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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부 내 자리를 찾아 성공적인 연착륙 혼란스러운 출발 누구의 문학인가? 시인이 되어볼까? 자유의 즐거움 마닐라의 충격 2부 새로운 정체성 민족이란 무엇인가? 식민지 도시 정치 교육 3부 짝짓기의 길 마거릿과의 만남 미래의 장모님 과거의 장인어른 함께하는 연습 4부 두 가지 전망 학문의 세계 아득한 시대의 역사 왜 10세기인가? 중국학과의 절충 영국 문화에 빠지다 5부 가정 만들기 재회와 결혼 케임브리지와 런던 첫아기가 오다 6부 일하기 좋은 곳 가까워지는 집 쿠알라룸푸르로 누구의 지역인가? 7부 세계화? 냉전의 시작 신세계 보고서 미국 동부의 연구 중심지 마거릿이 본 미국 말레이시아의 탄생 『건국 방략』 만들기 8부 뿌리 삼대 우리가 지은 집 자리를 잡다 9부 예상치 못한 길 대전환의 해, 1965년 새 방향을 찾아, 1965년 국사 거듭되는 혁명 동아시아를 향해 이제 다른 길로 짐 꾸리기 맺는말 왕겅우 연보 부록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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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해가 지난 후 탈식민을 내건 식민시대의 과거 청산 담론이 유행할 때 비로소 내가 그 광범한 운동에 크게 공감하지 않은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고, 내가 ‘식민지적 존재’인 적이 없어서 탈식민 의식을 가질 수 없었다는 사실을 생각하게 되었다. 과학적 공산주의든 공상적 공산주의든 공산주의에 끌리지 않은 것도 현대와 전통 사이에 걸쳐 있던 탈왕조적 중국인의 위치에서 자라났기 때문이다. 어쩌면 보안당국이 나를 건드리지 않은 것도 나를 그들이 나 스스로보다 더 잘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 p.30 과거의 식민지에서 국가를 만들어내는 힘겨운 과업이 이제 겨우 시작되었고 엄청난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 멀리 있는 중국을 내 나라로 생각하는 중국인으로 키워졌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말라야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을 하더라도, 종족이 민족 정체성의 핵심이 된다면 그 노력이 얼마나 보람을 거둘 수 있을 것인가? --- p.98 이제 내가 사랑하고 사랑받았다는 사실을 말하는 데 거리낌이 없지만 그 말이 아직도 때때로 마음속에 격동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이런 마음가짐이 하나의 진부한 문학적 표현에서 출발해 오래 지속되는 개인적 경험으로 옮겨가는 긴 여정이 시작된 때가 바로 싱가포르의 대학에서 마거릿을 만났을 때였음을 이제 알고 있다. --- p.135 영국 신민은 누구라도 영국에 가서 살 수 있었다. 영국이나 영국 보호령의 여권만 갖고 있으면 비자도 필요 없고 제한도 없었다. 우리는 말라야의 각 지방보다 영국의 각 지방을 더 잘 알게 해주는 학교교육을 받았다. 동남아시아의 이웃 나라들에 관해 우리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영국식 학교가 특히 심했다. 이런 교육의 효과가 너무 좋아서, 독립 논의가 나왔을 때 우리를 독립시키지 말고 계속 지배해달라고 엘리자베스 여왕에게 탄원서를 보낸 페낭의 사회지도자들도 있었다. 중국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훨씬 더 큰 나라인 중국에 쏠렸으나 그들도 중국에 너무 집중해서 동남아시아나 세계 다른 지역에 관해서는 똑같이 무지했다. --- p.139~140 역사는 현재에 영향을 끼치는 과거를 지닌 모든 것을 담는 넓은 캔버스를 향해 열려 있는 창문이었다. 역사가가 되는 훈련을 받는 동안 내가 계속 이끌린 것은 다양한 인간 집단과 사건의 기원이었다. 그것들이 서로 관계 맺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은 현재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밝혀주었다. --- p.148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혁명가가 되지는 않았지만 역사 공부에 흥미를 키웠다. 반식민주의를 논하던 친구들은 영령 인도의 분할에 따른 종족 대결과 팔레스타인과 키프로스의 운명을 보았다. 새 말라야연방은 종족 간 대립이 일어나기 쉬운 조건이었다. 멀지 않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상황에서도 배울 것이 많았다. 폭력에는 미래가 없음을 우리는 알아보았다. 나는 연방 정치 지도자들이 취한 협상의 길을 받아들이고, 혁명을 마음속에서 지웠다. --- p.359 어디에서 살고 일하든 ‘집’을 찾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행운아였다. 내 입장에서는 내가 흥미를 느끼는 질문을 마음껏 추구할 수 있게 해준 대학들의 역할이 컸다. 예를 들어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전통 문화로서 중국, 2000년에 걸쳐 여러 모습의 제국으로 나타난 중국, 그리고 다민족 현대국가로서 중국에 관한 질문들이다. 나처럼 중국 밖에서 사는 사람에게는 모든 장소에 사는 ‘중국인’의 정체가 또한 질문의 대상이었다. --- p.393 우리 집이 어디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을 때면 콕 집어 대답할 수가 없어서, 있는 곳이 집이라고, 우리가 편안하게 느끼는 모든 곳이 집이라고 대답하곤 했다. --- p.3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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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일본 식민 지배하 동남아시아에서
집, 정체성, 소속감을 찾아가는 성장기 1권은 오래도록 바라던 중국으로의 귀환을 시도했다가 내전으로 18개월 만에 이포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다. 소년기의 저자가 씨름하던 주제는 동남아시아 화교로서 겪는 정체성과 소속감 문제였다. 그는 말라야 이포에서 17년 살았지만 그에게 고향은 열다섯 살까지 가본 적도 없는 중국이었다. 이는 그의 중국인 부모가 중국으로 귀환할 때를 대비해 중국과 집안 이야기를 거듭 들려주고 고전 한문을 가르쳐준 덕분이었다. 중국을 바라보며 이포에서 살던 그의 가족은 말라야 사회에도 중국인 사회에도 속하지 않는 이방인이었다. 말라야에서 중국인은 외래인이었고, 그중에서도 그의 가족은 지역 중국인 사회에 뿌리내리지 않고 언젠가 중국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던 북방 출신 유교 지식인 집안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회고는 이방인의 감각에 머물지 않고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은 중국의 세계, 식민지 교육과 대중 소설을 통해 접한 영국의 세계, 생활의 터전인 말라야 이포의 세계로 점차 확장되고 서로 겹쳐지며 세계시민의 감각으로 나아간다. 역사학자의 회고록답게 역사적 사건과 사적인 순간들이 서로 긴밀하면서도 우발적으로 얽혀 개인의 삶의 궤적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탁월하게 포착된다. 아버지가 생일 선물로 사주신 지도책과 도서관에 데려가서 빌려주신 영문학 소설이 제2차 세계대전의 불안과 정체성 혼란을 잠재우고, 일제강점기로 학교를 나와 거리를 쏘다니고 여러 지역, 계급의 중국인 집을 전전하면서 중국인 정체성의 복잡성을 배운다. 이러한 순간들의 연쇄를 거쳐 어느새 그가 영원한 것은 없고 언제든 뿌리로부터 잘려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을 때, 그의 단편적 순간들은 의미 있는 하나의 ‘역사’로서 숨 쉬게 된다. 훗날 중국과 말라야라는 두 방향으로의 끌림이 상충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 미래를 기다리면서. 그가 나아가던 순간들의 바탕에는 앎이 있었다. 그가 지도책을 보고 공책에 지명 목록을 적어가며 배운 것은 자신이 속한 작은 세계를 넘어서는 법이다. 영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소설들 또한 수많은 삶과 사회를 상상하게 했다. 세계 전체가 앎의 대상이 되자, 자신 역시 이포 한 동네가 아닌 세계의 일부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글을 읽고 생각을 굴릴 수만 있다면 어느 상황에도 적응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는다. 거리에서 다양한 계층과 지역 출신의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추상적 이론보다 사회 현상에 더 깊은 관심을 품게 된다. 중국 난징에서의 대학생활에서는 그동안 영국의 교육이나 부모님의 고전 교육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혁명과 민족주의, 자유와 평등을 둘러싼 논쟁을 접하면서 이후 학자로서 평생 탐구할 질문들을 만나게 된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해외 중국인의 관계를 연구하는 그의 역사학은 이미 이 시기에 싹트고 있었다. 탈식민과 냉전의 시대, 새로운 동남아시아 국가의 탄생을 꿈꾸었던 한 세대의 열망과 선택 세 대륙을 넘나들며 집을 일구어온 디아스포라 역사가의 사랑과 탐구의 기록 2권은 말라야를 새로운 고국으로 바라보고 학자로서 그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고자 했으나 끝내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는 이야기다. 말라야연방 시민권을 취득한 뒤 싱가포르와 영국에서 대학 생활을 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역사학자로 발을 내딛기까지의 청년기를 담았다. 전작에서 시작된 정체성과 소속감에 대한 탐구는 이번 책에서 사랑과 학문, 그리고 국가 건설에 대한 성찰로 확장된다. 탈식민과 냉전의 시대, 새롭게 탄생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민족과 언어, 종교가 다른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중국계 말라야 시민이었던 저자 역시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였다. 말라야문학을 통해 말라야 고유의 복합사회를 그려내고자 했던 재기 넘치는 대학 시절을 지나 그는 역사학자로서 말라야대학 역사학과의 발전에 힘쓰고 말라야 역사 교육에 참여했으며 이 신생 국가의 소개서가 될 『건국 방략』을 편찬하며 다종족 국가 건설에 기여하고자 했다. 이 책은 독립과 냉전 사이에 놓인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한 중국계 시민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영국을 비롯해 유럽 제국의 퇴장과 미국 중심 질서의 부상, 민족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 속에서 그는 어느 진영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채 다종족 사회의 미래를 고민했다. 이는 그가 정치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바로 추방되는 중국계이기 때문이기도 했으며, 혁명보다는 협상과 공존의 길을 지지하는 정치적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가 정치적으로 참여한 일도 종족 기반 정치를 넘어선 정당인 게라칸당의 창당을 지원한 정도였다. 그의 회고는 냉전 시기의 특정 정치적 노선보다 그 시대를 살아간 평범한 시민과 지식인의 감각을 보여준다. 그의 여정은 이번에도 국가 귀속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는다. 말라야를 고국으로 삼고자 했던 노력은 말레이시아 연방에서 싱가포르가 떠나고 종족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계를 마주하고, 그는 점차 학문을 자신의 집으로 삼는 길을 선택한다. 국가와 이념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학문의 자유는 그에게 새로운 소속감의 원천이 되었다. 20세기 아시아의 격랑 속에서 집과 정체성을 찾던 소년의 과제는 여기서 비로소 새로운 형태로 마무리된다. 저자의 기록 한쪽에서는 어머니(1권)와 아내 마거릿(2권)의 기록이 함께 흐른다. 어머니는 동남아시아로 이주한 1세대 중국인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생생하게 전하고, 마거릿 또한 저자와 함께 동서양을 오가며 학문과 가정을 꾸려가는 삶을 솔직하게 밝힌다. 저자의 어머니는 중국의 항일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기금을 모으는 부녀동맹 활동을 활발히 했고, 마거릿 또한 영어교육 분야에서 경력을 이어나가는 학자였다. 이들은 역사학자를 뒷받침한 아내와 어머니이면서, 식민과 탈식민의 시대적 조건 아래에서 스스로 삶을 개척한 여성들이기도 했다. 이들의 기록은 저자의 학문적 성취 뒤에 존재했던 실제 삶의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이로써 한 역사학자의 삶을 생활의 차원으로 끌어내리며, 사랑과 돌봄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사유를 가능하게 했는지 보여준다. 말레이시아를 떠나 오스트레일리아로 이주하기 전날 밤, 짐을 꾸리던 마거릿은 저자에게 “있는 곳이 집이지”라고 말한다. 여러 나라와 도시를 거치며 집을 찾아 헤맸던 이들에게 집은 더 이상 특정 국가의 이름이 아니었다. 이 회고록은 결국 그 깨달음에 도달하기까지의 긴 여정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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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학자의 흡인력 있는 회고록이자, 점점 보기 드물어지는 겸허한 세계시민주의의 본보기. - 『인사이드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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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 아시아의 지적 격변의 중심에 섰던 동남아시아의 위대한 세계시민주의자가 말라야에서의 삶을 펼쳐낸 훌륭하고 풍성한 태피스트리. - 앤서니 리드 (『대항해시대의 동남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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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남아시아, 해외 화교 역사의 공백을 메워온 저자의 작업은 오늘날 중국의 부상과 세계와의 관계, 새로운 중국인 이주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앞으로도 중요한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 『소저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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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라는 역사적 격류 속에서 형성된 풍부하고도 독특한 방랑의 역사. - 『아주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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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식민주의, 냉전, 신중국의 부상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 쓰인 개인의 회고록이자 역사적 기록물이다. 저자의 지적 여정과 더불어 어디에 살든 가족을 위한 집을 만들어준 아내와의 일상이 담겨 있다. - 바버라 왓슨 안다야 (하와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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