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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린 사서오경 (큰글자도서)
삶이 아플 때마다 꺼내 읽은 고전의 문장들
김해영
드림셀러 20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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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원 큰글자도서

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어린 나를 깨워준 문장들

1 만화책 속 아프리카를 살다
2 문을 열고 다시 찾아가 보는 그 만화방
3 작아도 열리는 세상의 문
4 내가 어른이 된 날
5 부끄러움을 배운 날
6 선물이 된 글쓰기
7 사랑이 들어오던 날들
8 사람살이의 기술을 배우다
9 나를 처음으로 불쌍하다고 말해준 사람
10 그때 심은 씨앗이 피어나다
11 십 대의 나에게 건네는 단 한 문장
12 앞으로의 너에게

2부 나를 먼저 안아준 곳, 아프리카

13 뜨거운 공기가 나를 먼저 안아준 날
14 사막의 영성
15 신발 정리로 얻은 사람 마음
16 카렌의 등에 업힌 사랑
17 댐 위에서 걸었던 하루
18 어두워지는 산속 길에서
19 산 자만이 먹는다는 걸 배운 날
20 뱀 두 마리와 함께한 1,200킬로미터
21 아프리카의 봄, 보라색 향기
22 별 보며 멍때리던 날
23 ‘사랑’이라는 글자, 그리고 내가 찾은 집
24 칼라하리에서 나를 다시 만나다

3부 아프리카에서 배운 삶의 리듬

25 아프리카의 길 위에서
26 카사라니에서 켜진 작은 촛불
27 키수무에서 시작된 이야기
28 과일 가게 마마가 선생님이네
29 케냐 사람들의 속도
30 나라별 시간의 고무줄 …
31 예측불가에서 오는 스릴
32 생존 안테나
33 마사이, 마마 그리고 마타투의 냄새
34 선택해서 주는 마음
35 케냐, 마라토너의 나라

4부 나이로비에서 경험하는 일상

36 케냐 청년에게 작업당한 날
37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던 날
38 “넌 그래도 살아 있잖아”
39 오지 벌판에서 화장실이 급하면
40 카멜레온 이야기
41 흙바닥에서도 웃던 소녀의 꿈
42 케냐 아이가 내 발에 입 맞추던 날
43 코리안-아프리칸으로 자라는 아이들
44 말을 배우는 사이
45 벽을 타고 오르는 머니 플랜트
46 청소가 끝난 집의 고요
47 문이 항상 열려 있는 건 아니다
48 나이로비의 연어 파티
49 토이마켓에서 발견한 가치
50 나이로비 거리에서 태어난 언어, 솅
51 미완성의 도시에서 흔들리는 빨래들

5부 킬리만자로, 느림과 깊이의 시간

52 마음의 거리, 한 끼의 브런치
53 내 몸에 대한 아프리카식 정의
54 상처는 지나고 괜찮음이 남는다
55 관대함이라는 선물
56 뭘 위해 사는 걸까
57 홍학무리의 기적
58 아프리카의 하늘을 찍다
59 팅가팅가 앞에서 마음이 먼저 웃는다

6부 뉴욕, 세계의 중심에서 다시 나를 보다

60 이대로 살면 안 되겠다는 자각
61 초등학생의 한마디
62 친구라는 이름을 다시 배우는 시간
63 모깃소리 발표자에서 국제강사로
64 컬럼비아 도서관에서의 꿈
65 점점 더 아프리카로
66 나만 아는 작은 놀람
67 케냐에 온 미국 선물
68 뉴욕, 세븐트레인에서
7부 당신에게 건네는 마지막 문장
69 오모, 꼬모, 고~~모, 그리고 고모
70 대륙을 오가는 여행자의 길
71 아직도 화해하는 엄마에게
72 참된 재능은 사람됨이다

에필로그

저자 소개 1

前 아프리카 보츠와나 굿 호프 직업학교 교장 , 現 남부아시아 부탄 지역사회 개발 프로젝트 팀장이다. 134센티미터의 작은 키, 척추장애를 딛고 세계를 누비며 낙후한 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사회복지사. 가난한 집안 5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월급 3만원에 남의집살이를 했다. 평생 같은 모습으로 살게 되는 것이 두려웠던 그녀는 직업훈련원에 편지를 보내서 옷감을 짜는 편물과 입학을 허락 받았다. 절실한 마음으로 편물 기술을 익혔고 하루 14시간씩 일했다. 1985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는 기계편물 부문 세계 1위를 차지하여 명실공히 이
前 아프리카 보츠와나 굿 호프 직업학교 교장 , 現 남부아시아 부탄 지역사회 개발 프로젝트 팀장이다. 134센티미터의 작은 키, 척추장애를 딛고 세계를 누비며 낙후한 나라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제사회복지사. 가난한 집안 5남매 중 맏딸로 태어나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월급 3만원에 남의집살이를 했다. 평생 같은 모습으로 살게 되는 것이 두려웠던 그녀는 직업훈련원에 편지를 보내서 옷감을 짜는 편물과 입학을 허락 받았다. 절실한 마음으로 편물 기술을 익혔고 하루 14시간씩 일했다. 1985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세계 장애인 기능경기대회에서는 기계편물 부문 세계 1위를 차지하여 명실공히 이 분야의 최고가 되었다. 이후 일본의 편물회사 한국지부에 취직하여 능력 있고 성실한 회사원으로 순탄한 생활을 이어갔다. 앞만 보고 달리던 어느 날, 갑자기 이유도 없이 푹 쓰러져 죽을 고비를 넘겼다. 이후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원하는 삶의 모습은 눈앞의 이득을 잡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것이 아니라 ‘꿈과 용기, 비전’을 가지고 사는 것임을 깨닫는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사회봉사에 눈을 돌렸고 1990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 신설된 ‘굿 호프 직업학교’ 편물교사로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기반이 취약하던 편물 학교는 4년 뒤에 폐교 위기에 처했지만, 그녀는 보츠와나 사람들과 협력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학교를 살려냈다.
2003년 12월, 기나긴 14년 동안의 아프리카 생활을 마무리하고 현장에서 익힌 사회복지를 전문적으로 공부하여 봉사하겠다는 비전을 세우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한 끝에 2010년 5월 컬럼비아 대학교 국제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제 그녀는 배운 것을 다른 이들과 나누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제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부아시아의 부탄에 직업학교를 설립하여 편물 기술뿐만 아니라 꿈과 희망, 열정을 나눠주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는 직업학교를 토대로 그 지역을 발전시키는 사회사업을 진행 중이다.
매 순간마다 온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그녀는 자신의 삶을 ‘학취개진(學就開進)의 삶’이라고 말한다. ‘배움으로서 어려움을 이기고, 배움으로서 꿈을 찾고, 배움으로서 비전을 세우며, 배움으로서 삶을 나눈다’는 이 말을 가슴 깊이 새기고 나눔과 봉사를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2012년 국민훈장 목련장’, ‘2012년 KBS 감동대상 희망상’을 수상했고, 2012년 환경재단 ‘세상을 밝게 만드는 사람들’에 선정 됐다. 현 밀알복지재단 아프리카 권역본부 본부장(케냐 주재)으로 섬기고 있다.
저서로는 『청춘아 가슴 뛰는 일을 찾아라』, 『숨지 마, 네 인생이잖아』, 『당신도 언젠가는 빅폴을 만날 거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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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5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42쪽 | 202*297*16mm
ISBN13
9791192788616

책 속으로

“군자는 마음이 넓고 평안하지만,
소인은 늘 근심하고 조급하다.”
『논어』 君子坦蕩蕩 小人長戚戚 군자탄탕탕소인장척척

내가 사랑에 가장 목말랐던 시절, 정말 사소한 친절 하나에도 가슴이 미친 듯이 뛰었다. 배곯던 사람이 한 숟갈의 밥에 눈물짓듯이. 그런데 사랑은 돈처럼 계산되지도 않고, 감정이라서 논리로도 딱 떨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는 “미안해, 그때 내가 좀 심했지”라는 한마디에 40년 묵은 한이 녹아내리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너 그 정도밖에 안 돼?”라는 한마디에 평생 쌓아온 가족으로서의 정이 산산이 부서지기도 한다.

사랑은 참,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는 요정 같은 존재다. 나 역시 사랑 결핍으로 치자면 끝판왕이었다. 열네 살에 집을 나와 낯선 한의원 집에 얹혀살면서 ‘누가 나를 챙겨준다’라는 느낌을 처음으로 알았다. 같이 밥을 먹고, 아프면 약을 지어다 주고, 맛있는 것을 챙겨주는 그런 사소한 일들. 그러다 직업학교 사감 선생님을 만나면서 신앙이라는 문이 열렸다. 지금도 내 인생 최고의 멘토이신 분. 교회 사모님은 내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가며 기도해주셨다.

그 몇 안 되는 작은 사랑들이 내 헛헛한 마음의 빈 곳을 천천히 채워주었다. 나는 복권 여러 장을 긁어 1등에 당첨된 사람처럼 하루하루 기쁨이 넘쳐흘러서 어쩔 줄 몰랐다. 나는 더는 사랑을 구걸하러 다니지 않았다. 누굴 붙잡고 늘어지지도 않았고, 억지로 뭔가를 붙여서 내 삶을 채우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 앞에 놓인 길을 사랑이 충만한 채 뚜벅뚜벅 걸어갔다. 그런데 그 길 위에서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고, 등을 토닥여주며 “괜찮아”라고 말해주었다.

사랑은 애써 찾아 헤매는 게 아니었다. 자기 길을 묵묵히 걷는 사람에게 어느 날 문득 “야, 나 여기 왔어!” 하고 불쑥 찾아오는 햇살 같은 것이었다. 잡으려 하면 손가락 사이로 쏙 빠져나가고, 그냥 걷다 보면 어느새 어깨 위에 살포시 내려앉는 그런 녀석. 그 작은 사랑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게 신기하고, 고맙다. 결핍이 깊었던 어린 소녀였던 만큼 사랑이 들어왔을 때의 충격도 컸나 보다. 지금도 나는 누가 나를 위해 기도해주면 따끈해진 마음을 품어 안으며 혼자 피식 웃는다. 아, 또 당첨됐구나! 그렇게.
--- p.30~31

공자가말씀하시길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같아지려 하지 않고,
소인은 같아지려 들지만,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논어』 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자왈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

십 대 때의 나는 늘 외톨이였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혼자서 무엇이든 해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아프리카의 끝없는 들판과 마을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게 되었다. 세상은 내가 혼자 있다고 해서 화내지 않는다는 것을. 오히려 우리가 제 속도로 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려준다는 것을. 이제 나는 조금 느리게 걷고 싶다. 바람이 머리카락을 살짝 헝클어도 그냥 웃으며 지나가는 속도로. 조사하고, 글을 쓰고,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가끔 강단에 서서 아프리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꼭 아프리카일 필요는 없다. 가슴이 살짝 뛰는 곳이면 어디든 좋다. 조카들이 식탁에서 떠들고, “고모~~” 하며 장난치면 내가 “왜~~” 하고 받아치는 그 평범한 소란함이 계속되면 좋겠다. 오래된 친구 토머스와는 대륙을 넘어 “인류를 위하여!”라는 진부한 구호를 외치며 또 같이 뭔가를 벌였으면 좋겠다.

내가 가진 건 많지 않다. 작은 마음, 작은 손길, 때로는 빈약한 통장 잔고. 그런데 그 작은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꽤 큰 온기가 되더라. 그걸 알게 된 뒤로, 앞으로의 날들이 괜히 든든해졌다.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응원의 말을 더한다. 당신은 남들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결국, 당신만의 속도로 세상을 조용히 밝히는 사람이 될 거다. 너무 서두르지 말길. 세상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너그럽고, 당신이 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줄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 p.46~48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파고들수록 더욱단단하다.
『논어』 仰之彌高鑽之彌堅 앙지미고 찬지미견

1990년, 보츠와나에서의 첫해, 직업학교 교사로 일하던 시기, 학생 한 명이 입원해서 여학생 몇 명을 데리고 병문안을 가던 날이었다. 모래 먼지가 풀풀 나는 길, 아이들은 앞에서 깔깔대며 달리고, 이십 대 중반의 나는 땀범벅이 된 채 터벅터벅 뒤따라갔다. 그러다 갑자기 앞서서 가던 제일 명랑한 카렌이 고개를 홱 돌리더니 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큰 눈, 큰 목소리, 큰 웃음. 평소에도 지나칠 때마다 “Teacher!” 하며 손을 흔들던 아이. 그 카렌이 내 앞에 딱 멈춰 서더니, 갑자기 쪼그려 앉으며 등을 내밀었다.
“캐서린! 업혀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선생 된 첫해에 학생한테 업히는 선생이라니? 이건 예의 문제도, 체면 문제도 아니었다. 정체성이 완전 붕괴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카렌은 그런 것 재고 따지지 않았다. “얼른!” 하더니 이미 나를 번쩍 업고 일어났다. 그 등은 놀랍도록 단단했고, 심장은 더 뜨거웠다. 몇 걸음 가지도 못해 내려놓긴 했지만, 그 순간 햇빛은 더 밝아졌고, 카렌의 웃음은 그보다 더 밝았다. 결국, 나는 그 밝은 마음에 업혀 병원까지 갔던 셈이다. 지금도 문득 떠오른다. 아프리카가 나를 키운 첫 장면. 티 없이 건넨 십 대 소녀의 친절이 내가 이 대륙을 떠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는 걸, 이제는 웃으며 인정한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선생이 된 날. 그날의 등 하나가 아직도 나를 업고 다닌다.

뜻을 참되게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이다.
『대학』 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소위성기의자 무자기야

미국에서 7년을 공부했다. 뉴욕 맨해튼 컬럼비아 대학 도서관 2층 파란 소파가 내 자리였다. 여름엔 서늘하고 겨울엔 따뜻했으며, 늘 고요했다. 창밖엔 오래된 붉은 벽돌 건물이 보였고, 그곳에 앉아 있으면 세상에서 제일 안전한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 학기, 학비가 모자라 마음이 계속 흔들렸다.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제 끝인가?’ 하는 생각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날도 소파에 기대앉아 있다가 그대로 선잠이 들었다. 꿈속에 열네 살 해영이가 나타났다. 작고 마른 그 애가 나를 보더니 살짝 웃으며 말했다.

“해영아,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대단해. 컬럼비아까지 왔잖아. 졸업 못 하면 어때? 쫓겨나면 어때? 괜찮아.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해. 너 진짜 잘했어.”
깨고 나서도 그 말이 너무 또렷하게 귀에 맴돌았다. 고개를 들어보니 창밖으로 하얀 눈이 쌓이고 있었다. 12월의 뉴욕이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학교에서 전화가 왔다. “학비는 일부만 내도 괜찮아요. 졸업은 문제없고, 나중에 나머지 내고 나서 학위 찾아가면 됩니다.” 가슴이 뻥 뚫렸다. 공부할 수 있다. 끝까지 갈 수 있다. 나는 그 파란 소파를 잊지 못한다. 누군가가 또 그 소파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가장 따뜻한 위로는 멀리 있는 누군가가 아니라 어린 내가 나에게 건네는 한마디일 때가 많다는 것을.

--- p.212~213

출판사 리뷰

학대와 장애, 지독한 가난을 뚫고 세계적인 국제사회복지사가 되기까지, 인생을 바꾼 고전의 문장들

『나를 살린 사서오경』은 사서오경과 함께 삶을 지탱했던 삶의 여정의 기록이다. 134cm의 작은 소녀가 세계적인 사회복지사로 성장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여정이 사서오경의 문장과 교차하며 펼쳐진다. 가난과 학대, 장애라는 삶의 무게를 짊어진 한 소녀가 있었다. 5남매의 맏딸로 태어난 그녀는 딸이라는 이유로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다. 그 학대로 인해 평생 뒤틀린 척추를 안고 살아야 했던 저자는 초등학교만 졸업한 채 남의집살이를 해야 했다. 이후에는 공장으로 향해야 했던 열네 살의 소녀.

한의원 부부의 집에서 남의집살이를 하면서 교과서 대신 손에 들려 있던 것은 공자와 맹자, 그리고 수천 년의 시간을 건너온 동양 고전 ‘사서오경’이었다. 그녀는 방 안에 있는 한자책들을 독학으로 배우며, 공자와 맹자의 문장을 한 줄씩 읽어 내려갔다. 이후 그때 읽었던 고전 속 한 줄의 문장은 삶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되었다. 그 문장들은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삶을 움직이게 했다. 남의집살이에서 머물지 않고, 공장으로, 공장에서 익힌 편물기술로 세계 장애인 기능경기대회 1위로, 그리고 일본과 뉴욕, 아프리카로. 그렇게 문장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를 누비는 국제개발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사가 되도록 격려했다.

부모의 학대로 인해 장애를 안고 살아야 했던 분노, 하루 14시간의 가혹한 공장 노동, 폐교 위기의 아프리카 학교를 살려내며 겪었던 고뇌들…. 저자는 이러한 인생의 고비마다 고전의 지혜를 빌려 답을 찾았다. 맹자가 말한 ‘반구저기(反求諸己,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음)’를 통해 원망을 멈췄고, 논어의 ‘인(仁)’을 통해 아프리카 사람들과 진정으로 연결되는 법을 배웠다. 절망의 순간마다 고전 속 문장은 마치 ‘비상약’처럼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고전의 문장들은 그렇게 한 인생을 살려냈다.

삶의 순간들 속에서 고전의 문장들은 어떤 역할을 했는가

『나를 살린 사서오경』은 동양 고전 사서오경 속 문장들이 한 사람의 삶에서 어떻게 ‘살아 있는 힘’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고전을 해설하거나 철학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시작된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오래된 고전의 문장들이 어떻게 현실의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생계를 위해 교과서 대신 읽었던 『논어』와 『맹자』, 『대학』과 『중용』 같은 고전은 그저 한자를 읽기 위해 시작했던 공부였지만, 문장을 읽을수록 그 안에 담긴 생각과 질문들이 삶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예를 들어, 『논어』의 한 구절은 이렇게 말한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걱정하라.”

누군가에게 인정받지 못한다는 서러움 속에서 이 문장은 저자에게 전혀 다른 질문을 던졌다.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먼저 돌아보게 만든 것이다. 또 다른 고전의 문장은 삶의 방향을 다시 세우게 했다. 물론 고전 속 문장은 거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삶의 태도를 묻는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이 책에서는 사서오경의 문장들을 삶의 순간들과 함께 풀어낸다. 공장에서 일하던 시절,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했던 순간, 낯선 세계로 떠나야 했던 시간들 속에서 고전의 문장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담담하게 들려준다.

삶이 아플 때, 문장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 있다!
당신은 지금, 어떤 문장을 살아가고 있는가?

고전은 흔히 멀고 어렵게 느껴진다. 그러나 저자는 고전을 삶의 현장에서 다시 읽는다. 실패 앞에서, 좌절 앞에서, 그리고 새로운 길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마다 고전의 문장을 하나씩 꺼내 들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가?”

『나를 살린 사서오경』은 바로 그 질문의 기록이다.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등 동양 고전의 문장들이 등장하지만, 이 문장들은 철학적 설명이 아니라 삶의 이야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고전의 문장은 삶을 대신 살아주려는 것이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바꿔주려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고전의 문장을 읽는다는 것은 지식을 쌓는 일이 아니라 삶을 다시 바라보는 일임을 강조한다.

그래서 이 책은 사서오경을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어렵지 않다. 오히려 삶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전의 문장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문장이 자신의 삶에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를 살린 사서오경』은 결국 삶이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다시 일어날 수 있게 하는 힘이 어디에서 오는가에 대한 이야기다. 누군가에게는 사람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꿈일 수 있다. 저자에게 그것은 오래된 고전의 문장이었던 것이다. 삶이 아플 때, 문장 하나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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