마주한다.” 『0도의 감정』은 기묘한 학원 미스터리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 깊숙한 곳에는 오늘날 청소년들이 마주한 차가운 현실을 날카롭게 투영하고 있다. 무한 경쟁과 불안 속에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보다 숨기는 것에 더 익숙해진 사회, 오직 효율과 성과를 위해 ‘좋은 감정’만을 연기하도록 강요하는 현실을 이야기에 담아냈다. 독자들은 뒤틀린 학교의 시스템에 맞서는 아이들을 통해, 과연 우리는 지금 각자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살피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극과 극의 상처를 가진 두 주인공이 서로를 구원해 나가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예민함을 부끄러워하며 감정을 누르는 법부터 배웠던 이준은 시아 앞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는 법을 배우고, 타인의 마음을 신경 쓰지 않고 늘 자신의 감정을 감추며 살았던 시아는 이준을 통해 인간이 가진 따뜻한 온기를 배워 간다. 전혀 다른 결핍을 가진 두 아이가 서로의 감정이 틀린 게 아니라, 그저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한다. 결국 『0도의 감정』은 완벽한 통제가 아닌, 불완전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들이 거대한 사건의 추적 끝에 발견한 것은 학교의 추악한 비밀뿐만이 아니라, 오랫동안 외면하고 부끄러워했던 자기 자신의 ‘진심’이었다. 그런 점에서 감정을 결함으로 여기는 세상의 청소년들에게,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완벽함이 아니라 불완전함을 안아 주는 온기’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작품은 압도적인 몰입감의 서스펜스와 따스한 여운을 동시에 선사하는 독보적인 청소년 소설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